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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아들과 저녁에 대화를 하다 결국은 언쟁으로 치달으면서 서로 마음만 상한 채 정리를 못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아들과 함께 쓰는 일기를 통해 무엇인가 실마리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일기를 펼쳤다.

 

엄마를 향한 항변이 그대로 묻어나는 아들의 일기는 이렇다.


제목: 어른들이 어린이를 무시하는 이유

 

요즘엔 어른들은 어린이를 너무 무시하고 있다.

 

이건 너무 불공평하다. 나이 어리다고 이런 무시 당하니 사회가 이렇게 돌아가는 것이다.

도대체 어른들은 어린이 보다 못한 존재란 말이 지어낼 정도로 무시 세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12살 서울대 재학생은 왜 무시를 않고, 서울대생은 무시를 하지 않는 거냐하면 당연히 공부 잘하는 거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공부 맘만 먹으면 잘할 수 있다.

 

누가 더 오래 살았냐?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생각을 더 깊게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어린이이다.

 

내 친구 이크발의 이크발도 어린 나이에 바로 유명인이 되어 이름을 날렸다. 우리도 그럴 수 있다.

 

앞으로 어른들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말을 들었으면 한다.

 

아들의 일기 속에는 어른이라는 이유로 어린이는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강요하는 나의 모습, 그리고 사람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공부라는 잣대로만 평가하는 어른들의 부당한 기준에 대한 비판이 또렷하게 나타나 있었다.

 

요즘에는 전보다 자아가 강해진 아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엉뚱한 궤변과 함께 자신의 방식대로 해석하곤 해서 마찰을 빚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래 전부터 아들에게 무엇을 요구하기 전에 라는 이유 세 가지로 나를 설득해보라고 했고, 아들은 어떠한 상황이 벌어지면 라는 이유를 먼저 찾는 것에 익숙해져 갔다. 그러나 그 습성은 그대로 부메랑이 되어 이제는 아들이 오히려 내게 적절한 를 요구하는 상황이 되었고 그로 인해 아들과 나는 언쟁의 강도가 점점 높아졌다.

 

가끔 나를 참 많이 닮아가고 있는 아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아이가 원하는 정말 어른다운 엄마의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곤 한다. 그래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오늘의 언쟁에서 사실 나는 좀더 이성적이어야 했고, 아들의 의견에 좀더 귀를 기울여야 했고, 일반적 사고나 상식을 강요하기 전에 인내롭게 유연한 대화를 이끌어야 했다.

 

아이의 눈에 비춰진 모순된 어른의 세상을 아이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너무도 쉽게 감정 앞에 무너지는 나의 의지로 상처받았을 아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아들의 맘 상한 일기에 적절한 답이 되는 나의 일기를 쓰는 일이 오늘은 정말 쉽지 않을 것 같다.

 

아들아, 내일은 어떻게하면 우리가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을지 찾아보자. 이제는 라는 것보다 어떻게하면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는 연습을 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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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란 없다. 9번 버스도 없다. 그러나 인간이 소중한 꿈을 열망하고 진지하게 실행해 나아갈 때, 우리는 파라다이스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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