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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저녁 약속이 있어서 늦게 귀가를 하게 되어 미안한 마음으로 현관문을 여는 데 아들이 갑자기 나를 와락 끌어안는다. 갑자기 놀라 왜 그러는지 묻자 학교에서 했던 프리 허깅을 해 본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학년 초라서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의 서먹서먹한 마음을 풀어주고, 또 마음을 서로 교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서로 서로를 꼭 안아주는 프리허깅을 시키신 모양이다. 그리고는 일기와 학급 홈페이지를 통해 프리 허깅을 한 후의 느낌을 써보라고 하셨다고 한다.

 

프리 허깅을 하는데 용재가 목을 졸라 숨이 막히고 황당했다. 하지만 프리허깅을 하니까 숨소리도 가깝게 들리고 왠지 용재가 나를 좋아하는 것 같고 나도 용재가 더 좋아진다. 앞으로 잘 알지 못하는 친구들을 더 많이 안아주어야겠다. ”는 것이 아들의 프리허깅에 대한 후기이다.

 

사실 모르는 사람과 허깅을 한다는 것은 우리 정서에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요즘에는 놀랍고 가슴 떨리는 사건들이 많아 모르는 이들과 접촉을 꺼리고, 아이들에게는 눈도 마주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더더욱 힘든 일이다.

 

하지만 연초에 300여명 규모의 저녁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다. 참석자 대부분 모두 첫 대면이고, 회사에서 주요 위치에 있는 분들인지라 다소 진지한 자리였다. 그런데 초청 강연에서 웃음전도사로 유명하신 김형준님이 웃음에 대한 강의와 함께 옆에 있는 사람들과 꼭 안아보라고 했다.  처음에는 쑥스러웠지만 호탕한 웃음과 함께 편하게 서로를 안아주다 보니 어색함도 사라지고, 분위기도 한결 가볍고 편해졌다. 안았던 주변의 사람들이 예전부터 알았던 것과 같은 친밀감마저 느껴졌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은 바로 이런 의미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었을까. 누군가 나와의 접촉을 통해서 그를 느낄 수 있고, 그의 생각을 공유하게 되면서 우리는 인연의 고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런 인연의 고리는 결국 우리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로를 향한 경계를 허물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열려진 마음이 있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서로를 신뢰로 품을 수 있다. 사람 이 사람과 사람이 기대어 만들어진 글자이듯이 서로를 기댈 수 있는 기회가 자연스럽게 만들어 지는 것이다.

 

가족과 가족이 서로 보듬어 안고, 이웃과 이웃이 신뢰로 손을 잡고, 사회와 사회가 자연스럽게 기댈 수 있는 꿈, 바로 이 순간 옆 사람, 가족이든 동료이든, 기쁘게 안아보자. 우리의 꿈이 실현되는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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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파라다이스란 없다. 9번 버스도 없다. 그러나 인간이 소중한 꿈을 열망하고 진지하게 실행해 나아갈 때, 우리는 파라다이스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by 승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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