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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나와 같은 또래의 어른들에게는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위대한 위인들이나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모델을 대상으로 야무진 ‘미래의 꿈’을 가졌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비록 시간이 갈수록 변하거나 성장해서 다른 현재의 모습에 있을지라도..

 

요즘엔 아이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많이 제공된다. 그래서 인지 아이들의 생각 또한 다양한 경험을 수반하는 것 같다. 나의 아들의 꿈의 변천사를 보면 더욱 그렇다.

 

아들의 꿈은 학년이 바뀌거나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달라졌다. 1학년 때는 역할놀이를 통해 알아본 멋진 영화감독이었고, 2학년 때는 한창 게임에 빠지면서 테란의 황제 임요환 같은 유명한 프로게이머, 3학년 때는 TV의 개그 프로에 몰두하면서 개그맨이 꿈이었고, 4학년 때는 배용준이 같은 성씨라는 이유로 그의 친척이라 사칭하면서 탤런트의 꿈을 키웠다.


4학년 때까지 가졌던 꿈들의 공통점은 우선 돈을 많이 번다는 것, 유명하다는 것이었다. 특별히 돈에 대해 강조한 것도, 경제 교육을 투철하게 시킨 바도 아니었는데 ‘돈이라는 주제에 아들을 포함한 그 또래 아이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아 사실은 많이 걱정도 되었다.

 

최근에 아들의 관심사가 궁금해서 앞으로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물었다.

“내 꿈은 구두 수선공이 되는 거야”

의외의 답에 나는 놀랄 수 밖에 없었고 그 이유를 물었다.

 

“선생님께서 자신의 일에 보람을 느끼는 어느 구두 수선공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셨는데 그 사람은 자신은 비록 남의 구두를 수선하고 닦아주는 사람이지만 자신이 고치고 닦은 구두를 신은 사람들이 기쁘게 반짝 반짝 빛을 내며 길거리를 다니는 것에 보람을 느꼈대. 나도 구두 수선공이 되면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거 같아

 

처음엔 어? 이 녀석이 장난치나? 아니라면 이게 무슨 날벼락, 뼈빠지게 돈 벌어 애써서 가르쳤더니 구두 수선공이라니... 내심 당혹감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이의 천진한 답변은 나를 오히려 부끄럽게 한다.

 

“성철이가 좋은 꿈을 가졌구나. 성철이 말대로 성철이가 키가 크고 나이가 들더라도 그 구두 수선공의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한다면 어떤 사람이 되더라도 멋지고 훌륭한 성철이의 꿈을 이룰거야

 

남들에게 보여지는 혹은 남들이 인정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옳다고 느끼는 신념이 벌써 아이의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대견하지만 한 편으로는 나를 정직하게 돌아보는 거울을 만난 것 같아 두렵다. 이제 나는 아이에게 일반적이거나 이론적인 지식이나 상식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바탕으로 한 솔직하게 나와 남을 아우를 수 있는 엄마의 모습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아들아, 이제 너는 나를 바로잡는 거울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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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호호아줌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엉뚱한 아들! 그래도 대견하겠네요! 노력하는 엄마가 되도록 우리 노력합시다

    2008.01.2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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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파라다이스란 없다. 9번 버스도 없다. 그러나 인간이 소중한 꿈을 열망하고 진지하게 실행해 나아갈 때, 우리는 파라다이스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by 승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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