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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겨울방학'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1.12 계획표는 80% 달성하면 성공 (4)
  2. 2008.12.08 후회 없는 미래를 만든다는 것 (2)

제야의 종소리가 들릴 때 TV 앞에서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저마다 새해 소망을 빌었습니다. 이제 중학생이 되는 아들도 아마도 무엇인가를 다짐하는 듯한 결연함이 보였습니다.

 

불과 여름방학이 되었을 때만해도 방학의 기쁨과 해방감으로 들떴었는데 중학생이라는 중압감이 느껴지는 지 이번 방학 때는 아들에게서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친했던 친구들이 저마다 선행공부를 한다, 유명 학원으로 시험을 보러 간다는 말도 들으니 자신도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었나 봅니다.

 

방학하기 전부터 자신이 가고 싶은 대학의 엠블럼도 책상 앞에 붙여 놓고, 방학하기 전에는학교와 학원 선생님께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여쭈어보기도 하고 함께 계획표를 만들자고 성화를 부렸습니다.

 

일단 아들과 함께 엑셀로 방학 계획표를 작성했습니다. 만들어 놓고 보니 하루에 수면 8시간, 휴식 및 식사로 4시간, 공부하는 데 10시간, 독서하는 데 2시간이라는 일정 속에 영어, 수학, 한자는 매일, 국어 사회 과학은 격일로 자습서와 문제집 2-3권을 완성하고 50권의 독서록까지 목표로하는 그야말로 숨막히는 일정표가 되었습니다.



이제 중학생인데 이런 압박감에 시달려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저도 어쩔 수 없는 교육공화국 대한민국의 엄마였습니다. 안스러운 마음보다는 어딘가 있을 허수의 시간에 촉각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이 빡빡한 시간표 앞에서는 아무 할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불안한 마음에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이거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럼요. 저는 충분히 할 수 있어요. 휴식도 충분히 넣었어요.

그런데 혹시라도 하루가 펑크난다거나, 혹은 미뤄지게 되면 양이 만만치 않아 그걸 다 하기가 쉽지 않을 거 같은데 그렇게 되면 계획은 무산이 되고 말텐데…”

그래도 저는 할 수 있어요.

 

그렇게 시작된 아들의 계획표는 며칠은 제법 잘 지켜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족 행사나 친구들이 갑작스레 찾아온다거나 하는 변수들로 매일 해야 할 목표는 서서히 무너졌습니다.

 

매일 8 기상도 전날에 늦게까지 책을 본다거나 TV를 시청하면서 9, 심지어는 10 일어나서 밥을 먹으면, 어영부영 오후가 되고 하루의 일정표 중에는 학원에 가서 공부하는 시간만 지켜가고 있는 셈이었습니다. 2주일을 그대로 보고 있다가 물었습니다.

 

네 계획표 잘 되고 있니?

“……….

계획표를 수정해야 할 것 같지 않을까?

왜요? 이 계획표가 별로 안좋은가요?

아니. 계획표가 문제 있는 것이 아니라 네가 실천할 수 있는 계획표인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아.

지난 번에 네가 꼭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획표였는데 지금은 지켜지지 않는 것 같아. 이 계획표는 네가 스스로 만든 것이고 네 자신이 노력하겠다고 만든 것인데 지키지 못하면 방치되고, 네가 하려고 했던 것들을 아예 할 수 없을 거 같은데…”

저도 사실 고민돼요. 꼭 실천하고 싶었고 실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자꾸 무너지게 되니까 계획표대로 하는 게 더 싫어지는 것 같아요.

네가 세운 계획표는 잘 못된 것은 아니야. 다만 너무 무리하게 하면 너를 위한 계획표가 오히려 너에게 부담을 줄 수 있을거야. 물론 너도 잘하고 싶었고, 열심히 하고 싶어서 잡은 것일텐데 처음부터 준비하는 시간을 생각지 못한 것 같아. 중학생이 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긴장이 되어서 그런 것 같구나.

네 다른 친구들이 학원도 많이 다닌다고 하니까 걱정되었어요.사실.. 그리고 또 쉽게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냥 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는데 게을러지기도 하고.. 저도 사실 잘못했죠.

사실 계획표는 80%만 달성하면 성공하는 것이란다. 세상의 모든 일도 모두 100% 완벽하게 되는 것이 없거든. 미처 못 달성하지 못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어야 또다시 목표를 잡을 수 있는 것이지. 그렇다고 미리부터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면 안되겠지. 목표는 최선을 다해 이루도록 노력해야겠지. 그럼 네가 부담스럽지 않고 실천이 가능한 계획표를 다시 세워서 이번엔 후회없도록 하면 어떨까?

. 적어도 80%는 실천할 수 있는 계획표를 다시 짜볼께요.

 

아들은 다시 계획표를 짜느라고 끙끙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들에게 실천 가능한 목표를 잡으라고 조언을 하고 있는 저 자신도 사실은 지금까지 80%의 목표를 달성해왔나 생각해보면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매 순간 신기루 같은 목표 속에 살면서 나는 왜 안되지 하면서 나 자신을 탓하기 보다는 주변이나 상황 탓을 하고 핑계를 찾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해 아들의 새로운 계획표와 함께 제 자신도 실천가능한 80%의 목표로 새해 계획표를 다시 짜보아야겠습니다.


  1.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을 보고 막 웃었어요.
    저도 방학 시작할 때, 생활 계획표를 빡빡하게 짰다가, 거의 실패하고 지키는게 몇가지 안남았거든요. 생활 계획표를 버리느냐, 다시 짜느냐 갈등하고 있었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래도 형아는 그 빡빡한 계획표를 며칠간은 지켰군요.
    솔직히 저는 하루만에 무너졌답니다.^^

    2009.01.13 09:02 신고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계획을 세우다 보면 욕심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봐요.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지를 얼마큼 실천해 가느냐겠지요.

      힘들어도 무엇인가를 해냈을 때의 기쁨이 참 큰 것인데 우리는 그것을 곧잘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형아의 새로운 계획표는 멋지게 성공했으면 좋겠네요.^^

      2009.01.13 13:56
  2.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BlogIcon 호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한번 맘을 가다듬고~ 작심삼일 안되게.. 철이도.. 승객님도.. 잘 실천하시길 바라고용~
    연말쯤 가서 튼실한 결실 맺으시길 바랄께요^^

    "2009년 새해가 밝았쎄요~"라고 인사한지 하루지난것 같은뒈
    어느새 1월말.. 그리고 설날~ (엄훠! 곰방 호호할매 되겠어여~ 흐엉!)

    '쫌' 흔한 인삿말이지만 그래도 제일 필요한 인삿말^^
    "새해에도 건강하시궁~ 복 많이많이 받으세욥!"
    2009년도에도 더 친하게 지내요(^ㅇ^)/

    .*" "*.*" "*.
    * ● ● *
    '*./■ ▲\*'
    " *.* " 까치까치 설날~ 잘보내시구요^^;

    2009.01.22 15:57 신고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마나~~ 호박님!! 와락~!!!!!!
      감사합니다!!! 인기 블로그 호박님의 손길을 받잡다니... ^^

      올해도 무척 많이 바쁘실 호박님이시겠지요?
      그래도 늘 건강하시고요~
      언제나 블로그에서 기쁨과 웃음을 선사해줄거라 믿습니당~!

      2009.01.22 21:06

아들아,

 

시험결과가 예상에서 벗어나 누구보다 네가 많이 실망했을 거야. 사실 엄마도 네가 열심히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했거든. 그리고 초등학교 시절의 마지막 시험이기도 해서 네가 멋지게 마지막을 장식할 것같았어.

 

그렇게 기대가 커서인지 엄마도 예상에 빗나가 사실 조금은 실망이 되었단다. 하지만 실망한다고 해서 과거의 시간이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는 것은 아니란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과거의 시간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시간에는 또다시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다시 노력하는 것이란다.

 

이번에 너도 많이 느꼈을 거야. 실수했던 부분이나 혹은 잘 알지 못했던 것들, 문제점들을 분명히 알았을 거야. 이번 시험이 어쩌면 네가 실력을 갖추기 위해 꼭 넘어야 할 어려움을 알려준 것이고, 그것을 넘을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었다고 생각해. 그래서 실망만 하지 말고 그것을 개선시켜 가는 것이 중요한 거야.

 

이번 시험에서의 경험을 네가 좀더 발전하는 기회로 삼길 바래엄마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네 자신에게 더 미안했을거야. 네가 공부하는 것은 누구보다 네가 잘 알듯이, 부모님이나 이모, 할머니의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네가 미래에 당당하고 자신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잖아. 어느 누구도 너를 대신할 수 없는 것이란다. 그러기 때문에 네가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될 수 없단다. 엄마도 네가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지만 그것은 너의 노력 없이는 소용이 없는 것이란다.

 

아들아, 이제부터가 너의 미래, 너의 희망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시기란다. 이제는 네 말대로 어린이가 아니라 청소년이란다. 어린이에서 청소년이 된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책임감이 커지는 것이란다. 또 그만큼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란다. 청소년 시기에 자신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못하면 앞으로도 자존심을 가진 당당한 삶을 살기 힘들단다. 일찍부터 자신의 목표를 정해놓고 그 목표를 향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야 말로 목표를 이루고 진실로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란다.

 

엄마도 너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주려고 책을 읽고 있단다. 그냥 엄마의 생각이 아니라 훌륭한 아이들을 키워낸 엄마들의 교육방법과 그리고 노력을 많이 하고 연구하신 박사님들이나 너의 선배들의 조언이 담긴 책을 통해 그 동안 엄마가 알아왔던 지식들을 정리해가고 있단다. 책을 통해서 엄마는 많은 것을 깨달았어. 그 동안은 엄마의 경험대로 너를 교육했다면 이제는 너의 수준과 생각에 맞게 그리고 네가 좀더 더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너에게 안내해야 할 것 같구나. 이제부터는 네가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면서 너의 목표를 향하여 달려가야 하는 것이란다. 
 

아들아,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지고, 책임져야 할 일이 더 많단다.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들보다 덜 행복하단다. 왜냐하면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더 많은 걱정 속에 사니까. 하지만 미리부터 준비하고 노력하는 어른들은 생활 속에서 자신의 행복을 쉽게 찾는단다.

 

아들아, 엄마는 네가 자신에게 당당하고, 다른 이들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단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은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거든. 엄마를 위해서가 아니라 네 자신을 위해서, 다른 사람과 우리 사회에 너의 노력과 배려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들아, 가장 중요한 시기인 이번 겨울방학을 잘 계획하고 또 실천하도록 노력해서 2009년 중학생이 되었을 때는 너의 마음과 몸이 멋지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해보자꾸나. 엄마도 너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도록 노력할게.

 

너도 중학생이 되기 때문에 긴장이 될 거야. 하지만 인간의 능력은 무한하기 때문에 인간이 마음을 먹고 꼭 이루겠다는 의지로 노력하면 못할 것이 없단다. 너는 반드시 너의 꿈과 목표를 향하여 조금씩 앞으로 나가는 사람. 그래서 네가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

 

아들아, 이제 지난 것들은 잊고 네가 꿈꾸는 미래를 위해서 힘이 들더라도 노력하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지? 자신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는 네가 될 거라고 엄마는 100% 믿는다.

 

 

                언제나 너를 신뢰하는 엄마가


  1.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승객1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건데 정말 훌륭하신 것 같아요.
    그리고 형아도 정말 행복한 사람 같아요.
    승객1님 같은 엄마가 곁에 계시니, 폭풍우가 몰아쳐도 굴하지 않고, 용감하게 당당하게 나갈 수 있을거예요!
    저도 형아의 미래를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만세!

    2008.12.08 22:50 신고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마워요. 사실은 형아가 참 좋은 아들이에요. 가끔 엉뚱하고, 요새는 사춘기라 감정조절이 잘 안되지만 참 착한 형아랍니다. 저도 멋진 형아가 되도록 열심 응원해주렵니다.^^

      2008.12.0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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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란 없다. 9번 버스도 없다. 그러나 인간이 소중한 꿈을 열망하고 진지하게 실행해 나아갈 때, 우리는 파라다이스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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