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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군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10.06 나라의 아들이 될거야
  2. 2008.02.05 3년만 고생해

아들이 중학생이 된 이후 평화로운 나날들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모처럼 만에 아들과 평화롭게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엄마 그 이야기 알죠? 아들 시리즈?"
"아들 시리즈?"
"있지, 아줌마들이 그러는데 똑똑한 아들은 나라의 아들, 능력있는 아들은 장모님의 아들, 못난 아들은 내 아들이라고 하더라구요"
"음.. 맞는 말이다.. 100% 공감이다."

혀를 끌끌 차는 저에게 아들이 결의에 찬 얼굴로 말을 건넵니다.

" 엄마, 난 나라의 아들이 될거야!"
"오, 그래 듣던중 반가운 일!!!, 제발 그래줘~~~"
"응, 20살 되면 군대갈 거거든!"
... " 헐~........."

예전에 어떤 강의에서 강사님이 그러시더군요. 아들은 많이 기다려야 한다고...3년도 아니고, 10년도 아니고... 30년 기다려야 한다고....

에휴..앞으로도 14년을 더 기다려야 하네요...

3학년 때까지는 엄마를 훌륭한 사람이라고 믿고 대체로 나의 의견을 존중했던 아들이 4학년이 되면서 뭔가 달라졌다. 의견을 내놓는 수준을 벗어나 감정을 표출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라는 단서를 달곤 했다.

 

그전까지 온순하고, 성실했던 아들에게서 을 느끼면서 아들과 난 조금씩 대화의 톤이 높아지곤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잦아지면서 감정을 함께 표출하기 보다는 뭔가 새로운 변화에 대해 아들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4학년 중반의 어느 날 대화를 시작했다.

 

그런데.. .. 요새 그렇게 엄마가 못 마땅하니? “

아니.. 그런 건 아닌 데…”

전에는 성철이가 참 착했는데 요새는 말도 안 듣고 소리도 치고 그러지?”

그건 말이지내가 사춘기라서 그래..”

 

사춘기라, 마냥 어린 아이인줄 알았던 아이의 입에서 사춘기라는 말을 듣는 순간 한동안 말을 잃었다. 사실 요새는 아이들의 발육상태가 좋아지고, 또한 전보다 얻어지는 정보의 양이 쏟아지면서 아이들의 사고 또한 내가 보내온 사춘기와는 다른 모습을 나타낸다. 그래도 난 아들의 사춘기는 중학생이 되어서야 이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는 어느새 그 시기에 이른 것이다. 4학년 초에 학부모 간담회에서도 선생님께서도 4학년 때부터 사춘기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있고, 예민해지는 시기이니 부모들의 보살핌을 강조했던 기억이 새롭게 느껴졌다.

 

하지만 사실 사춘기가 무슨 벼슬도 아니고, 마냥 엇나가는 것을 받아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이야기 했다.

 

사춘기가 무슨 벼슬이라 생각해선 안돼. 그건 누구나 겪기 때문에 너만 특별한 것은 아니야

그래 엄마. 나도 알아

그런데 엄마는 걱정이구나, 성철이가 자주 공손하지 못한 태도로 어른들을 대하고, 엄마에게도 억지를 많이 부리는 것 같아, 언제까지 엄마가 참아야 할까?”

 

난 내심 아들이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고 고치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할거라 기대했다. 그러나..

 

한데 엄마.. 3년만 고생해, 사춘기는 3년 정도 걸린 데….”

 

하긴 사춘기의 시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니만큼 이성적인 판단이 어렵고, 자신의 의지조차 변하기 쉬운 시기이다. 그래서 아이는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을 솔직하게 답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사춘기는 아이가 바람직하게 성숙할 수 있는 통로의 시기이며, 아들과 나의 관계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시기이기도 하다.

 

아들의 "3년만 고생하라"는 말이 그저 흘리는 말이 아니라 나의 새로운 3년을 준비하라는 은근한 압박으로 느껴지는 요즘이다. 아이가 더 자라 군대를 갈 시기가 되면 또 다른 나를 준비해야 한다면 어쩌면 지금은 성실하게 연습해 볼 수 있는 시기일지도 모르겠다.

 

좀더 가까이 아들의 눈높이로 다가가야 할 시기인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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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파라다이스란 없다. 9번 버스도 없다. 그러나 인간이 소중한 꿈을 열망하고 진지하게 실행해 나아갈 때, 우리는 파라다이스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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