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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그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2.02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2)
  2. 2008.02.19 대단한(?) 그녀..

사람의 인연이란 때로는 예상하지 못했던 선물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 그녀.

 

오늘은 그녀를 만났습니다. 그녀와의 만남은 항상 설렘입니다. 약속 장소에 가기 위해 횡단보도에 서있는 저를 보면서 그녀는 저만치에서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를 만나러 오듯 그녀 특유의 함박 웃음과 함께 쏜살같이 달려왔습니다.


엄마 만나러 온 유치원생같네!

그럼요. 언니를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너무 해요. 이렇게 오랜만에 얼굴 보여주다니!!

 

그녀를 만나게 된 것은 3년 전 어느 토론 모임에서였습니다. IT 관련된 모임이라 대부분 남성들 중심으로 모이는 것을 고려한 여성 쿼터제가 실시되었기에 간간이 보이는 여성들 중에서 그녀는 반짝이는 눈과 적극적임, 해박한 지식을 겸비한 멋진 여성으로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명함을 교환하면서 제게 선뜻 언니라고 호칭해서 의아했습니다. 이사님, 주간님 등의 직책에 대한 호칭으로 익숙한 제게는 어색하게 들렸습니다. 그러나 20분간 주어졌던 그녀의 또랑또랑한 발표와 다른 사람의 발표 주제에 대해 예리하게 질문하는 그녀에게 저는 매료되었습니다. 모임이 끝나고 2주일이 지나 그녀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전화를 했습니다. 같은 분야에서 일을 했기에 자연스러운 만남이 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그녀는 연배가 높고 그녀가 잘 알고 있는 회사에서 일하는 제가 보자고 해서 의문과 함께 긴장도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만남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았던 것처럼 너무도 익숙했고, 서로에게 끌렸습니다.

 

그녀는 저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이 노력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자신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사람, 더불어 사는 것의 중요함을 실천해 가는 사람,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 그리고 여행을 사랑하고 산을 경외할 줄 아는 사람, 유쾌하고 상쾌한 사람이 바로 그녀였습니다.

 

그런 그녀가 저를 온전히 믿어주는 것은 제게는 행운이자 자랑거리입니다. 우리는 많은 시간을 부대끼지는 않았지만 그녀도 저도 무엇인가 교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간혹 그녀가 보고 싶으면 전화를 겁니다. 그러면 그녀는 제 전화를 기다리고만 있던 사람처럼 그리움이 넘쳐나는 반가움을 전해줍니다. 그리고 밉지 않은 응석도 부립니다.

 

최근 몇 가지 일로 조금 어려운 시기를 지내고 있는 제게 그녀의 에너지가 필요했습니다. 문득 집으로 가는 전철역에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녀도 간절한 무엇을 가지고 있었던지 우리는 만나기로 했습니다.

 

오늘 그녀로 인해 행복한 몇 시간을 보냈고 그녀도 기쁜 시간을 가졌음을 압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서로를 향하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들 자신에게 향하는 것이었고, 그 속에서 각자의 무거움들을 털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정면에서 마주하는 부담스러움이 아닌 호들갑스럽지 않는 편안함으로 저를 바라봅니다. 그녀는 제게 마음 속 내밀한 곳에 꼭꼭 숨겨놓고 문득문득 꺼내고 싶은 재미난 추억과 같은 선물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후배에게서 편안함과 배움을 선물 받는 행복이 제게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그녀도 저로 인해 행복한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1. Favicon of http://me2day.net/calcutta BlogIcon Meryl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쥐구멍을 찾고 싶습니다..
    부족한 제게 언니는 늘 선물과 같은 분입니다.
    정말! 왜 인제 만났는지... 억울할 정도로 한눈에 반했거든요~
    언제나 가슴속의 정직함과 넉넉함으로 푸근하게 반겨주셔서 제게 이런 기막힌 행운이 올줄 몰랐습니다. 다음에도 담뿍~ 반가이 맞이해드리겠사오니~! 힘내세요.....

    2008.12.02 13:44

요즘엔 비교적 조용하게 발렌타인 데이가 지나가는 것 같다. 사실 나는 발렌타인 데이가 원래의 의미보다 상업적인 목적으로 더 많이 활용되는 것에 달가워하지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회사에서 유일한 여성 멤버이다보니 이번 발렌타인 데이에는 비록 40줄에 선 아줌마일지언정 작은 초콜릿이라도 마련하는 센스가 필요할 것 같아 나름대로(?) 꾸민 박스에 몇 가지 초콜릿으로 채운 발렌타인 선물을 준비했다. 아침에 생각지 못했다며 기쁘게 초콜릿을 받아주는 회사의 남성팬(?)들이 그저 고맙기만 했다. 물론 저녁 때엔 여자 친구들에게 더욱더 근사한 초콜릿을 받을 터였지만 말이다.

 

그런데 회사의 막내 직원이 점심시간에 잠시 외출해서 가져온 초콜릿 선물은 내 선물을 무색하게 했다. 막내 직원은 자그마한 상자에 정성스럽게 포장을 한 예쁜 박스들을 선배와 동료들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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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아니 내 여자친구는 대체 뭐하는 거지?”

저녁에 만나면 이거 보고 느끼는 거 없는지 말해야겠네

 

초콜릿 상자를 하나씩 받아 든 직원들은 부러움과 질투가 섞인 탄성을 터뜨렸고 회사는 감동의 도가니였다.

 

아주 정성스럽게 포장이 되어 있는 자그마한 상자를 열어보니 직접 만든 자그마한 초콜릿이 가지런히 놓여져 있고, 또한 작은 두루마리가 링으로 묶여 있었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그 작은 두루마리를 열어보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날씨도 추운 데 감기 조심하시구,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작지만 맛있게 드세요~~

p.s. 제 친구 잘부탁드립니다.  >_< “

 

라고 앙증맞은 글이 적혀 있었다. 모든 초콜릿을 직접 만들고 포장도 직접 했단다. 맛도 참으로 달콤한 것이 그녀의 남자 친구에 대한 사랑이 작은 초콜릿 하나하나 깊이깊이 녹아 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참으로 대단한 여자친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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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은 자기의 남자 친구에게만 주어도 될 것을 굳이 회사 선배와 동료까지 챙기는 것에 대해 오지랖 넓은 오버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남자 친구가 이왕이면 선배와 동료에게 사랑 받기를 바라며, 짧은 시간이지만 동료와 함께 이벤트를 나누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시간을 들여 정성을 다해 직접 초콜릿을 만들었을 그녀의 마음과 배려가 나를 감동시켰다. 아니 어쩌면 내가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젊은이들의 애정표현이 무작정 예쁘기만 한 것일까?

 

물론 그 예쁜 초콜릿 선물 때문에 막내 직원에게 회사에서 전과 다른 무게 있는 시선이 생긴 것은 아니다. 하지만 6개월 사귀면 아주 오래된 연인이라는 말을 듣는 요즘에 그녀의 풋풋한 사랑이 40대인 내 마음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사랑이 오래도록 지속되기를 기도한다. 내 아들도 커서 대단한(?) 그녀와 같은 여자 친구를 사귀었으면 좋겠다.

 

어이! Mr. Kim!! 그 아가씨 놓치면 큰일날 껴! 있을 때 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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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파라다이스란 없다. 9번 버스도 없다. 그러나 인간이 소중한 꿈을 열망하고 진지하게 실행해 나아갈 때, 우리는 파라다이스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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