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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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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20 할머니는 더럽잖아요! (1)

어느 날 책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장소를 지도로 그려보는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업을 받는 아이는 평소에 그림을 아주 잘 그리는 아이였습니다. 그날은 책 속 이야기보다는 앞으로 자신이 살 집과 동네를 지도로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는 망설임 없이 미래의 자신의 집과 동네를 그렸습니다. 그림이 다 완성되고 지도를 설명해 보라고 했습니다.

 

이 동네에서 우리 집이 제일 커요, 엄마, 아빠, 동생도 집을 하나씩 가지고 있어요. 그 중에서 제 집이 제일 커요

와 정말 멋진 집이구나. 그런데 어느 문으로 들어가야 하지?

우리 집에 오려면 비밀 번호를 알아야 하구요, 그리고 그 비밀번호는 다음날 바꿀 거에요

?

그래야 다음에 몰래 들어 오지 못하죠

그래.. 그럼 나중에 선생님, 너희 집에 초대해서 한번 구경시켜 줄거지?

 

내심 당연하죠라는 말을 기다렸던 제게 단호한 거절의 말이 떨어졌습니다.

 

아뇨! 싫어요

? ? 너 선생님 좋아하잖아?

왜냐면 그 때는 선생님은 할머니가 되잖아요!

왜 할머니는 너의 집에 못 가는 건데?

할머니는 더럽잖아요!

 

머리 뒤 끝을 둔탁한 그 무엇으로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만약 저의 아들이었다면 수십 대 머리를 쥐어박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를 탓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길동아, 너도 할머니와 함께 살지?

너의 할머니도 더럽다고 생각하니?

아니요! 우리 할머니는 깨끗해요!

그래 길동이 할머니께서 깨끗하신 것처럼 다른 할머니들도 깨끗하시고 또 정말 훌륭한 분들이 많으시단다. 그러니까 길동이가 할머니를 사랑하는 것처럼 다른 할머니들도 공경하고, 존경할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그리고 할머님들은 우리보다 세상을 훨씬 많이 사셨기 때문에 우리가 배울 것들이 많단다. 길동이 아버지는 길동이 할머니께 좋은 것들을 배우셨고, 그리고 길동이의 아버지는 할머니를 사랑하듯이, 또 다른 할머니들도 공경하신단다.

 

아직은 세상의 도리를 다 알지 못하는 어린 아이와의 작은 에피소드로 넘어가기에는 마음이 많이 답답해집니다. 그 아이의 잘못 보다는 왠지 어른들이 무엇인가 정말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에게 우리는 정말 존경 받을 수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요? 그러려면 우리는 어떤 어른이어야 할까요. 혹 우리는 라는 틀 속에만 여전히 문을 굳건히 닫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1. Favicon of http://dangjin2618m BlogIcon 모르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 갑니다.행복한 시간이 되세요

    2011.07.0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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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파라다이스란 없다. 9번 버스도 없다. 그러나 인간이 소중한 꿈을 열망하고 진지하게 실행해 나아갈 때, 우리는 파라다이스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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