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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반성'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2.17 중학생은 꼭 머리가 짧아야 하나요? (17)
  2. 2008.10.05 우리 엄마가 자랑스러워요 (6)

아들의 머리카락은 그야말로 뻣뻣하기 그지없는 직모입니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머리 카락들이 세상의 자유를 외치듯 사방으로 뻗쳐 있습니다. 성난 머리카락들은 머리를 감거나 혹은 물을 묻혀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가지런해집니다.

 

일을 하는 워킹맘이었던 저는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스스로 학교 갈 준비를 하도록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토요일 마다 보는 아들의 아침 등교 모습은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늦게 일어나는 습관 때문에 부랴부랴 일어나 밥을 먹고 세수를 하는 둥 마는 둥 대충 챙겨서 나가는 아들의 머리 모양은 정말 자유인 그 자체였습니다.

 

어떻게 할 까 고민하다 동네의 미용실의 조언을 얻어 2학년부터 아들은 곱슬거리는 웨이브 퍼머를 했습니다. 그 뒤로는 아침에 머리에 물만 묻히면 바로 곱슬 머리로 정리되어서 머리 모양 문제는 해결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퍼머는 조금 길어지면 지저분해져서 미용실에서 일정 기간 다듬어 줘야 합니다. 그런데 학년이 높아갈수록 아들은 머리 자르는 것을 싫어하고 길러보겠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미용실에 가야 할 시기가 될 때마다 아들과의 실랑이가 벌어졌고 매번 갖은 협박과 회유가 필요했습니다.

 

5학년이 끝나갈 무렵 아들은 제안을 해왔습니다. 중학생이 되면 어차피 머리를 짧게 해야 하니 초등학생 때에 마음껏 머리를 기르고 싶다고 했습니다. 대신 머리도 자주 감고, 지저분하게 다니지 않을 테니 머리를 기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습니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아들의 의지가 굳은 제안에 일단 동의를 했습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아들은 약속을 지켰습니다. 매일 머리 감으려고 했고, 긴 머리는 반으로 묶거나 머리띠를 하고 다녔고, 나름대로 관리를 잘하고 다녔습니다. 그렇게 아들은 학교에서도 긴머리 소년이라는 유명인사(?)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곧 겨울방학이 되고 아들은 내년엔 중학생이 됩니다. 온 가족들이 놀림반 안타까움반으로 아들의 머리에 대해서 이야기 하곤 했습니다. 아들도 1년 이상 길러온 머리가 안타깝고, 아쉬운 눈치였습니다. 아들이 다시 심각하게 묻습니다.

 

왜 중학생들은 머리가 짧아야 하나요?”

그건 대부분의 중학교에서 만든 규칙이야. 아마도 머리가 길었을 때 생기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그걸 막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그런데 그런 규칙이 때로는 인간의 권리를 침해할 수도 있잖아요.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질 권리가 있고, 머리가 길다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주는 것은 아니잖아요. 머리가 긴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사람의 기본 인격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요?”

문제는 성인이 아니라 중학생들이기 때문이지. 아직 중학생들은 사회 생활도 해보지 않았기에 호기심이 생길 수 있어. 그런데 그 호기심이 좋은 방향이 아니라 나쁜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있으니까 그것을 막자는 것이지. 예를 들어 중학생이라도 키나 덩치가 크면 사실 중학생인지 성인인지 알아보기 쉽지 않거든 만약 머리가 중학생에 맞는 길이라면 적어도 학생인지 아닌지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어야 해. 혹시라도 학생으로서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는 개선을 하도록 해야 하잖아.”


사회에서 배웠는데 헌법에도 인간의 기본권이 명시되어 있고, 또 여러 가지 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학생의 두발에 대한 자유도 이런 권리와는 모순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리고 중학생이든 고등학생이든 아직 성인이 아니라고 해서 너무 나쁜 쪽으로만 보는 시선도 잘못된 것 아닌가요

세상의 일들은 시험 문제에 나오듯이 모두가 정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야. 왜냐면 세상에는 너무도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지. 모두가 자신이 좋아하는 방향으로만 간다고 하면 이 세상에는 질서가 없을 거야. 그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그 어떤 기준이 필요한 것이고, 그 기준은 사실 많은 사람들이 양보를 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 그래야 자기만 옳다는 주장도 줄어들테고, 힘이 없거나 약한 사람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가는 것이야. 그리고 규칙이나 법을 만드는 것은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란다. 많은 시간 시행착오를 거쳐 사람들의 의견들을 모아서 만들어지는 것이란다. 중학생들이 머리를 짧게 해야 하는 규칙도 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 진 것이라고 생각해. “


저 같은 경우 머리를 기를 때 엄마에게 약속했던 것처럼 잘 지켰고, 좋은 습관을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원했던 긴머리도 갖게 되었고, 다른 친구들에게 해도 안주고, 또 공부도 열심히하고 학교생활도 잘 했는데그래도 왠지 억울해요.”

소크라테스의 죽음에 대해서 너도 알지? 소크라테스는 죄가 없음에도 묵묵히 사형선고를 받잖아. 그러면서 그랬지. 악법도 법이다. 이것은 아까 말한 여러 과정들을 통해 법이 탄생했기 때문이야. 그리고 규칙이나 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이유들이 필요하단다. 정당한 이유는 상대의 입장이 되어보지 못하면 절대로 알 수 없단다. 그걸 네가 체험해보면 어떨까?”

 

아직 이해의 문을 활짝 열어두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해서 아들과의 설전이 끝났습니다. 긴 머리를 정성껏 길러온 아들이 사실 대견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아들의 모습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아들의 항변이 그렇게 틀리지 않아 보입니다. 대부분 어른들은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먼저 의심하곤 합니다. 정말일까 아닐까? 물론 무조건 믿을 수만은 없지만 그들도 자신의 세계를 정당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혹 잊는 것은 아닌지 반성합니다. 어쩌면 어른들이 세워놓은 고정의 틀을 다시 생각 해 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중학생의 두발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이 사회와 철학 문제까지 신랄하게 거론하게 하였지만 오늘은 아들에게서 무게감을 느낍니다. 아들에게 다가갈 모순된 세계들이 걱정도 되지만 아들은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치겠지만 잘 헤쳐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1.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형아의 긴머리가 신선하고 멋지네요!
    머리를 짤라서 너무 아쉽겠지만, 짧은 머리도 잘 어울리니까 속상해하지 않아도 될것 같아요.
    저도 머리 길러야지 하는 의욕이 아침부터 막 솟아나요.^^

    2008.12.18 07:54 신고
  2. Favicon of http://kyrhee.tistory.com BlogIcon Ikarus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중학교 입학했을때는 마침 두발 자율화가 시작됐을때라 머리를 길러도 되나보다라고 생각을 했었죠. 하지만 실제는 빡빡 스포츠를 1-2cm 더 길러도 된다는 자유화였고 아침마다 교문앞에서 학생과장 선생님의 무자비한 바리깡테러는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계속 되더군요. 아마 그때 선생님들은 저희도 자신의 약속을 지키내면서 머리를 기르는 아드님같은 학생이 될 수 있다고 믿지 않으셨나 봅니다.

    2008.12.19 02:21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들을 믿어 주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교육인데 어른들은 그걸 너무 자주 잊는것 같습니다.

      날로 성장하는 아들과의 대화 속에서 저 자신의 모순을 발견합니다. 성장해 가는 아이들에게 가르쳐야할 '진리'라는 게 과연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는 것인지..

      2008.12.19 14:14 신고
  3.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BlogIcon 호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흥~ 정말 긴머리가 늠흐 잘어울리는 울 철이^^
    중학교가면 잘라야한다니.. 아까워서 우째(ㅠㅠ)

    근뒈~ 철아~ 울 철이는 짧은 고슴도치 머리로 엄청 잘어울릴끄야!
    눈코입이 잘생겼고 무엇보다 맘이 곧고바르니^^ (여기서 곧고바른 맘은 뭔상관 ㅡㅡ^)
    암튼! 잘어울릴끄얏! 흐흐흐^^

    믓찐 중학생이 되어 옴마에게 더 든든한 아들이 되어주길^^ 홧튕!

    2008.12.22 15:30 신고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고.. 호박님 말씀에 아들래미 기고만장 하늘을 뚫었슴돠~. 눈 높은 호박이모가 자기를 인정하고 있으니 엄마도 이젠 인정하라고 압박합니다. 에휴.. 아들래미와의 매일은 제게 설전, 육탄전.. 전쟁입니다..헐...

      2008.12.22 16:50 신고
  4. Favicon of https://sosoilgi.tistory.com BlogIcon 시크릿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설명을 참 잘해주신것같아요. 아들분도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을까..하네요..^^
    학교내의 법과 규칙으로 정해진거라 아직은 어쩔수없는게 아닌가..받아들여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저희 중학교는 그래도 제가 중3이었을때부터 여자들은 머리를 기를수있게 해줬어요.
    남녀공학이라 조금 자유분방함이 있었던게 아닐까 하네요 .고등학교때도 머리를 기를수있게 해놓은 방침때문에 계속 긴머리를 유지할수있었죠. ^^ 근데 남자애들은 까까머리는 아니였지만 어느정도의 규정이 있었던듯..

    2008.12.29 12:12 신고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들은 제 말은 이해는 하겠지만 시대에 안맞는 규칙일 수도 있다고 나름대로 논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열일곱살의 털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책속에 나오는 주인공의 아버지처럼 앞서가는 어른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2008.12.29 21:15 신고
  5. Favicon of http://blog.daum.net/ligase BlogIcon ring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문 사진속의 미소년이 아드님 이신가요?

    저는 아드님의 생각이 옳다고 봅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규율들중 불합리한 규율들이 많을 것입니다.

    아쉬운점은 그런 규율들을 만들면서 학생들의 의견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요...

    상호간의 존중이 허락되지 않는 앙똘레랑스의 사회로 우리나라가 제발 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래도 아드님이 상처받지 않게 잘 설명해 주셨네요.

    2009.01.05 10:50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사고를 가지고 있기에 우리 사회도 그들을 인정할 수 있어야할 것 같습니다.

      그런 변화를 위해 우리 어른들이 우선 나서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쉽지 않네요.

      2009.01.05 14:57
  6. Favicon of https://www.leedaekun.com BlogIcon Big Gu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아드님과의 대화가 예사롭지가 않은데요. 나이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아주 성숙하고 자기 주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두발 자유화 문제는 제가 중고등학생이었을 때도 그랬고, 그 전의 선배들 세대 때도 그랬고, 뭐 요즘까지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학생인권 문제인 것 같습니다. 머리카락 길이를 가지고 인권 어쩌구 하면서 이곳 영국에서 설명을 하면 아애 이해를 못합니다. 그런 규칙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이슬람 국가 같은 경우는 더 심하게 단속을 한다고 하네요. 그런데 재밌는 것은 터키의 경우, 학생규칙에 수염을 기르면 안된다고 써있다고 합니다. 이건 아마 우리나라 학생들이 이해하지 못할거예요. 터키 사람들은 수염을 아주 멋으로 기르고 있거든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두발 규제라는 것이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학생들의 외양에 대한 통제, 좀더 쉽게 말해서 '어려서 부터 멋부리는 것이 좋지 않다' 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 같아요.

    아마 이 점에서 아드님이 고민할 것 같습니다. '어린애'들은 멋부리면 안되냐는 생각이 근저에 깔려있겠지요. 저도 이 점에서는 불만이 있습니다. 요즘은 학생들 교복도 아주 세련되고 디자이너가 직접 만든 것이 많잖아요. 그만큼 예전과 달리 패션에 민감하고, 부모님들도 자식들이 멋지게 학교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큰 것 때문이겠지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두발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문제에 접근할 때 필요선과 필요악의 관점을 적용해 볼수 있지 않을까 해요. 학교에서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모범스러운 생활을 하는 학생들에게 두발 규제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심하지만, 그것이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멋'이라는 관점을 벗어나, '공동이익'이라는 시아로 전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다시 쉽게 말해서 100명의 학생 중 99명이 염색하고 파마해도 학교 생활을 잘 한다 할지라도 혹시 모르게 1명이 이 때문에 탈선을 하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 1명의 희생자를 방지하기 위해서 99명이 함께 서로를 규제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가벼운 댓글을 남길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제 의견이 모자간의 아름다운 토론에 방해가 된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참 보기 좋은 모습입니다.

    2009.01.06 03:07 신고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늘도 아들은 두발 규제 문제로 이의를 제기하고는 있습니다. Big Gun님의 댓글을 보니 조금은 수긍은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자신이 포기해야 하는 것아 아직까지는 커보이고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완전하게 떨치지는 못한거 같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과정이 바로 성숙하는 과정이겠지요. 세상 살이가 정말 자로 재듯하는 것은 아니고, 모순된 삶이 때로는 인간적인 삶이라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아 갈테지요.

      멋진 댓글 감사드립니다. 아들도 Big Gun님의 귀국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2009.01.06 21:37
  7. Favicon of http://www.gwb.kr BlogIcon 그레이트C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중학교 3학년입니다. 거의 모든중학생들이 두발문제로 불만을 제기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물론 저도 그렇습니다.. 오늘도 머리를 잘랐는데...ㅠㅠ 너무 어색하네요..

    정말 쓸데없는데 신경을 쓰는것같아 뭔가 잘못되었다는것을 느낍니다. 정말 일방적인 교칙을 정해놓은 이런학교들.. 그리고 지키지않으면 무조건 체벌을 한다는것은 썩어빠진 "것" 같습니다.

    2009.06.14 21:12
  8. Favicon of http://leetaegyung.tistory.com BlogIcon 내일은_맑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중학교 올라가는 학생입니다.

    공감하네요. 과연 머리를 자르지 말라는 원초적인 방식으로

    아이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자유와 사랑이라는 방식의 교육을 안겨주었으면 좋겠네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

    2010.01.24 23:03 신고
  9. Favicon of http://blog.naver.com/john9435 BlogIcon RockR2theMAX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현재 고1인 남학생입니다.
    저는 지금까지도 두발문제에 불만을 갖고있죠...
    초5학년 2학기때부터 중1 끝무렵까지 미국에 살았기 때문에 불만은 더더욱 많답니다...
    거기서 선생님들 한테서 "너의 일상생활인데 남이 뭐라고 해서 들을겁니까? 그럴필요 없습니다! 자기 일상은 자기가 정하는 겁니다,"하는 교육을 받고와서 그렇죠.
    버지니아 공대에서 조승희 사건이 일어났을때도 "걱정마렴, 총살을 한건 조승희지 한국인 전체가 아니고 너도 아니잖니."라고 하셔서 '아, 이 분들은 개개인을 존중할줄 아는구나'할 정도로 감동을 주시기도 하신 분들이죠.

    저는 승객님의 아드님처럼 말을 잘하는것도 아니고 미국에서 살다보니 개인적인 자유를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다 보니까 한국 학교의 두발규정이 엄청난 쇼크를 주고 제 논리를 펴지도 못하고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는것을 느끼게 되었죠.

    한번 제 미국친구들에게 한국에 두발규정이 있다고 말하니까 그걸 갖고 완전 장난을 치더군요.
    (예를들어 "헐, 진짜??? 그럼 얘랑 얘랑 얜 퇴학?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면서요.)

    어쨌든 두발규정같이 사생활을 일일히 참견하는것은 선진국에서는 보기 힘든것 같습니다.
    이런 면에서는 아직 우리나라가 의식적인 면에서는 선진국에 다다르긴 멀었다고 봐야겠죠.
    일단 교육에 대한 옛날 일제시대, 박정희, 전두환 때의 안 좋은 관습들을 깨끗히 잊음으로써야말로 의식적인 면에서 선진국으로 나아갈수 있게되기를 항상 기도하고 있답니다.^^

    2010.08.13 20:46
  10. 지식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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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2.0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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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2.13 09:42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에 2년간의 공백을 깨고 다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다시 시작한 일은 9 to 6의 일정한 시간에 업무가 끝나는 경우가 드물어 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매일 아들이 잠들거나 혹은 겨우 일어나는 시각에 출근을 해야 하고, 저녁에는 아들이 잠든 시간에 퇴근을 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일을 다시 시작하기 전에 아들은 매일 자신을 맞아주는 엄마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며 친구들, 자기의 생각에 대해 이야기하기 바빴고, 엄마가 해주는 간식의 맛을 즐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시간도 줄고, 그 때 그 때 아들의 궁금증이나 학교에서 있었던 사소한 갈등들을 풀어 줄 수 없었습니다. 대화의 시간이 줄면서 그 만큼 아들과의 교감이나 이해의 폭도 줄어드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전과는 달라지고 있는 엄마의 모습에서 아이도 조금씩 불안해하고, 자신이 없어 보였습니다.

 

여전히 엄마가 사랑하고 있고, 언제든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고, 보이지 않아도 아들의 든든한 울타리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데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쪽지 편지를 써주어서 마음을 달래주긴 했지만 아들과 보다 신뢰 있는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이런 저런 궁리 끝에 아들과 함께 일기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아들의 2학년 때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일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아이들이 일기를 잘 쓸 수 있도록 일일이 살피시고, 일기의 글감이며, 일기에 대해서 자발적으로 아이들이 쓸 수 있도록 지도해주셨습니다. 때문에 아들은 매일 일기를 꼬박꼬박 썼습니다. 저는 아들이 일기를 쓰면 바로 그 뒷장에 아들에 대한 칭찬이나 아들이 쓴 일기에 대한 저의 생각, 그 날 겪었던 생활의 일부, 그리고 중요하게 부탁하고 싶은 것들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아들이 의아해 했지만 아들의 일기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함께 일기를 썼습니다. 저의 지속된 공동일기에 선생님이나 아들의 친구들은 놀라워하고 칭찬도 해주고, 부러워했습니다. 아들은 선생님이나 친구 엄마들에게 나는 우리 엄마가 자랑스러워요. 우리 엄마는 저랑 일기를 같이 써요라며 자랑을 하기도 했답니다. 저와 함께 쓴 아들의 일기는 매 학년 다른 아이들의 일기보다 두툼했고 2학년부터 6학년까지 지속되어 왔습니다.

 

일기를 함께 쓰면서 아들도 엄마가 언제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고, 엄마도 힘든 때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자신이 궁금한 게 있으면 일기에 엄마의 생각을 묻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아들도 저의 일기를 살피면서 새로운 표현의 방식이나 글을 정리하는 방법,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등을 익히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기쓰기가 습관이 되면서 아들은 일기왕이라는 상장도 받고, 교내외 글짓기 대회에도 출전해 상장을 받아오곤 했습니다. 오랜 시간 엄마와 함께 쓰는 일기를 통해서 글쓰기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연히 시작한 아들과의 공동일기였지만 시간이라는 보석이 아들의 글쓰기와 상상력을 빛내주었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아이와 함께 일기를 쓰는 것은 아이에게만 쓰라고 강요하는 것보다 본보기가 되어 자발적인 글쓰기에 효과적이며, 엄마의 존재감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제게는 학창 시절 한 때의 추억이었던 일기쓰기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으며, 아들과 일기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새로운 소통의 도구를 갖게 되었고, 제 일상에 대한 정리와 반성을 할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일기를 써야 하는 초등학생을 둔 엄마라면 아이들과 함께 일기쓰기를 꼭 권하고 싶습니다. 일기쓰기는 상상력과 논리력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좋은 연습장이기 때문에 엄마의 칭찬과 격려, 그리고 참여는 아이에게 그 어떤 것보다 좋은 교육이 될 것입니다. 아들은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게 되면 자신도 아이에게 일기를 써주고 싶다고 합니다. 참으로 보람있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하루를 마감하는 짧은 시간의 일기쓰기로도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될 수 있습니다. 
, 오늘부터 자녀와 함께 일기쓰기를 시작해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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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100mom.mugday.com BlogIcon 백맘(봄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집 아이도, 일기 쓰는 재미에 푹 빠졌는데, 저도 한번 시도해 볼까 합니다.
    (위 사진 속 일기 뒷 글을 저는 선생님이 써주신 것으로 알았는데,
    어머니가 써주신 건가 봅니다. 정말.. 놀랍고, 존경스럽습니다.)

    2008.10.15 15:57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사실 아이를 기쁘게 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게 아닌것 같아요. 그저 아이의 생활을 관심있게 지켜봐주고, 그리고 함께 무엇인가 같이 한다는 것으로도 아이와 엄마가 행복해지는 것 같습니다. 백맘님께서도 이미 훌륭한 어머니이시라고 생각됩니다.^^

      2008.10.15 16:54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08.10.15 19:58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인기짱이셨던 유과장님이셨군요..제가 몰라뵈어서 죄송해요.너무 좋은 행사라 감사의 말씀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한국의 좋은 엄마들이 백맘 코칭을 통해서 유행처럼 번져나가지 않을까 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행사에 많이 기획해주시리라 믿고요. 저도 열심히 참여하도록 하겠습니다.

      2008.10.15 20:46 신고
  3.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승객1님, 이 글 너무 감동적이예요!
    그리고 대단하세요!
    공동 일기를 쓰신 승객1님의 자식에 대한 깊은 사랑과,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쑥쑥 컸을 형아의 마음이 느껴져요!

    2008.11.19 20:09 신고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5년의 시간이 형아와 저에게 멋진 대화를 가져다 주었어요. 그리고 공동일기는 문집으로 만들어져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책으로 형아의 책장에 꽂혀 있답니다.

      상우님도 아마도 많은 일기를 썼을 거 같아요. 어머님께 일기를 학년별로 모아서 문집으로 만들어 달라고 해보세요. 세상에 단 하나의 상우님의 책이 될거에요. 아마도 상우님의 후손(?)에게도 길이 길이 남겨질.. 귀한 상우님 어린시절의 역사가 될거에요.^^

      2008.11.19 23: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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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파라다이스란 없다. 9번 버스도 없다. 그러나 인간이 소중한 꿈을 열망하고 진지하게 실행해 나아갈 때, 우리는 파라다이스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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