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간혹 아들과 좋은 글이 있는 블로그를 방문하곤 합니다. 아들과 자주 가는 블로그 중의 하나가 '상우일기' 입니다. 올 해 초 우연히 '뉴욕에서 의사하기'라는 고수민 선생님의 블로그에서 알게 된 초등학교 4학년생인 상우군의 일기 블로그입니다.

 

처음엔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아니, 무슨 초등학생이 왜 이렇게 글을 잘 쓰지?

아마도 엄마나 아빠가 써주는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떤 사람이 주목 받고 싶어서 초등학생으로 가장한 것 같기도 해?

라며 별별 의문의 꼬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방문하면서 진실로 4학년생만이 표현할 수 있는 순수함과 가장되지 않은 살아있는 감성을 그대로 느낍니다.

 

결코 어른들은 흉내 낼 수 없는 생생하고 재미난 다양한 표현들로 가득해 읽는 이들을 흐뭇하게 합니다. 자신이 달리기를 잘 못하는 것과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표현 속에서 자신을 부정하기 보다는 긍정적인 사고를 통해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야무진 다짐과 책읽기도 좋지만 노래와 그림, 춤추는 것에 저절로 흥겨움을 느끼고, 햇살의 따스함과 찬란함을 온 몸으로 체험하는 글을 통해 어느 틈엔가 불혹의 40대는 사라지고 호기심 많은 10대만이 살아있는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합니다.

 

그렇다 보니 자주 상우일기를 찾게 되고 댓글을 달아주고, 또 댓글에 답글이 달리면 좋아라하는 저를 보며 아들은 이상하다고 생각되었나 봅니다.

 

엄마, 상우 블로그에 너무 자주 가는 거 아니에요? 엄마는 어른인데 어른 블로그보다 상우블로그에 더 자주 가고, 다른 데서도 답글 달아주시는데 상우가 달아주면 왜 그렇게 좋아하세요?


, 상우일기 블로그에 가면 엄마가 기분이 참 좋아져. 그리고 상우는 엄마의 블로그 친구거든


? 아니 엄마. 상우는 초등학교 4학년인데 어떻게 엄마랑 친구해요?


. 친구란 꼭 같은 나이만 하는 게 아니야. 서로 말을 놓고 친한 사람만이 친구가 아니라 서로 믿어주고, 걱정해주고 마음속에 기억될 수 있다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단다.  엄마의 마음 속에는 상우가 기억되어 있고, 아마도 상우의 마음 속에도 엄마가 기억되어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거든. 물론 엄마가 어찌 보면 성철이보다 어린 상우에게는 엄마나 이모 같은 사람이겠지만 블로그를 통해 교류를 갖게 되니까 친구처럼 가까워진 거야. 성철이도 상우보다 형이지만 친구가 될 수 있고, 또 학원에 너를 데려다 주시는 운전기사 아저씨도 너와 친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해주시고 너가 늦으면 걱정도 해주시고성철이도 아저씨  좋아하잖아. 성철이와 아저씨가 서로 마음속에 기억하고 있다면 참 멋지고 행복한 일일 것 같아. 친구가 많으면 행복해지는 것처럼…”


저보다 어린 상우랑 친구한다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은 일이라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세상의 많은 사람들과 친구할 수 있다면 신날 거 같아요. 저도 좋은 친구를 많이 만들거에요!

 

아들에게 친구란 정의에 혼란을 주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아들도 나름대로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에 대해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세상은 뜻하지 않는 곳에서 깨달음을 얻기도 하지만 예기치 않은 수많은 사건들이 우리를 자주 당혹스럽게 합니다. 하지만 간간이 주어지는 짤막한 기쁨들은 더불어 살아갈 때, 그리고 친구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아들은 머지 않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아들과 저에게 친구의 정의를 새롭게 키워주고 잔잔한 대화를 선물해준 나의 초등학교 4학년 친구, 상우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1. Favicon of http://blog.daum.net/ligase BlogIcon Ring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친구를 두셨군요.
    두분의 우정^^이 영원하길 기원해 드리겠습니다.
    건강하세요.

    2008.12.03 12:14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신기하고도 놀라운 경험입니다. 블로그를 통해서 시간을 초월하여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제게도 행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08.12.03 20:58 신고
  2.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백을 보고 깜짝 놀라 들어왔어요. 뭐라 감사에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오히려, 승객1님이 제 블로그에 찾아와주시고 좋은 댓글도 많이 달아주셔서, 희망과 용기를 항상 선물 받은 느낌이었거든요.^^
    이렇게 좋은 글을 써주시니, 제가 쓰고 있는 글과 마음가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저를 친구로 삼아주신만큼 더 참되고 좋은 글을 쓰는 상우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2008.12.03 20:32 신고

지난달 29일은 2007년의 마지막 난상토론회가 있었다. 갑작스레 겨울다워진 손이 시린 추위와 은근한 두통을 동반하는 황사, 게다가 연말임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꽉 채운 많은 블로거들의 열정을 느꼈던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불혹이 지난 나이임에도(사실 참석자중 슬프게도 내가 가장 나이가 많았을 거라 확신한다) 나를 자주 이 곳으로 향하게 하는 난상토론회의 매력은 많은 아이디어 뱅크들이 열린 마음으로 마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IT 산업에서 20년간 주로 관찰자적인 입장이었던 내게 이 모임은 나를 적극적으로 반성케 한 동인이 되었다.

 

자신이 원하는 다양한 주제로 서너 명에서 열 명 미만의 사람들이 그룹을 형성해 진행하는진지하고 열정적인 토론은 토론문화에 익숙지 못한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과 발전적인 실마리를 제공한다.

 

내가 참석했던 그룹의 토론 주제는 블로그가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였다. 열 명의토론자 대부분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성공적인 블로거 반열에 오른 성실님도 함께 참여해 실감나는(?) 토론을 할 수 있었다.

 

이미 세계적인 스타 블로거들과 실제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가 활발히 일어나는 등 이제 블로그는 세계적으로 산업의 기반이자 문화의 코드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인터넷 강국인 우리에게도 블로그는 IT 분야에서는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때문에 이제는 블로그에 대한 시각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공감하는 주제였다.

 

토론에 참여한 이들이 다양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기에 여러 의견들이 있었다. 블로그가 사용자들의 실제 경험담과 함께 자유롭고 다양한 정보의 공유로 인해  일방적 정보채널이었던 기존의 전통미디어에서 정보채널을 확대시키고 있어  1인 중심의 이야기에서 보다 전문화된 미디어적인 접근이 더 필요하다는 것, 블로거는 우물안 개구리의 사고에 경계를 해야 한다는 것, 블로그는 하나의 무대이며, 나를 알리는 공간이므로 자기 관리도 중요하다는 것, 블로그의 내용이 이제는 좀더 고민하고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 블로그는 가치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정보 생산에 대한 부담감으로 본래의 의미가 희석될 수 있다는 점, 기술이 인간의 철학이나 문화보다 앞서서 생기는 여러 괴리 현상들에 대한 재인식, 블로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비효율적인 검색 시스템 등 이외에도 많은 토론이 오고 갔다.

 

사회 구성원이 보다 여유로워지는 시기는 기술이 가져다 주는 효율성 보다는 철학이나 문화가 가져다 주는 정신적인 풍요에서 시작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어떤 기술이든 빨리 흡수하는 우리들의 습성이 어쩌면 우리 스스로를 불행하게 하는 건 아닐까.

 

아직은 우리나라의 블로고스피어가 더 확장되어어야 한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면서 새로운 가치 플랫폼으로 나와 세상을 잇는 멋진 툴인 블로그를 우리는 여전히 토론자들이 이야기했던 실세계의 모순과 연결하고 있지는 않는가?

 

블로그가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 라는 화두를 접하면서 이에 대한 자신있는 답을 할 수 있을 때 까지 우리는 좀더 성숙된 소통의 자세와 실천이라는 엔진을 달아야 할 것이다.

  1. 어떤사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개인적으로 블로그를 통해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요리하는 방법이나 조카들이 숙제를 물어볼 때 검색해서 얻은 대부분의 정보는 블로그에서 얻었습니다. 저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고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사회적인 이슈들을 좀더 세밀하게 사고할 수 있는 동인도 제공하고 있다고 봅니다.

    2008.01.06 01:27
  2.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 블로그에도 순기능과 역기능이 존재합니다. 아직까지는 순기능이 많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블로그가 새로운 비즈니스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일테죠. 블로고스피어가 보다 확장되면 여러가지 문제점이 도출되기도 할 것입니다. 지금껏 사이버 세계가 확대되면서 발생했던 여러 사회문제들을 볼때도 마찬가지이겠죠. 이러한 문제들이 블로고스피어에서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것들 사전에 막는 움직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블로거들이 더 많이 고민하고, 대화하고 사회적인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2008.01.06 02:53 신고

1 
BLOG main image
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파라다이스란 없다. 9번 버스도 없다. 그러나 인간이 소중한 꿈을 열망하고 진지하게 실행해 나아갈 때, 우리는 파라다이스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by 승객1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60)
이야기가 있는 정거장 (10)
책이 보이는 풍경 (2)
창에 쓰는 워킹맘 일기 (33)
우리들의 파라다이스 (15)
공지사항 (0)

달력

«   2019/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달린 댓글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