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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아들이 중학생이 된 이후 평화로운 나날들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모처럼 만에 아들과 평화롭게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엄마 그 이야기 알죠? 아들 시리즈?"
"아들 시리즈?"
"있지, 아줌마들이 그러는데 똑똑한 아들은 나라의 아들, 능력있는 아들은 장모님의 아들, 못난 아들은 내 아들이라고 하더라구요"
"음.. 맞는 말이다.. 100% 공감이다."

혀를 끌끌 차는 저에게 아들이 결의에 찬 얼굴로 말을 건넵니다.

" 엄마, 난 나라의 아들이 될거야!"
"오, 그래 듣던중 반가운 일!!!, 제발 그래줘~~~"
"응, 20살 되면 군대갈 거거든!"
... " 헐~........."

예전에 어떤 강의에서 강사님이 그러시더군요. 아들은 많이 기다려야 한다고...3년도 아니고, 10년도 아니고... 30년 기다려야 한다고....

에휴..앞으로도 14년을 더 기다려야 하네요...

사람들 앞에 나서는데 두려움이 없는 아들은 중학교에서도 여전히 적극적이었고 학급회장 후보에 나서더니 2/3라는 큰 표로 당선되었습니다. 그리고 회장이라는 책임감 때문인지 전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 숙제나 준비물을 빠뜨리지 않기 위해 다시 한번 점검하고, 시간이 남으면 책을 읽거나 그 날에 있을 교과서를 한 번 보기도 합니다. 간혹 피곤해 보이기는 하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참으로 바람직한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학생이 된지 3주 째 되는 어느 날 귀가하는 아들의 표정이 시무룩했습니다. 피곤하다며 30분만 자고 학원에 가겠다며 방에 들어갔습니다. 학원에 갈 시간이 다 되는데도 일어나지 않자 잠을 깨우는 제게 아들은 화를 냈습니다. 10분을 참다 게으름을 피우는 아들에게 저도 화를 냈고, 결국엔 아들은 자신도 저도 기분이 상해진 채 학원엘 갔습니다.

 

조금씩 예민해지는 사춘기에 있는 아들에게 참지 못하고 함께 감정의 날을 세운 것에 반성하고 저녁 식사 후에 여전히 뾰로통한 아들과 마주 앉았습니다.

 

엄마는 오늘 좀 이해할 수 없구나. 학원 시간 늦지 않게 깨워준 것뿐인데 그게 그렇게 화가 날일일까? 혹시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니?”

사실은 오늘 학교에서 반 친구들과 일이 있었어요

어떤 일인데?”

우리 반에 태도가 좋지 못한 친구들이 두 명이 있는데, 그 친구들이 분위기를 망쳐요. 선생님이 오시기 전에 조용히 하자고 하면 저더러 잘 난척한다고 하고, 수업 바로 전에 보건실에 간다고 그냥 나가버리고, 전달 사항을 말하면 귀담아 듣지도 않고 결국은 선생님께 회장인 제가 혼나고그 친구들은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엄마에게 말씀드리면 제가 참아야만 한다고 하시잖아요. 그래서 마음도 복잡하고 짜증이 났어요.”

 

규율이 전보다 엄격해진 중학생활과 회장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의욕이 앞선 아들에게 예상치 못한 친구들의 비협조는 스트레스가 되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엄마는 자기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기 보다는 오히려 참아주지 못하는 자신을 훈계할 것 같은 마음에 아들은 짜증이 난 것이었습니다.

 

엄마가 네 마음을 좀더 이해해주지 못한 것 미안하구나. 하지만 엄마는 항상 네 편이야. 고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엄마가 어떠할 것이다라고 판단하지 말고 이야기 해주면 좋겠다. 엄마도 네 나이 때 반장이라는 지금의 회장 같은 역할을 한 적이 있는데 그런 고민이 있었거든.”

엄마는 그 때 어떻게 하셨어요?”

그 때 이모가 조언을 해주셨어. 반에는 다양한 성격의 아이들이 존재하는데 너와 같은 의견이어야 생각하면 너도 친구들도 힘들어진단다. 반장은 네 생각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의 의견을 듣고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의견으로 모아주는 것이야. 그리고 네 의견과 다른 친구들에 대해서는 단점을 보기 보다는 장점만을 보도록 해봐 그러면 나중에 친구들이 너에게 고마워하고 자신들의 단점을 고칠거라고 하셨단다.”


그럼 엄마는 잘못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을 봐주셨어요?”

중요한 것은 잘못된 행동을 하는 친구들은 두 명 뿐이고 나머지 33명은 바른 행동을 하잖아. 너는 회장으로서 바른 행동을 하는 33명을 위해 너의 생각의 에너지를 쓰는 것이 좋을 거 같아. 두 명 때문에 네 마음이 상해 있으면 다른 친구들에게도 좋은 마음이 안들거야. 그러니까 너는 회장으로서 할 일에 충실하면 되고, 비협조적인 친구들 때문에 네가 선생님께 혼난다면 그건 회장으로서 받아들이고 그 자리에서 잊어 버리면 좋을 거 같아. 그것을 마음에 담아 두지 말라는 것이지. 선생님께서도 네가 회장으로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실거야, 너를 혼내는 것은 비협조적인 아이들에게 반성의 기회를 주시는 것이란다


저는 그냥 제가 잘못도 안했는데 혼나는 것이 억울하고, 그 친구들이 원망스러웠어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가 뭔지 아니?”

제일 중요한 단어요? .. 사랑? 행복? 그런 게 아닌 가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우리란다. 그것은 우리가 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기 때문이야. 우리를 잊고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추구하다 보면 우리는 존재할 수도 없게 될 거야. ‘우리가 있기 때문에 인간이 기쁨도 행복도 느낄 수 있는 것이지. ‘가 아니라 우리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아마도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질 거야. 엄마는 네가 다른 사람과 함께 행복해지면 좋겠다.”


공연히 시비를 거는 친구들을 보면 사실 화가 먼저나요. 하지만 엄마 말씀대로 쉽지 않지만 장점을 보도록 노력해볼게요. 그 아이들은 솔직하고 활발하다고 생각해볼게요.”

 

3일이 되는 오늘 귀가하는 아들의 얼굴이 밝아보입니다.


오늘 친구들하고 잘 지냈나 보네

네. 그 친구들에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제가 해야 할 일만 했어요. 그리고 그 친구들의 좋은 점을 이야기기 해주려고 했어요. 오늘은 제게 시비도 안걸고 조용하던걸요.

 

이제 어른으로 가는 도정에 있는 아들이 남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타인의 잘못으로 인해 혼나는 것에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하지만 세상을 향해 날을 세울수록 자신에게 상처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아들도 체험으로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점점 우리속에서 슬픔도 행복도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1. Favicon of http://blog.daum.net/ligase BlogIcon ring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아드님이 있으셔서 든든하고 행복하시겠네요.
    건강하시기를 기원해 드리겠습니다.

    2009.04.21 23:51
  2. 아빠승객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의 아버지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네요? 아버지와 철이의 이야기는 어디에서 ...?

    2009.06.21 04:40

겨울방학을 보내면서 알게 모르게 키가 부쩍 커가는 아들에게서 이제 뽀송뽀송한 솜털과 우유향기 보다는 이마 곳곳에서 일고 있는 좁쌀 반란과 함께 골격이 잡혀가면서 조금씩 남자의 모습이 느껴집니다.

 

겨울 방학 동안 지난 해 한창 감정이 기복이 심했던 것에 비해 의젓해지고 스스로 해보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동들이 조금씩 늘고 있어 저의 잔소리도 줄어가고 있습니다. 중학생이 되면 더 크게 반항하고 힘들어진다는 주변의 조언들로 긴장하고 있었는데 조금은 희망스런 변화에 안도감을 가졌습니다.

 

명절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아들과 점심식탁에 앉았습니다. 갑자기 아들이 제게 묻습니다.

 

엄마, 연예인 중에 누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해요?

음 글쎄. 요즘에 인기 많은 여자 연예인이 누군가? 손담비? 이지아? 고은아? 너는 누가 제일 예쁜데?

 

저는 김태희

김태희? 전에는 이지아가 이상형 아니었나? 그리고 요즘엔 김태희보다 나이도 어리고 예쁜 연예인이 많은데 왜 김태희?

똑똑하고 진짜 예쁘잖아요. 저는 나중에 김태희랑 결혼할거에요

 

현재 자신보다 나이가 두 배 보다 더 많은 김태희가 예쁘고 난데 없이 결혼하겠다는 말에 놀랐습니다. 전에는 짝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말도 못 걸고, 어떤 여자랑 결혼하고 싶으냐고 물어보면 자기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오늘은 단호하게 자신의 의지를 담은 말이 농담처럼 던지는 것 같지만 농담으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김태희는 지금 네 나이의 두 배 보다 많은데 어떻게 결혼하니?

엄마도 참.. 나이가 무슨 상관이에요. 이수근도 열 세살인가 아무튼 엄청나게 나이가 많이 차이 나는 사람과 결혼했다는데, 어때요?

 

아니 그 사람은 여성이 나이가 어리잖아 그런데 너는 거꾸로 김태희가 훨씬 많잖아

결혼하는데 남자와 여자 나이는 별로 상관없잖아요. 서로 좋아하고, 행복하게 살면 되잖아요, 어쨌든 저는 김태희랑 결혼할거에요

 

네가 김태희랑 결혼하려는 이유는 아마도 우선 김태희가 예쁘고, 그리고 서울대를 나왔기 때문에 똑똑하고 돈도 잘 벌거라고 생각해서이지?

그렇죠. 누구나 자신이 예쁘고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하잖아요.

 

아직 네가 결혼 대해서 생각하기에는 조금 이른 거 같구나. 하지만 네가 김태희와 결혼하고 싶다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단다. 너 혼자 김태희를 좋아해서도 안되고, 김태희도 너를 좋아해야 하고, 보통 비슷한 또래들이 결혼을 하는데 나이차이가 너무 많이 나면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라서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네가 잘 극복해야 하고 지금은 네가 김태희를 좋아할지 모르지만 나이를 먹으면 아마도 다른 사람이 좋아질 수도 있단다. 태왕사신기 할 때는 이지아가 이상형이라고 했듯이 말이야. 그리고 너는 여자친구를 사귀어 본적도 없잖아. 그냥 막연하게 연예인 김태희의 겉모습과 서울대를 나왔다는 것만 알고 있으니까 진짜 김태희를 잘 알지는 못하잖아. 결혼은 네 말대로 나이차이나 보이는 겉모습이나 학벌이나 학력, 재산의 정도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아니란다. 결혼은 인생을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자신과 잘 맞고 서로 이해해주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과 해야 행복하단다. 지금은 엄마의 말을 잘 이해할 수 없겠지만 네가 좀더 나이가 들고 정말 좋아하는 여자 친구가 생기면 알게 될거야.

 

그래도 제가 멋있는 사람이 되면 김태희도 저를 좋아할 거에요

그래, 그럼 네가 멋있는 남자가 되는 것이 먼저겠구나. 어쨌든 김태희가 좋아할 수 있는 남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보렴

 

사실 아직 결혼이 뭔지도 모르는 아들은 아마도 개그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미인에 대한 기준이나 그들의 대사에서 혹은 다른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김태희가 예쁘고 부자라는 공감대를 가지게 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자신도 이제 중학생이라는 생각과 사춘기의 절정으로 가는 시기이다 보니 이성에게 관심을 가지고 예쁜 여자 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아들의 마음에 자리잡아가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엄마 입장이야 아들이 예쁘고 똑똑한 여자친구를 가졌으면 좋겠지만 순수의 시대에 아직 더머물러야 하는데 친구의 기준을 가르쳐주지도 않았던 외모와 학벌, 재력과 같은 사회적 잣대에 맞추어 가는 것이 조금은 염려됩니다.

 

아들은 이제 자신과 같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함께 가는 친구들과 예기치 못한 경험을 해야 하고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야 할 일이 많아 질 것입니다. 한동안 안심했던 아들에 대한 긴장감이 다시 팽팽해지겠지만 이젠 아이에서 어른으로 가기 위해 알을 깨는 연습을 하는 아들을 일일이 챙겨주기 보다는 지켜봐주고, 들어주는 엄마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아들이 김태희와 결혼하겠다는 의지는 아마도 몇 달이 지나면 바뀔 것입니다. 그 변화 속에서 친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고, 또 때로는 아픔을 겪으면서 아들이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열려진 세상으로 조금씩 앞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김태희 덕분에 아들이 멋지게 성장한다면 나중에 김태희에게 큰 감사를 해야 하겠지요.^^

  1.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BlogIcon 호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헙! 철.철이가.. 태희양을 접수했군요^^ 흐흐흐흐~
    그꿈을 이 이모야도 밀어야할까요? ㅡ,.ㅡ^
    부디 태희양이 울철이를 흠모해주어야 할텐뎅.. ㅋㅋ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오늘 최고춥다죠?
    옷꽁꽁 싸매입고 외출하셨는지 몰겠네요~ 호박도 오늘 강남진출인데
    이거 포대자루 두겹은 입어야할것 같은 날씹니다(-.ㅜ) 엣취!

    고뿔조심하시공~ 오늘도 봉마니요^^;;

    2009.02.17 14:47 신고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신의 외모 뿐만 아니라 여성의 미모에 급속하게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아들래미를 보면서...

      이제 남자가 되는 거구나...
      이제 정말 큰일났구나...

      복잡합니다요.. 사춘기 아들을 바라보는 에미심정이란...^^

      2009.02.19 02:28 신고
  2.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김태희가 누군지는 잘 모르지만, 형아가 좋아한다니 아주 멋있는 연예인인가 봐요.^^
    하지만, 형아가 지금 그런 문제를 결정짓기엔 너무 젊지 않나요?^^
    음~ 제 생각엔, 미래엔 내가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지,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것인지, 자꾸 몰두해서 생각해보고 준비하는게 좋을 것 같은데요~
    (사실 저도 좋아하는 여자 친구가 있어서 이해는 돼요.^^)

    2009.03.20 16:42 신고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지요. 이제 14살이 되었는데 결혼이야기는 너무 빠른 이야기이지요. 아마도 이제 형아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전과는 다르게 예쁜 여자 친구들이나 누나들에게 관심이 가나봐요.

      그래서 조금은 걱정이 되지만 여자친구들과도 잘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여자 친구들에게도 배울 점이 있을테니까요. 아직 형아는 여자친구들과는 친하지 않거든요^^

      2009.03.20 17:01 신고

아들의 머리카락은 그야말로 뻣뻣하기 그지없는 직모입니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머리 카락들이 세상의 자유를 외치듯 사방으로 뻗쳐 있습니다. 성난 머리카락들은 머리를 감거나 혹은 물을 묻혀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가지런해집니다.

 

일을 하는 워킹맘이었던 저는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스스로 학교 갈 준비를 하도록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토요일 마다 보는 아들의 아침 등교 모습은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늦게 일어나는 습관 때문에 부랴부랴 일어나 밥을 먹고 세수를 하는 둥 마는 둥 대충 챙겨서 나가는 아들의 머리 모양은 정말 자유인 그 자체였습니다.

 

어떻게 할 까 고민하다 동네의 미용실의 조언을 얻어 2학년부터 아들은 곱슬거리는 웨이브 퍼머를 했습니다. 그 뒤로는 아침에 머리에 물만 묻히면 바로 곱슬 머리로 정리되어서 머리 모양 문제는 해결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퍼머는 조금 길어지면 지저분해져서 미용실에서 일정 기간 다듬어 줘야 합니다. 그런데 학년이 높아갈수록 아들은 머리 자르는 것을 싫어하고 길러보겠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미용실에 가야 할 시기가 될 때마다 아들과의 실랑이가 벌어졌고 매번 갖은 협박과 회유가 필요했습니다.

 

5학년이 끝나갈 무렵 아들은 제안을 해왔습니다. 중학생이 되면 어차피 머리를 짧게 해야 하니 초등학생 때에 마음껏 머리를 기르고 싶다고 했습니다. 대신 머리도 자주 감고, 지저분하게 다니지 않을 테니 머리를 기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습니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아들의 의지가 굳은 제안에 일단 동의를 했습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아들은 약속을 지켰습니다. 매일 머리 감으려고 했고, 긴 머리는 반으로 묶거나 머리띠를 하고 다녔고, 나름대로 관리를 잘하고 다녔습니다. 그렇게 아들은 학교에서도 긴머리 소년이라는 유명인사(?)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곧 겨울방학이 되고 아들은 내년엔 중학생이 됩니다. 온 가족들이 놀림반 안타까움반으로 아들의 머리에 대해서 이야기 하곤 했습니다. 아들도 1년 이상 길러온 머리가 안타깝고, 아쉬운 눈치였습니다. 아들이 다시 심각하게 묻습니다.

 

왜 중학생들은 머리가 짧아야 하나요?”

그건 대부분의 중학교에서 만든 규칙이야. 아마도 머리가 길었을 때 생기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그걸 막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그런데 그런 규칙이 때로는 인간의 권리를 침해할 수도 있잖아요.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질 권리가 있고, 머리가 길다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주는 것은 아니잖아요. 머리가 긴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사람의 기본 인격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요?”

문제는 성인이 아니라 중학생들이기 때문이지. 아직 중학생들은 사회 생활도 해보지 않았기에 호기심이 생길 수 있어. 그런데 그 호기심이 좋은 방향이 아니라 나쁜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있으니까 그것을 막자는 것이지. 예를 들어 중학생이라도 키나 덩치가 크면 사실 중학생인지 성인인지 알아보기 쉽지 않거든 만약 머리가 중학생에 맞는 길이라면 적어도 학생인지 아닌지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어야 해. 혹시라도 학생으로서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는 개선을 하도록 해야 하잖아.”


사회에서 배웠는데 헌법에도 인간의 기본권이 명시되어 있고, 또 여러 가지 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학생의 두발에 대한 자유도 이런 권리와는 모순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리고 중학생이든 고등학생이든 아직 성인이 아니라고 해서 너무 나쁜 쪽으로만 보는 시선도 잘못된 것 아닌가요

세상의 일들은 시험 문제에 나오듯이 모두가 정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야. 왜냐면 세상에는 너무도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지. 모두가 자신이 좋아하는 방향으로만 간다고 하면 이 세상에는 질서가 없을 거야. 그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그 어떤 기준이 필요한 것이고, 그 기준은 사실 많은 사람들이 양보를 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 그래야 자기만 옳다는 주장도 줄어들테고, 힘이 없거나 약한 사람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가는 것이야. 그리고 규칙이나 법을 만드는 것은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란다. 많은 시간 시행착오를 거쳐 사람들의 의견들을 모아서 만들어지는 것이란다. 중학생들이 머리를 짧게 해야 하는 규칙도 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 진 것이라고 생각해. “


저 같은 경우 머리를 기를 때 엄마에게 약속했던 것처럼 잘 지켰고, 좋은 습관을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원했던 긴머리도 갖게 되었고, 다른 친구들에게 해도 안주고, 또 공부도 열심히하고 학교생활도 잘 했는데그래도 왠지 억울해요.”

소크라테스의 죽음에 대해서 너도 알지? 소크라테스는 죄가 없음에도 묵묵히 사형선고를 받잖아. 그러면서 그랬지. 악법도 법이다. 이것은 아까 말한 여러 과정들을 통해 법이 탄생했기 때문이야. 그리고 규칙이나 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이유들이 필요하단다. 정당한 이유는 상대의 입장이 되어보지 못하면 절대로 알 수 없단다. 그걸 네가 체험해보면 어떨까?”

 

아직 이해의 문을 활짝 열어두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해서 아들과의 설전이 끝났습니다. 긴 머리를 정성껏 길러온 아들이 사실 대견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아들의 모습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아들의 항변이 그렇게 틀리지 않아 보입니다. 대부분 어른들은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먼저 의심하곤 합니다. 정말일까 아닐까? 물론 무조건 믿을 수만은 없지만 그들도 자신의 세계를 정당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혹 잊는 것은 아닌지 반성합니다. 어쩌면 어른들이 세워놓은 고정의 틀을 다시 생각 해 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중학생의 두발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이 사회와 철학 문제까지 신랄하게 거론하게 하였지만 오늘은 아들에게서 무게감을 느낍니다. 아들에게 다가갈 모순된 세계들이 걱정도 되지만 아들은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치겠지만 잘 헤쳐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1.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형아의 긴머리가 신선하고 멋지네요!
    머리를 짤라서 너무 아쉽겠지만, 짧은 머리도 잘 어울리니까 속상해하지 않아도 될것 같아요.
    저도 머리 길러야지 하는 의욕이 아침부터 막 솟아나요.^^

    2008.12.18 07:54 신고
  2. Favicon of http://kyrhee.tistory.com BlogIcon Ikarus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중학교 입학했을때는 마침 두발 자율화가 시작됐을때라 머리를 길러도 되나보다라고 생각을 했었죠. 하지만 실제는 빡빡 스포츠를 1-2cm 더 길러도 된다는 자유화였고 아침마다 교문앞에서 학생과장 선생님의 무자비한 바리깡테러는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계속 되더군요. 아마 그때 선생님들은 저희도 자신의 약속을 지키내면서 머리를 기르는 아드님같은 학생이 될 수 있다고 믿지 않으셨나 봅니다.

    2008.12.19 02:21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들을 믿어 주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교육인데 어른들은 그걸 너무 자주 잊는것 같습니다.

      날로 성장하는 아들과의 대화 속에서 저 자신의 모순을 발견합니다. 성장해 가는 아이들에게 가르쳐야할 '진리'라는 게 과연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는 것인지..

      2008.12.19 14:14 신고
  3.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BlogIcon 호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흥~ 정말 긴머리가 늠흐 잘어울리는 울 철이^^
    중학교가면 잘라야한다니.. 아까워서 우째(ㅠㅠ)

    근뒈~ 철아~ 울 철이는 짧은 고슴도치 머리로 엄청 잘어울릴끄야!
    눈코입이 잘생겼고 무엇보다 맘이 곧고바르니^^ (여기서 곧고바른 맘은 뭔상관 ㅡㅡ^)
    암튼! 잘어울릴끄얏! 흐흐흐^^

    믓찐 중학생이 되어 옴마에게 더 든든한 아들이 되어주길^^ 홧튕!

    2008.12.22 15:30 신고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고.. 호박님 말씀에 아들래미 기고만장 하늘을 뚫었슴돠~. 눈 높은 호박이모가 자기를 인정하고 있으니 엄마도 이젠 인정하라고 압박합니다. 에휴.. 아들래미와의 매일은 제게 설전, 육탄전.. 전쟁입니다..헐...

      2008.12.22 16:50 신고
  4. Favicon of https://sosoilgi.tistory.com BlogIcon 시크릿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설명을 참 잘해주신것같아요. 아들분도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을까..하네요..^^
    학교내의 법과 규칙으로 정해진거라 아직은 어쩔수없는게 아닌가..받아들여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저희 중학교는 그래도 제가 중3이었을때부터 여자들은 머리를 기를수있게 해줬어요.
    남녀공학이라 조금 자유분방함이 있었던게 아닐까 하네요 .고등학교때도 머리를 기를수있게 해놓은 방침때문에 계속 긴머리를 유지할수있었죠. ^^ 근데 남자애들은 까까머리는 아니였지만 어느정도의 규정이 있었던듯..

    2008.12.29 12:12 신고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들은 제 말은 이해는 하겠지만 시대에 안맞는 규칙일 수도 있다고 나름대로 논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열일곱살의 털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책속에 나오는 주인공의 아버지처럼 앞서가는 어른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2008.12.29 21:15 신고
  5. Favicon of http://blog.daum.net/ligase BlogIcon ring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문 사진속의 미소년이 아드님 이신가요?

    저는 아드님의 생각이 옳다고 봅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규율들중 불합리한 규율들이 많을 것입니다.

    아쉬운점은 그런 규율들을 만들면서 학생들의 의견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요...

    상호간의 존중이 허락되지 않는 앙똘레랑스의 사회로 우리나라가 제발 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래도 아드님이 상처받지 않게 잘 설명해 주셨네요.

    2009.01.05 10:50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사고를 가지고 있기에 우리 사회도 그들을 인정할 수 있어야할 것 같습니다.

      그런 변화를 위해 우리 어른들이 우선 나서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쉽지 않네요.

      2009.01.05 14:57
  6. Favicon of https://www.leedaekun.com BlogIcon Big Gu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아드님과의 대화가 예사롭지가 않은데요. 나이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아주 성숙하고 자기 주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두발 자유화 문제는 제가 중고등학생이었을 때도 그랬고, 그 전의 선배들 세대 때도 그랬고, 뭐 요즘까지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학생인권 문제인 것 같습니다. 머리카락 길이를 가지고 인권 어쩌구 하면서 이곳 영국에서 설명을 하면 아애 이해를 못합니다. 그런 규칙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이슬람 국가 같은 경우는 더 심하게 단속을 한다고 하네요. 그런데 재밌는 것은 터키의 경우, 학생규칙에 수염을 기르면 안된다고 써있다고 합니다. 이건 아마 우리나라 학생들이 이해하지 못할거예요. 터키 사람들은 수염을 아주 멋으로 기르고 있거든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두발 규제라는 것이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학생들의 외양에 대한 통제, 좀더 쉽게 말해서 '어려서 부터 멋부리는 것이 좋지 않다' 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 같아요.

    아마 이 점에서 아드님이 고민할 것 같습니다. '어린애'들은 멋부리면 안되냐는 생각이 근저에 깔려있겠지요. 저도 이 점에서는 불만이 있습니다. 요즘은 학생들 교복도 아주 세련되고 디자이너가 직접 만든 것이 많잖아요. 그만큼 예전과 달리 패션에 민감하고, 부모님들도 자식들이 멋지게 학교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큰 것 때문이겠지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두발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문제에 접근할 때 필요선과 필요악의 관점을 적용해 볼수 있지 않을까 해요. 학교에서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모범스러운 생활을 하는 학생들에게 두발 규제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심하지만, 그것이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멋'이라는 관점을 벗어나, '공동이익'이라는 시아로 전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다시 쉽게 말해서 100명의 학생 중 99명이 염색하고 파마해도 학교 생활을 잘 한다 할지라도 혹시 모르게 1명이 이 때문에 탈선을 하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 1명의 희생자를 방지하기 위해서 99명이 함께 서로를 규제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가벼운 댓글을 남길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제 의견이 모자간의 아름다운 토론에 방해가 된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참 보기 좋은 모습입니다.

    2009.01.06 03:07 신고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늘도 아들은 두발 규제 문제로 이의를 제기하고는 있습니다. Big Gun님의 댓글을 보니 조금은 수긍은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자신이 포기해야 하는 것아 아직까지는 커보이고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완전하게 떨치지는 못한거 같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과정이 바로 성숙하는 과정이겠지요. 세상 살이가 정말 자로 재듯하는 것은 아니고, 모순된 삶이 때로는 인간적인 삶이라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아 갈테지요.

      멋진 댓글 감사드립니다. 아들도 Big Gun님의 귀국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2009.01.06 21:37
  7. Favicon of http://www.gwb.kr BlogIcon 그레이트C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중학교 3학년입니다. 거의 모든중학생들이 두발문제로 불만을 제기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물론 저도 그렇습니다.. 오늘도 머리를 잘랐는데...ㅠㅠ 너무 어색하네요..

    정말 쓸데없는데 신경을 쓰는것같아 뭔가 잘못되었다는것을 느낍니다. 정말 일방적인 교칙을 정해놓은 이런학교들.. 그리고 지키지않으면 무조건 체벌을 한다는것은 썩어빠진 "것" 같습니다.

    2009.06.14 21:12
  8. Favicon of http://leetaegyung.tistory.com BlogIcon 내일은_맑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중학교 올라가는 학생입니다.

    공감하네요. 과연 머리를 자르지 말라는 원초적인 방식으로

    아이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자유와 사랑이라는 방식의 교육을 안겨주었으면 좋겠네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

    2010.01.24 23:03 신고
  9. Favicon of http://blog.naver.com/john9435 BlogIcon RockR2theMAX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현재 고1인 남학생입니다.
    저는 지금까지도 두발문제에 불만을 갖고있죠...
    초5학년 2학기때부터 중1 끝무렵까지 미국에 살았기 때문에 불만은 더더욱 많답니다...
    거기서 선생님들 한테서 "너의 일상생활인데 남이 뭐라고 해서 들을겁니까? 그럴필요 없습니다! 자기 일상은 자기가 정하는 겁니다,"하는 교육을 받고와서 그렇죠.
    버지니아 공대에서 조승희 사건이 일어났을때도 "걱정마렴, 총살을 한건 조승희지 한국인 전체가 아니고 너도 아니잖니."라고 하셔서 '아, 이 분들은 개개인을 존중할줄 아는구나'할 정도로 감동을 주시기도 하신 분들이죠.

    저는 승객님의 아드님처럼 말을 잘하는것도 아니고 미국에서 살다보니 개인적인 자유를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다 보니까 한국 학교의 두발규정이 엄청난 쇼크를 주고 제 논리를 펴지도 못하고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는것을 느끼게 되었죠.

    한번 제 미국친구들에게 한국에 두발규정이 있다고 말하니까 그걸 갖고 완전 장난을 치더군요.
    (예를들어 "헐, 진짜??? 그럼 얘랑 얘랑 얜 퇴학?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면서요.)

    어쨌든 두발규정같이 사생활을 일일히 참견하는것은 선진국에서는 보기 힘든것 같습니다.
    이런 면에서는 아직 우리나라가 의식적인 면에서는 선진국에 다다르긴 멀었다고 봐야겠죠.
    일단 교육에 대한 옛날 일제시대, 박정희, 전두환 때의 안 좋은 관습들을 깨끗히 잊음으로써야말로 의식적인 면에서 선진국으로 나아갈수 있게되기를 항상 기도하고 있답니다.^^

    2010.08.13 20:46
  10. 지식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운<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100빼 빠른영어공부 기적의 영어공식7을 이용하세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내병은 내가고친다.<!<font color=#ffffff></font>

    2010.12.04 20:22
  11. Favicon of http://ab588.qookdown.kr BlogIcon 영어공부혁명 영어공식★클릭하세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λ식й<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100빼 빠른 기적의 영어공식 무료다운 체험 . 늘! 건강하시고 변화를 이루어 갑식다,< 내 병은 내가 고친다>정<font color=#ffffff></font>보<font color=#ffffff>㎔</font>

    2010.12.13 09:42

처음 이 책이 나왔을 때 섬기는 부모가 자녀를 큰 사람으로 키운다라는 제목이 엄마인 제 가슴을 울리는 것 같아 손이 갔습니다. 일단 구매를 했지만 3일 후 해외 출장을 가게 되었고 돌아와서는 매우 분주한 시간을 보내느라 책은 3년간 책장에서 그대로 꽂혀 있었습니다.

 

최근에 이 책에 다시 손에 가게 된 것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엄마라고 생각했는데 아이의 사춘기 앞에서 맥없이 잃어가는 자신감 회복과 아들과의 소통법을 터득해보자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이 책에는 여섯 자녀를 모두 예일대와 하버드대에 보냈고, 한 가족이 모두 합쳐 11개의 박사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유명한 前 예일대 교수 전혜성 박사님이 자신의 여섯 자녀는 물론 수많은 한국계 젊은이들을 세계를 움직이는 리더로 키워낸 교육의 노하우가 담겨 있습니다.

 

50여 년간 봉사활동으로 동암문화연구소를 이끌면서 차세대 지도자를 양성하고 지도한 저자는 21세기 세계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리더로 키워 내기 위한 오센틱 리더십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센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은 섬기는 리더십입니다. 진정한 리더는 스스로를 섬기고 타인을 섬기고 세상을 섬기므로 오센틱 리더십이야말로 진정한 리더로 성장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실천 덕목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오센틱 리더를 키우는 일곱 가지 덕목으로 뚜렷한 목적과 열정을 가르쳐라, 맡은 바를 충분히 다할 때는 자기 완성도 이룬다, 일생에 걸쳐 정체성을 정립시켜라, 덕이 재주를 앞서야 한다, 창의적인 통합력이 아이를 살린다, 역사적이고 세계적인 안목과 시야를 길러라, 진실한 마음을 얻는 대인관계의 힘을 경험하게 하라고 정리했습니다.

 

또한 부모는 자식들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희생해서는 안되며, 부모와 아이가 행복해지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자 스스로도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면서까지 희생한 어머니가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 삶의 주체로 우뚝 서기 위해 항상 공부하고 봉사하면서 어머니의 역할과 조화롭도록 노력해왔다고 했습니다. 부모가 지속적인 자기계발을 통해 자기 삶을 찾고 사회에서 적절하게 봉사하는 모습을 아이들이 직접 보고 배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롤 모델이 되어야 하는 것, 바로 그것이 섬기는 부모가 되어야 하는 이유라고 합니다.

 

한 가족이 11개 박사학위를 딴 저자 집안과 우리 가족은 다르다고 생각했기에 어쩌면 부러운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부분에서는 모두가 똑 같은 위치에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실로 고귀한 가치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교육열만큼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한국의 어머니들이 진정으로 아이를 위한다면 부모 먼저 내 아이만 잘되면 된다는 식의 이기적인 발상부터 버려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아프게 와 닿습니다. 나와 남이 모두 잘되는 공동의 요구와 목표, 즉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도록 가르침으로써 남을 돕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문제도 풀 수 있는 네트워크서포트(지원) 시스템이 아이에게 힘과 지혜를 준다는 메시지가 가슴을 울립니다.

 

저자의 집안이 부러웠고, 남보다 앞서라고만 아이를 몰아 부쳤던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남과 함께 보다 높은 가치를 위해 자신과 남이 함께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아이를 길러내는,  진실로 섬기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새겨봅니다. 해답은 결국 제 안에 있었던 것입니다.

6학년에 접어들면서 아들과의 관계가 전보다 조금씩 삐걱거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엄마와 자주 싸우는 원인이 자신은 남자이고, 엄마는 여자라서 엄마가 자기를 이해 못하기 때문이라고 몰아 부치고는 쌩~하니 자신의 방문을 닫아 버립니다.

 

갑자기 아들의 입에서 튀어 나온 성 차이라는 말에 놀랍기도 하고, 또 엄마의 말에 억지를 쓰는 아들에게 화도 나고 배신감도 느껴집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아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려고 했고, 아들을 위하여 항상 정보의 레이더를 놓지 않았고, 설득이든, 감언이설이든, 아들의 동의를 구하려고 노력했기에,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훌륭하다고 자랑스러워했던 아들이었는데 영광스러웠던 과거는 슬픈 추억으로 다가서나 봅니다

 

솟아오르는 화를 꾹꾹 누르며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어떻게 다른 거야?

남자는 여자를 보호해야 하는 거에요.

그럼 너는 엄마를 보호해야 하는 거네. 그런데 요즘 엄마는 보호받는 거 같지 않은데?

그건 엄마가 먼저 화를 내기 때문이잖아요.

엄마가 화를 먼저 낸다는 것은 너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다른 것 같은데.. 그렇다면 엄마가 화를 참으면 너도 참을 수 있을 거 같아?

아마도요…”

 

아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사춘기에 접어들었습니다남자와 여자를 구분하여 생각하고, 자신이 남자라는 사실을 인식해가고 이야기를 좋아하고 많이 하던 이전의 시간들에 비해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방문을 닫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외모에도 부쩍 관심이 많아지고, 속옷은 트렁크로, 겉옷은 라운드티보다는 어른들처럼 Y셔츠 모양의 남방과 재킷을, 신발도 이전의 간편한 찍찍이 운동화에서 스니커즈나 랜드로버 등의 보다 남성답고 멋스러운(?) 것들을 고집합니다.

 

자신의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을 혼란스러워 하면서 제게도 억지를 부리고, 스스로 좌충우돌해가는 아들을 보면 대견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됩니다. 아들의 억지에, 나태함에, 부정에 얼마나 인내할 수 있는 엄마가 될 것인지에 사실 자신이 없습니다. 이전까지 한석봉의 어머니와 같은 카리스마형의 엄마로 아들에게 인식되었던 제가 함께 더불어 인생을 지켜봐 주는 이성적이고도 참을성 있는 파트너로서의 엄마가 되기란 요즘 같아선 정말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하여 한 발씩 앞으로가는 아들에게, 이제는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주는 친절한 엄마가 아니라 아들이 상처를 아파할 줄 알고, 상처가 치유되면서 견고해지는 자신의 강인함을 깨달아 가는 것을 인내롭게 기다려야 할 시기라는 것을 느낍니다. 아들의 억지와 불합리에도 조용히 지켜봐주고, 거울과 같은 존재가 되기 위해서 저도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함을 절감합니다. 아들이 남자라서 여자인 엄마가 이해하지 못한다는 우리의 오해가 풀리고, 서로를 신뢰할수 있는 시기를 더 빨리 당기기 위해서라도...
 

아들의 사춘기가 아들에게는 성숙이, 제게는 인내가 순간순간 함께 하는 시기이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5학년 까지도 여자친구에 대해서 물어보면 관심도 없고 시큰둥하던 아들에게서 한달 전쯤 여자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뭔지 모를 서운함이 가슴에서 저며왔지만 어쨌든 신기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다른 반 친구인데 아들이 자기를 좋아하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결국 짝사랑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아들의 짝사랑은 유치원 때 친구였고 그 당시에는 오히려 그 친구가 아들을 더 좋아했었습니다. 당시 재롱잔치에서 본 그녀의 엄마가 제게 살짝 귀띔해 주었습니다. 집에 오면 아들의 이야기만 했었다고. 아들에게 그 때의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일말의 희망을 찾은 듯 정말이냐고 되묻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많은 사람 앞에서 개그맨 흉내도 잘 내고, 발표도 당당하게 했던 아들은 의외로 사귀자는 말을 못하겠다고 합니다. 만약 그 친구가 거절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는 눈치였습니다. 엄마로서 도와주고 싶어서 토요일에 집에 데리고 오면 맛있는 점심을 해주겠다고 약속해주고, 또 앞으로 다가올 생일에 초대를 하라고도 했고, 정말 좋으면 당당하게 사귀자고 말해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웬일인지 아들은 용기를 내지는 못하고 등 하교 길이나 학교, 태권도장에서 서로 엇갈린 수업 시간대에 스쳐가면서 마음만 태우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태권도장에서 심사가 있는 날이었는데 그 여자 친구가 아들에게 말을 건넸다고 자랑을 했습니다. 아들이 학원에 간 사이에 태권도장에 전화해서 이런 저런 생활을 묻고 아들의 짝사랑에 대해서 은근히 사범님께 물어 봤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애에게는 이미 남자친구가 있다는 비보를 들었습니다. 사범님께서도 서로 태권도하는 시간이 달라 아들이 아직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그애의 남자친구는 아들과도 친구 사이입니다.

 

저녁에 학원에서 돌아온 아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고민하다가 저녁을 먹으며 아들의 생각을 알아보았습니다.

 

있지.. 혹시 그 애 남자 친구 있지 않을까?

글쎄요. 그런데 아마 없을걸요?

만약, 그 애가 남자 친구가 있다면 어떻게 할거니?

.. 그럼 할 수 없지요. 남자 친구를 인정해야죠

그럼 포기할 거니?

아뇨. 아마도 겉으로는 , 남자 친구가 있구나라고 하겠지만 속으로는 골키퍼 있다고 골을 못 넣는 건 아니야라고 생각할거에요. 그리고는 제가 더 멋있는 사람이 되어야죠

맞아. 정말 좋아하는 사람 있다면 네 진심을 당당하게 말하는 것도 좋은 일이야. 용자만이 미인을 얻는다고 했거든. 그런데 상대방이 싫다고 하면 깨끗하게 포기해야 해. 왜냐하면 좋아하는 마음이 서로 같아야 기쁜 거니까.

그건 저도 알아요. 정말 저를 싫어하면 남자 친구가 될 수 없죠

그런데 엄마도 네가 노력해서 멋진 사람이 된다면 어쩌면 그 애가 너를 좋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하늘은 노력하는 자에게 기회를 주거든.

걱정 마세요. 노력을 해볼 거에요. 뭐든 자신 있게,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하셨잖아요.

 

지금까지 아들은 엄마에게 수다스럽고, 떼를 쓰고, 장난꾸러기로만 생각했는데 어느새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기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 가는 남자가 되어 갑니다. 이제부터는 엄마의 간섭이나 귀띔이 아니라 자신의 경기를 뛰고 있는 아들의 의지와 노력이 견고해지도록 마음으로 힘찬 응원을 보내야겠습니다. 아들이 어쩌면 가슴 아픈 짝사랑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그 아픔이 아들에게는 성숙이라는 멋진 열매를 가져다 줄거라 믿어 봅니다.

 

오늘 밤은 아들의 사랑이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하느님께 간절하게 빌어 봅니다.

 

 

  1.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BlogIcon 호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짜슥.. ㅋㅋㅋㅋㅋㅋㅋ
    대견해요.. 옆에있음 머리라도 스윽스윽~ 쓰다듬어 줄텐데.. ^^

    낼이 철이 생일이죠? 만약 낼 깜빡하면(바빠서) 호박이모가 미리 추카했노라~ 전해주세효^^
    그리구 철이모친님두 철이낳으라 수고하셨쎄여~
    미역국 공평하게 나눠 드세요^^ ㅋㅋㅋㅋㅋ

    2008.06.05 18:26 신고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전에는 집에서 준비를 했었는데 요즘 엄마가 바쁜 걸 이해하는지 외식!을 하고 싶다고 해서.. 친구들이 좋아하는 핏자와 치킨이 가능한 곳으로 자리를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지난 해까지는 차별없이 친구를 좋아해야 한다며 반친구들 다 초대하던 철부지가 이제는 엄마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서인지.. 소수정예 10명으로 압축했다고합니다.^^
      내일은(아니 벌써 오늘이군요..) 무척 바쁠거 같습니다. 낮에는 아들 친구들과 저녁에는 온가족들과..
      성철이가 호박 누님(꼭 누님이라고 하네엽..^^)께 감사하다고 하고요~ 항상 저희 엄니께 멋진 음식 조언을 부탁한다 전합니다~ 끄응...

      2008.06.06 02:16
  2.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BlogIcon 호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짜슥.. ㅋㅋㅋㅋㅋㅋㅋ
    대견해요.. 옆에있음 머리라도 스윽스윽~ 쓰다듬어 줄텐데.. ^^

    낼이 철이 생일이죠? 만약 낼 깜빡하면(바빠서) 호박이모가 미리 추카했노라~ 전해주세효^^
    그리구 철이모친님두 철이낳으라 수고하셨쎄여~
    미역국 공평하게 나눠 드세요^^ ㅋㅋㅋㅋㅋ

    2008.06.05 18:26 신고

6학년이 되더니 아들은 뽀얀 아이적 모습에서 손과 발, 그리고 뼈대가 부쩍 커지면서 여린 모습보다는 뻣뻣한 남자로 변해감을 느낍니다. 그런 아들에게 최근에 공포의 대상(?)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여드름.

 

아들은 피부가 하얀 편이라 사람들로부터 간혹 피부 미남이란 소리를 들어서 왕자병에 사로 잡히곤 합니다. 게다가 어렸을 적부터 만화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아서 2학년 때는 테니스의 왕자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매일 다른 두건을 쓰고 다녀서 주변에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아들의 머리가 직모라서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사방을 향하고 있어 퍼머를 해서 아침에그나마 정리가 되게 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머리를 길게 길러서 태왕사신기의 담덕처럼 묵고 다니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작정을 하고 기르고 있는 머리라 길어질수록 정말 지저분하고 볼품이 없습니다. 매번 볼 때마다 온 가족이 나서서 제발 머리 자르거나 머리띠를 하라고 잔소리를 해도 담덕 처럼 머리를 휘날릴 날만을 기다리는 아들은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결국 아들은 머리띠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여드름 때문. 아들에게 여드름이 생기는 이유와 더불어 그를 방지하려면 얼굴을 잘 씻고, 얼굴에 이물질이 닿지 않도록 해야 하고, 평상시 여드름의 주요 원인은 머리카락 때문이라고 겁을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남자용 머리띠를 착용하고, 평소에 잘 씻지도 않았는데 자주 머리도 감고, 샤워도 하면서 나름 자신의 피부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게으름이 아직 배어 있는지라 침대에서 책을 읽다가 잠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할머니께서 씻고 자라고 타일러도 꿈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비법을 하나 가르쳐 드렸습니다.

 

너 안 씻고 자면 아침에 여드름이 바로 수두룩해진다!”

 

아들은 깜짝 놀라 바로 목욕탕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한 10분 이상 씻고 나옵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다양한 상황과 마주하게 되는데 최근 사춘기에 돌입한 아들로 인해 매일 놀라운 일들이 연속됩니다. 그리고 아들은 전보다 관심을 갖는 것들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어릴 적에는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기는 했지만 주로 엄마의 가이드라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 어른과 아이의 중간 단계에 들어서면서 갈등의 시간이 잦아집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모가 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절감합니다.

 

이전 까지는 옳지 못한 것을 바로 지적하는 엄한 엄마의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보다 가까운 친구이자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으로 아들과 마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신의 신체 변화와 더불어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아들에게는 이해되지 않을 것들이 많을 테니까요.

 

오늘은 여드름 치료제에서 여드름 피부용 스킨과 비누를 선물하면서 아들의 또 다른 변화를 살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외모지상주의가 다가 아님을 아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아들아 나도 너의 사춘기가 정말 공포스럽구나!

  1. Favicon of http://basilica.co.kr BlogIcon 바실리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시절 생각이 나게 하는 글 입니다.
    저 역시 여드름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잘 생긴 아들 씩씩하고 건강하게 키우시길....

    2008.04.30 12:49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남자들은 그리 큰 고민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들을 통해 심각한 고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다만.. 그렇게 느끼게 하는 것이 외모지상주의로 치닫는 사회현상이 아닌가해서 고민이 되네요.

      그냥 나무라기 보다는 아들을 제대로 설득해야하는데.. 잘될지 걱정입니다. 저 또한 감정이 먼저 나가는 엄마이다보니..^^

      2008.04.30 13:58
  2.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BlogIcon 호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꺄악~~~~~~~~~~~~~~ 왜 승객님이 아들래미한테 꼼짝 못하나 했더니.. 꺄울^^
    너무 훈남에 카리스마가 좔좔좔~ 흐르잖아요! 이거^^

    사진상으론 여드름이 잘안보이는뎅.. 흐흐흐~ 오똑한코랑 빠알간 입술좀 보라지^^ 멋져부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말엔 승객님표 돈까스로 아들래미한테 사랑 듬뿍 받으세효^^ 잇힝~

    2008.05.02 12:18 신고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앞머리를 들춰내면 한 두개씩 나기 시작하고요..
      코잔등에도 하나씩...
      저 모습이 카리스마가 아니라 절 꼬나보는 모습이지요..

      사춘기. 신경을 안쓸수도..쓸수도..저도 뒤죽박죽입니다..헐~

      2008.05.02 17:23
  3. Favicon of https://janghp.tistory.com BlogIcon 지킬박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빠르군요. 우리 큰놈은 중1인데 아직...

    2008.05.03 16:13 신고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아들은 사고가 조금 독특(제게는 별로 달갑지 않은 개성)해서 유난스러운것 같습니다. 그걸 즐기는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요새는 개성을 충분히 살려줘야 한다고 기를 죽여서는 안된다고 주변에서 만류하는 편이라 일단은 지켜보고 있는 중이랍니다.

      한데..사춘기..요새 세상이 하수상하니..걱정이 많이 됩니다..-.-

      2008.05.07 11:10 신고

수학 단원 평가를 보고 온 아들이 점심을 먹으면서 말을 던진다.

 

엄마, 오늘 수학 시험 볼 때 선생님이 안 계셨거든요. 그런데 어떤 애가 큰소리로 자꾸 커닝을 했어요. 그래서 집에 오기 전에 선생님께 말씀 드렸어요

 

그래? 그런데 선생님께 미리 말하기 보다는 그 친구에게 커닝은 별로 좋은 게 아니니까 다음에는 그렇게 하지 말자라고 친구에게 기회를 주면 좋았을 거 같구나. ”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애는 전에도 몇 번 그랬어요. 그리고 제 말에 별로 신경도 안써요.”

 

그럼 네가 좋아하는 용재가 그랬다면 그래도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을까?”

 

. 용재라해도 그렇게 했을 거에요. 하지만 용재는 그런 행동을 하는 아이가 아니에요

 

그래. 네 말이 맞아. 그런데 엄마는 혹시나 네가 고자질하는 아이로 오해받을까 걱정이다

 

엄마, 그건 고자질이 아니에요. 만약 제가 커닝한 애에게 엄마 말씀처럼 이야기하면 그 애는 너나 잘해! 그래 너 잘났어! *뎅아~!! 그랬을 거에요. 커닝한 것은 창피하고 미안한 건데 오히려 당당하게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거잖아요. 앞으로 사람들이 정말 나쁜 행동을 했는데도 그게 처음이면 항상 용서를 해주는 건가요? 그리고 큰 잘못이 아니면 그냥 용서해줘야 하나요?”

 

아이가 자라면서 상황에 맞게 적절한 교훈을 주는 것이 쉽지 않다. 아들이 바람직한 행동을 했음에도 그 행동을 칭찬하기 보다는 세상과 타협하는 방법을 먼저 가르치려 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된다. 물론 아이들이 자라면서 친구들과의 갈등하는 과정도 필요한 성장의 한 단계이다.

 

하지만 학원폭력이 이젠 사회적 문제로 자리잡았고, 아이들은 일상 대화에서 친하지 않은 친구들에게 심한 욕이나 비방 등 날카롭게 반응하고 있다. 해서 나는 아들이 혹시 모를 불상사를 당할까 어떤 친구들과도 원만하게 지내기를 바래왔다. 그러나 이런 나의 기우가 어쩌면 불의와 타협하도록 은연중에 묵인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막 사춘기에 접어들어 감정의 변화가 심한 아들은 이제 세상의 모든 것들이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체험을 통해서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세상과 타협하는 방법도 조금씩 익혀갈 것이다. 내가 미리 그 방법을 알려주지 않아도, 내 방식 대로가 아니라 아들의 방식대로 세상과 부딪치고, 상처도 받고, 절망도 하고, 극복도 해가면서 말이다.

 

아들이 생각하는 바른 삶에 대해 나도 좀더 깊이 고민하고, 조언할 수 있어야겠다.

  1. Favicon of http://mepay.co.kr BlogIcon mepay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 결혼도 안했고, 아이도 없고, 키워보지도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참 쉽지 않겠습니다.
    그나저나 아이가 존댓말도 하고, 참 바르게 컸네요.
    저는 엄마한테 존댓말을 안하거든요..^^

    2008.04.21 23:36 신고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마도 좋은 성품을 지니셨으니 결혼을 하시고 아이를 양육하실 때도 분명 좋은 부모님이 되실 것입니다. 또한 아이도 바르게 자랄 것이라 믿습니다. 아이를 기르면서 저도 지금까지 겪지 못했던 또다른 인생의 다른 면면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쉽지 않지만 그래도 노력해봐야하겠지요.

      2008.04.22 15:54 신고
  2.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BlogIcon 호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정말.. 존댓말 쓰는 아이는 무조건 이뻐라~하는 경향이 짙답니다^^
    그만큼 존댓말 쓰는 아이가 없어요(없어도 너무 없어요~) <--- 호박주변에만 그런가???

    암튼 반말로 엄마 그랬어? 저랬어? 하는 아이들보면 꿀밤한대 때려주고 싶은데..
    우왕.. 울승객님 아들래미는 역시^^ (원래 바른아이들이 호박을 더 좋아한다는.. 엉?)

    오늘도 혼자 쓸데없는말 주절주절 떠들다 가욘^^; 히~

    2008.04.23 17:22 신고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호박님의 인기척만으로도 즐거워지니 아무래도 호박님께 상사병이라도 날 것 같습니다..^^

      아들래미가 평소에는 존대말을 하는데.. 화나면 가끔 반말한답니다.^^

      2008.04.24 02:08

3학년 때까지는 엄마를 훌륭한 사람이라고 믿고 대체로 나의 의견을 존중했던 아들이 4학년이 되면서 뭔가 달라졌다. 의견을 내놓는 수준을 벗어나 감정을 표출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라는 단서를 달곤 했다.

 

그전까지 온순하고, 성실했던 아들에게서 을 느끼면서 아들과 난 조금씩 대화의 톤이 높아지곤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잦아지면서 감정을 함께 표출하기 보다는 뭔가 새로운 변화에 대해 아들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4학년 중반의 어느 날 대화를 시작했다.

 

그런데.. .. 요새 그렇게 엄마가 못 마땅하니? “

아니.. 그런 건 아닌 데…”

전에는 성철이가 참 착했는데 요새는 말도 안 듣고 소리도 치고 그러지?”

그건 말이지내가 사춘기라서 그래..”

 

사춘기라, 마냥 어린 아이인줄 알았던 아이의 입에서 사춘기라는 말을 듣는 순간 한동안 말을 잃었다. 사실 요새는 아이들의 발육상태가 좋아지고, 또한 전보다 얻어지는 정보의 양이 쏟아지면서 아이들의 사고 또한 내가 보내온 사춘기와는 다른 모습을 나타낸다. 그래도 난 아들의 사춘기는 중학생이 되어서야 이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는 어느새 그 시기에 이른 것이다. 4학년 초에 학부모 간담회에서도 선생님께서도 4학년 때부터 사춘기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있고, 예민해지는 시기이니 부모들의 보살핌을 강조했던 기억이 새롭게 느껴졌다.

 

하지만 사실 사춘기가 무슨 벼슬도 아니고, 마냥 엇나가는 것을 받아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이야기 했다.

 

사춘기가 무슨 벼슬이라 생각해선 안돼. 그건 누구나 겪기 때문에 너만 특별한 것은 아니야

그래 엄마. 나도 알아

그런데 엄마는 걱정이구나, 성철이가 자주 공손하지 못한 태도로 어른들을 대하고, 엄마에게도 억지를 많이 부리는 것 같아, 언제까지 엄마가 참아야 할까?”

 

난 내심 아들이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고 고치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할거라 기대했다. 그러나..

 

한데 엄마.. 3년만 고생해, 사춘기는 3년 정도 걸린 데….”

 

하긴 사춘기의 시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니만큼 이성적인 판단이 어렵고, 자신의 의지조차 변하기 쉬운 시기이다. 그래서 아이는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을 솔직하게 답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사춘기는 아이가 바람직하게 성숙할 수 있는 통로의 시기이며, 아들과 나의 관계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시기이기도 하다.

 

아들의 "3년만 고생하라"는 말이 그저 흘리는 말이 아니라 나의 새로운 3년을 준비하라는 은근한 압박으로 느껴지는 요즘이다. 아이가 더 자라 군대를 갈 시기가 되면 또 다른 나를 준비해야 한다면 어쩌면 지금은 성실하게 연습해 볼 수 있는 시기일지도 모르겠다.

 

좀더 가까이 아들의 눈높이로 다가가야 할 시기인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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