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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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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12 계획표는 80% 달성하면 성공 (4)

제야의 종소리가 들릴 때 TV 앞에서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저마다 새해 소망을 빌었습니다. 이제 중학생이 되는 아들도 아마도 무엇인가를 다짐하는 듯한 결연함이 보였습니다.

 

불과 여름방학이 되었을 때만해도 방학의 기쁨과 해방감으로 들떴었는데 중학생이라는 중압감이 느껴지는 지 이번 방학 때는 아들에게서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친했던 친구들이 저마다 선행공부를 한다, 유명 학원으로 시험을 보러 간다는 말도 들으니 자신도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었나 봅니다.

 

방학하기 전부터 자신이 가고 싶은 대학의 엠블럼도 책상 앞에 붙여 놓고, 방학하기 전에는학교와 학원 선생님께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여쭈어보기도 하고 함께 계획표를 만들자고 성화를 부렸습니다.

 

일단 아들과 함께 엑셀로 방학 계획표를 작성했습니다. 만들어 놓고 보니 하루에 수면 8시간, 휴식 및 식사로 4시간, 공부하는 데 10시간, 독서하는 데 2시간이라는 일정 속에 영어, 수학, 한자는 매일, 국어 사회 과학은 격일로 자습서와 문제집 2-3권을 완성하고 50권의 독서록까지 목표로하는 그야말로 숨막히는 일정표가 되었습니다.



이제 중학생인데 이런 압박감에 시달려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저도 어쩔 수 없는 교육공화국 대한민국의 엄마였습니다. 안스러운 마음보다는 어딘가 있을 허수의 시간에 촉각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이 빡빡한 시간표 앞에서는 아무 할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불안한 마음에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이거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럼요. 저는 충분히 할 수 있어요. 휴식도 충분히 넣었어요.

그런데 혹시라도 하루가 펑크난다거나, 혹은 미뤄지게 되면 양이 만만치 않아 그걸 다 하기가 쉽지 않을 거 같은데 그렇게 되면 계획은 무산이 되고 말텐데…”

그래도 저는 할 수 있어요.

 

그렇게 시작된 아들의 계획표는 며칠은 제법 잘 지켜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족 행사나 친구들이 갑작스레 찾아온다거나 하는 변수들로 매일 해야 할 목표는 서서히 무너졌습니다.

 

매일 8 기상도 전날에 늦게까지 책을 본다거나 TV를 시청하면서 9, 심지어는 10 일어나서 밥을 먹으면, 어영부영 오후가 되고 하루의 일정표 중에는 학원에 가서 공부하는 시간만 지켜가고 있는 셈이었습니다. 2주일을 그대로 보고 있다가 물었습니다.

 

네 계획표 잘 되고 있니?

“……….

계획표를 수정해야 할 것 같지 않을까?

왜요? 이 계획표가 별로 안좋은가요?

아니. 계획표가 문제 있는 것이 아니라 네가 실천할 수 있는 계획표인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아.

지난 번에 네가 꼭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획표였는데 지금은 지켜지지 않는 것 같아. 이 계획표는 네가 스스로 만든 것이고 네 자신이 노력하겠다고 만든 것인데 지키지 못하면 방치되고, 네가 하려고 했던 것들을 아예 할 수 없을 거 같은데…”

저도 사실 고민돼요. 꼭 실천하고 싶었고 실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자꾸 무너지게 되니까 계획표대로 하는 게 더 싫어지는 것 같아요.

네가 세운 계획표는 잘 못된 것은 아니야. 다만 너무 무리하게 하면 너를 위한 계획표가 오히려 너에게 부담을 줄 수 있을거야. 물론 너도 잘하고 싶었고, 열심히 하고 싶어서 잡은 것일텐데 처음부터 준비하는 시간을 생각지 못한 것 같아. 중학생이 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긴장이 되어서 그런 것 같구나.

네 다른 친구들이 학원도 많이 다닌다고 하니까 걱정되었어요.사실.. 그리고 또 쉽게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냥 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는데 게을러지기도 하고.. 저도 사실 잘못했죠.

사실 계획표는 80%만 달성하면 성공하는 것이란다. 세상의 모든 일도 모두 100% 완벽하게 되는 것이 없거든. 미처 못 달성하지 못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어야 또다시 목표를 잡을 수 있는 것이지. 그렇다고 미리부터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면 안되겠지. 목표는 최선을 다해 이루도록 노력해야겠지. 그럼 네가 부담스럽지 않고 실천이 가능한 계획표를 다시 세워서 이번엔 후회없도록 하면 어떨까?

. 적어도 80%는 실천할 수 있는 계획표를 다시 짜볼께요.

 

아들은 다시 계획표를 짜느라고 끙끙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들에게 실천 가능한 목표를 잡으라고 조언을 하고 있는 저 자신도 사실은 지금까지 80%의 목표를 달성해왔나 생각해보면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매 순간 신기루 같은 목표 속에 살면서 나는 왜 안되지 하면서 나 자신을 탓하기 보다는 주변이나 상황 탓을 하고 핑계를 찾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해 아들의 새로운 계획표와 함께 제 자신도 실천가능한 80%의 목표로 새해 계획표를 다시 짜보아야겠습니다.


  1.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을 보고 막 웃었어요.
    저도 방학 시작할 때, 생활 계획표를 빡빡하게 짰다가, 거의 실패하고 지키는게 몇가지 안남았거든요. 생활 계획표를 버리느냐, 다시 짜느냐 갈등하고 있었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래도 형아는 그 빡빡한 계획표를 며칠간은 지켰군요.
    솔직히 저는 하루만에 무너졌답니다.^^

    2009.01.13 09:02 신고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계획을 세우다 보면 욕심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봐요.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지를 얼마큼 실천해 가느냐겠지요.

      힘들어도 무엇인가를 해냈을 때의 기쁨이 참 큰 것인데 우리는 그것을 곧잘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형아의 새로운 계획표는 멋지게 성공했으면 좋겠네요.^^

      2009.01.13 13:56
  2.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BlogIcon 호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한번 맘을 가다듬고~ 작심삼일 안되게.. 철이도.. 승객님도.. 잘 실천하시길 바라고용~
    연말쯤 가서 튼실한 결실 맺으시길 바랄께요^^

    "2009년 새해가 밝았쎄요~"라고 인사한지 하루지난것 같은뒈
    어느새 1월말.. 그리고 설날~ (엄훠! 곰방 호호할매 되겠어여~ 흐엉!)

    '쫌' 흔한 인삿말이지만 그래도 제일 필요한 인삿말^^
    "새해에도 건강하시궁~ 복 많이많이 받으세욥!"
    2009년도에도 더 친하게 지내요(^ㅇ^)/

    .*" "*.*" "*.
    * ● ● *
    '*./■ ▲\*'
    " *.* " 까치까치 설날~ 잘보내시구요^^;

    2009.01.22 15:57 신고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마나~~ 호박님!! 와락~!!!!!!
      감사합니다!!! 인기 블로그 호박님의 손길을 받잡다니... ^^

      올해도 무척 많이 바쁘실 호박님이시겠지요?
      그래도 늘 건강하시고요~
      언제나 블로그에서 기쁨과 웃음을 선사해줄거라 믿습니당~!

      2009.01.2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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