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라디오 방송을 듣게 되었습니다. EBS에서 하는 영어교육 시간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짧은 이야기 속에서 긴 여운의 감동이 남았습니다.
오래 전 외국의 한 마을에 테스라는 7살 소녀가 살았습니다. 그 소녀에게는 5살의 앤드류라는 남동생이 있었는데 앤드류는 몹시 아팠습니다. 앤드류는 큰 수술을 받지 않으면 가망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수술을 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했는데 테스의 집은 몹시 가난해서 수술할 형편이 못되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 테스는 잠들기 전에 걱정과 한숨이 섞인 부모님들께서 하시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되었답니다.
“우리 앤드류에게는 기적이 필요해. 기적만이 앤드류를 구할 수 있어”
다음날 테스는 자신이 그 동안 자신이 아끼고 모았던 돼지 저금통을 들고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말했습니다.
“선생님, 기적이란 약을 파시나요?”
소녀의 이상한 질문에 놀란 의사선생님은 물었습니다.
“아니, 그런 것은 여기서 팔 수가 없단다. 그런데 왜 그게 필요하지?”
“우리 부모님께서 제 동생 앤드류는 기적이 있어야 살 수 있다고 하셨거든요. 그러니 저는 기적을 꼭 사서 동생에게 주고 싶어요.”
의사선생님은 잠시 생각하다 다시 물었습니다.
“그래, 돈은 얼마나 가졌니?”
“1달러 11센트요. 만약 모자라면 더 모아 올게요”
그 의사 선생님은 당시 그 나라에서 가장 유명하신 의사 선생님이었는데 소녀의 이야기를 다 듣고는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내가 그 기적을 너에게 팔도록 할게. 동생을 꼭 낫게 해줄게”
그 뒤 테스의 동생 앤드류는 그 의사 선생님께 수술을 받아 건강한 청년으로 자랐습니다. 테스의 부모님들이 “앤드류가 어마어마한 비용이 드는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우리에게 기적이었어.”라고 옛 추억들을 떠올릴 때마다 앤드류는 얼마였냐고 물었습니다. 그 때마다 테스는 조용히 웃었답니다. 그 기적의 값은 그녀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었습니다.
테스의 가족에게 기적의 가치가 1달러 11센트는 분명 아니었지요. 소녀의 순수한 마음과 강한 믿음이 그녀의 동생을 소생시켰던 것입니다. 절망의 한 가운데서도 포기하거나 주저하지 않고, 간절하고도 강한 믿음이 있었기에 그녀는 동생을 살릴 수 있었고, 가족들이 다시 행복해지는 기적을 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자, 우리는 얼마에 기적을 살 수 있을까요? 아니면 기적을 얼마에 팔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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