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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엄마'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1.14 엄마의 반성문 (4)
  2. 2008.10.20 언니, 다시 일어서요 (2)

아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엄마의 말만 일방적으로 아들에게

강요했던 것을 반성합니다.

 

공부를 잘하는 기준으로

아들의 가치를

평가하려고 했던 것을 반성합니다.

 

아들이 왜 그랬을까

먼저 생각하지 않고

결론을 먼저 내린 것을 반성합니다.

 

아들의 마음을 좀더 살피겠습니다.

아들의 목소리를 좀더 경청하겠습니다.

아들의 행동을 1분 더 기다리겠습니다.



아들과 함께 썼던 지난 일기를 들춰보는 중에 우연히 발견한 저의 반성문입니다. 자라면서 자신의 세계를 찾아가는 아들과 갈등하는 가운데, 아들을 좀더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반성하면서 썼던 것이었습니다.

 

자존심 강했던 엄마가 반성문까지 쓸 줄은 몰랐던 지 한동안 아들은 제 반성문을 읽고 나서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엄마를 이해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것을 절감합니다6개월이 지나니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는 저를 발견합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는 아들의 실수에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연히 다시 만난 저의 반성문이 묵직하게 가슴을 때립니다. 반복되는 실수는 아이들만 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다시 반성합니다.

 

아들, 오늘 미안했습니다. 엄마도 더 노력하겠습니다.



  1. Favicon of http://me2day.net/calcutta BlogIcon Meryl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모범생적인 엄마에요. 때론 조금 덜 완벽하게 지내셔도 좋겠습니다...
    마음을 담아서 이미 너무너무~~ 좋은~~ 엄마시거든요^^

    2008.12.02 08:57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슨 말씀을~ 아들에게 엄마는 늘 불만의 대상이지엽! 그런 생각이 사그라든다면... 아마도 철...들겠지요..^^ 그래도 아직은 투닥투닥..하는 재미는 있어요..^^

      2008.12.02 12:43 신고
  2. Favicon of https://www.leedaekun.com BlogIcon Big Gu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랜덤으로 들어오게된 블로그인데요,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은 기분입니다. 어디에 사시는 모자이신지는 몰라도 참 멋진 가족입니다. 먼저 잘 못했다고 하는 사람이 이기는 거라는데, 이 글 보니까 약간 더 신빙성이 생기는 것 같네요.

    2008.12.10 00:24 신고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부족한 제 블로그에 찾아주시다니 영광입니다. 그저 평범한 가족의 일상의 기록들이랍니다.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 저 자신을 돌이켜보게 됩니다. 인생의 또다른 가르침을 절실하게 배우고 있습니다. 아이의 양육을 통해서요..

      2008.12.10 01:53

언니, 미안해요,

지난 번 치료가 잘 끝나서 또다시 언니에게 다시 아픔이 찾아올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그렇게 언니에게 무심해서 정말 미안해요.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우리 가족 모두가 큰 충격과 슬픔에 쌓였던 시간이 어느새 10년이 지나서 우리에게 다시 또 슬픔은 찾아오지 않을 거라 믿었어요.

 

그런데 지난 해 언니의 갑작스러운 입원과 수술은 우리 가족에게 다시 찾아온 큰 슬픔이었어요. 다행히도 언니는 수술을 잘 견디어 냈고, 결과도 좋았고, 그래서 온 가족 여행도 함께 갈 수 있었어요. 그렇게 한 동안 우리는 행복한 가족들이었어요.

 

그리고 지리적으로 떨어진 언니였기에 건강이 회복되고 나서는 서로의 일상으로 바빴고, 그저 건강을 되찾아가는 거라고만 믿었어요.

 

가끔은 다른 언니들과 성격이 다른 언니를 두고 흉도 보고, 매사에 절약하고 아끼는 언니에게 왜 그리 궁상스럽게 사냐고 거침없이 핀잔을 뱉었던 나쁜 동생이었어요. 그래도 막내라고 그냥 웃어 넘겼던 언니였지요.

 

그런데 다시 재발이 되다니 믿어지지 않아요. 이겨내기 위해서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운동했고, 기도와 봉사도 게을리하지 않았고, 누구보다 많은 것을 나누려고 했고, 건강한 사고를 가졌고, 우리 형제 중에 가장 착한 심성을 가진 언니에게 왜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났는지

 

언니가 괜찮다고 했을 때 정말 괜찮은지 더 살폈어야 했는데.. 그냥 넘긴 무심한 동생이었어요. 우겨서라도 더 맛있는 것과 더 좋고 예쁜 것을 권하고, 제가 가진 것들을 기꺼이 언니와 나누었어야 하는데 너무 이기적이고, 냉정한 동생이었어요.

 

언니,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언니가 다시 아프니까, 언니에게 못한 일만 떠올라서 자꾸 눈물이 나요. 아플 때 잘하는 것보다 건강할 때 더 감사하고 잘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면서 가슴으로는 못했어요. 그렇게 못난 동생이기만 해서 정말 미안해요.

 

언니, 절대로 절망하지 말아요.

언제나 언니는 강한 사람이었고, 선한 사람이었고, 바른 사람이었어요. 그건 하느님께서도 잘 아실 거에요. 그래서 언제나 언니를 지켜주실 거에요. 어쩌면 우리 가족 모두에게 다시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기회일거라 생각이 들어요.

 

언니, 그러니까 힘내요. 절대로 언니를 포기하지 말아요. 언니 같은 선한 사람은 아직 세상에서 더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주어야 해요. 절대 절망할 단계가 아니라고 한 의사선생님 말씀처럼 언니의 의지가 제일 중요해요. 어렸을 적부터 보아온 언니는 성실함과 바름의 상징이었어요. 그래서 그런 언니가 부러워서, 그렇지 못한 제 자신이 부끄러워서 언니에게 심술을 부렸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항상 제 마음 속에서는 언니의 그 강직함이 좋았어요.

 

언니, 언니답게 다시 용기 있게 일어나서 그 강함을 다시 보여주세요. 매일 아침 가장 따뜻하고 맛있는 식사를 주었던 두 아들과 언제나 언니가 100% 지지를 보냈던 형부, 누구보다 언니와 잘 통했던 엄마, 그리고 우리 네 자매가 모이면 세상의 어떤 가족이 부럽지 않았던 언니들과 저는 언니가 반드시 해낼 거라 믿어요.

 

노란 들국화 향기속에 하얀 얼굴로 수줍게 웃던 언니의 오랜 전 모습이 떠올라요. 이 가을이 지나면 그 해맑은 미소를 언니가 되찾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시 가족 여행을 떠나서 더 많은 시간을 언니와 대화하고, 언니 손을 잡고 매년 들국화 길을 걸어봤으면 좋겠어요. 그런 행복함을 언니는 제게, 그리고 가족 모두에게 선물해 줄거라 믿어요. 우리 가족 모두는 언니를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하고 기도합니다.

 

언니, 용기를 가지고 다시 꼭 일어서요.

사랑해요. 언니.

 

 

                언니의 건강 회복을 간절하게 기도하는 못난 동생이

 


  1.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승객1님,
    처음에는 승객1님 이야기인줄 알고 가슴이 철렁했어요.
    승객1님의 언니께서 빨리 회복하시기를 저도 마음을 담아 기도할께요!
    힘내세요!

    2008.11.17 20:12 신고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마워요. 언니도 많이 힘을 내고 있답니다. 다행히도 치료를 받는 결과가 좋아지고 있어서 가족 모두들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우님의 따스한 마음에 감사해요.

      2008.11.18 02: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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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란 없다. 9번 버스도 없다. 그러나 인간이 소중한 꿈을 열망하고 진지하게 실행해 나아갈 때, 우리는 파라다이스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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