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을 보내면서 알게 모르게 키가 부쩍 커가는 아들에게서 이제 뽀송뽀송한 솜털과 우유향기 보다는 이마 곳곳에서 일고 있는 좁쌀 반란과 함께 골격이 잡혀가면서 조금씩 남자의 모습이 느껴집니다.
겨울 방학 동안 지난 해 한창 감정이 기복이 심했던 것에 비해 의젓해지고 스스로 해보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동들이 조금씩 늘고 있어 저의 잔소리도 줄어가고 있습니다. 중학생이 되면 더 크게 반항하고 힘들어진다는 주변의 조언들로 긴장하고 있었는데 조금은 희망스런 변화에 안도감을 가졌습니다.
명절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아들과 점심식탁에 앉았습니다. 갑자기 아들이 제게 묻습니다.
“음 글쎄. 요즘에 인기 많은 여자 연예인이 누군가? 손담비?
“저는
“
“똑똑하고 진짜 예쁘잖아요. 저는 나중에
현재 자신보다 나이가 두 배 보다 더 많은
“
“엄마도 참.. 나이가 무슨 상관이에요.
“아니 그 사람은 여성이 나이가 어리잖아 그런데 너는 거꾸로
“결혼하는데 남자와 여자 나이는 별로 상관없잖아요. 서로 좋아하고, 행복하게 살면 되잖아요, 어쨌든 저는
“네가
“그렇죠. 누구나 자신이 예쁘고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하잖아요.”
“아직 네가 결혼 대해서 생각하기에는 조금 이른 거 같구나. 하지만 네가
“그래도 제가 멋있는 사람이 되면
“그래, 그럼 네가 멋있는 남자가 되는 것이 먼저겠구나. 어쨌든
사실 아직 결혼이 뭔지도 모르는 아들은 아마도 개그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미인에 대한 기준이나 그들의 대사에서 혹은 다른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엄마 입장이야 아들이 예쁘고 똑똑한 여자친구를 가졌으면 좋겠지만 순수의 시대에 아직 더머물러야 하는데 친구의 기준을 가르쳐주지도 않았던 외모와 학벌, 재력과 같은 사회적 잣대에 맞추어 가는 것이 조금은 염려됩니다.
아들은 이제 자신과 같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함께 가는 친구들과 예기치 못한 경험을 해야 하고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야 할 일이 많아 질 것입니다. 한동안 안심했던 아들에 대한 긴장감이 다시 팽팽해지겠지만 이젠 아이에서 어른으로 가기 위해 알을 깨는 연습을 하는 아들을 일일이 챙겨주기 보다는 지켜봐주고, 들어주는 엄마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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헙! 철.철이가.. 태희양을 접수했군요^^ 흐흐흐흐~
2009.02.17 14:47 신고그꿈을 이 이모야도 밀어야할까요? ㅡ,.ㅡ^
부디 태희양이 울철이를 흠모해주어야 할텐뎅.. ㅋㅋ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오늘 최고춥다죠?
옷꽁꽁 싸매입고 외출하셨는지 몰겠네요~ 호박도 오늘 강남진출인데
이거 포대자루 두겹은 입어야할것 같은 날씹니다(-.ㅜ) 엣취!
고뿔조심하시공~ 오늘도 봉마니요^^;;
자신의 외모 뿐만 아니라 여성의 미모에 급속하게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아들래미를 보면서...
2009.02.19 02:28 신고이제 남자가 되는 거구나...
이제 정말 큰일났구나...
복잡합니다요.. 사춘기 아들을 바라보는 에미심정이란...^^
잘 읽었습니다. 김태희가 누군지는 잘 모르지만, 형아가 좋아한다니 아주 멋있는 연예인인가 봐요.^^
2009.03.20 16:42 신고하지만, 형아가 지금 그런 문제를 결정짓기엔 너무 젊지 않나요?^^
음~ 제 생각엔, 미래엔 내가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지,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것인지, 자꾸 몰두해서 생각해보고 준비하는게 좋을 것 같은데요~
(사실 저도 좋아하는 여자 친구가 있어서 이해는 돼요.^^)
그렇지요. 이제 14살이 되었는데 결혼이야기는 너무 빠른 이야기이지요. 아마도 이제 형아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전과는 다르게 예쁜 여자 친구들이나 누나들에게 관심이 가나봐요.
2009.03.20 17:01 신고그래서 조금은 걱정이 되지만 여자친구들과도 잘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여자 친구들에게도 배울 점이 있을테니까요. 아직 형아는 여자친구들과는 친하지 않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