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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에 2년간의 공백을 깨고 다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다시 시작한 일은 9 to 6의 일정한 시간에 업무가 끝나는 경우가 드물어 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매일 아들이 잠들거나 혹은 겨우 일어나는 시각에 출근을 해야 하고, 저녁에는 아들이 잠든 시간에 퇴근을 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일을 다시 시작하기 전에 아들은 매일 자신을 맞아주는 엄마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며 친구들, 자기의 생각에 대해 이야기하기 바빴고, 엄마가 해주는 간식의 맛을 즐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시간도 줄고, 그 때 그 때 아들의 궁금증이나 학교에서 있었던 사소한 갈등들을 풀어 줄 수 없었습니다. 대화의 시간이 줄면서 그 만큼 아들과의 교감이나 이해의 폭도 줄어드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전과는 달라지고 있는 엄마의 모습에서 아이도 조금씩 불안해하고, 자신이 없어 보였습니다.

 

여전히 엄마가 사랑하고 있고, 언제든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고, 보이지 않아도 아들의 든든한 울타리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데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쪽지 편지를 써주어서 마음을 달래주긴 했지만 아들과 보다 신뢰 있는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이런 저런 궁리 끝에 아들과 함께 일기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아들의 2학년 때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일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아이들이 일기를 잘 쓸 수 있도록 일일이 살피시고, 일기의 글감이며, 일기에 대해서 자발적으로 아이들이 쓸 수 있도록 지도해주셨습니다. 때문에 아들은 매일 일기를 꼬박꼬박 썼습니다. 저는 아들이 일기를 쓰면 바로 그 뒷장에 아들에 대한 칭찬이나 아들이 쓴 일기에 대한 저의 생각, 그 날 겪었던 생활의 일부, 그리고 중요하게 부탁하고 싶은 것들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아들이 의아해 했지만 아들의 일기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함께 일기를 썼습니다. 저의 지속된 공동일기에 선생님이나 아들의 친구들은 놀라워하고 칭찬도 해주고, 부러워했습니다. 아들은 선생님이나 친구 엄마들에게 나는 우리 엄마가 자랑스러워요. 우리 엄마는 저랑 일기를 같이 써요라며 자랑을 하기도 했답니다. 저와 함께 쓴 아들의 일기는 매 학년 다른 아이들의 일기보다 두툼했고 2학년부터 6학년까지 지속되어 왔습니다.

 

일기를 함께 쓰면서 아들도 엄마가 언제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고, 엄마도 힘든 때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자신이 궁금한 게 있으면 일기에 엄마의 생각을 묻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아들도 저의 일기를 살피면서 새로운 표현의 방식이나 글을 정리하는 방법,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등을 익히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기쓰기가 습관이 되면서 아들은 일기왕이라는 상장도 받고, 교내외 글짓기 대회에도 출전해 상장을 받아오곤 했습니다. 오랜 시간 엄마와 함께 쓰는 일기를 통해서 글쓰기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연히 시작한 아들과의 공동일기였지만 시간이라는 보석이 아들의 글쓰기와 상상력을 빛내주었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아이와 함께 일기를 쓰는 것은 아이에게만 쓰라고 강요하는 것보다 본보기가 되어 자발적인 글쓰기에 효과적이며, 엄마의 존재감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제게는 학창 시절 한 때의 추억이었던 일기쓰기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으며, 아들과 일기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새로운 소통의 도구를 갖게 되었고, 제 일상에 대한 정리와 반성을 할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일기를 써야 하는 초등학생을 둔 엄마라면 아이들과 함께 일기쓰기를 꼭 권하고 싶습니다. 일기쓰기는 상상력과 논리력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좋은 연습장이기 때문에 엄마의 칭찬과 격려, 그리고 참여는 아이에게 그 어떤 것보다 좋은 교육이 될 것입니다. 아들은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게 되면 자신도 아이에게 일기를 써주고 싶다고 합니다. 참으로 보람있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하루를 마감하는 짧은 시간의 일기쓰기로도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될 수 있습니다. 
, 오늘부터 자녀와 함께 일기쓰기를 시작해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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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100mom.mugday.com BlogIcon 백맘(봄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집 아이도, 일기 쓰는 재미에 푹 빠졌는데, 저도 한번 시도해 볼까 합니다.
    (위 사진 속 일기 뒷 글을 저는 선생님이 써주신 것으로 알았는데,
    어머니가 써주신 건가 봅니다. 정말.. 놀랍고, 존경스럽습니다.)

    2008.10.15 15:57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사실 아이를 기쁘게 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게 아닌것 같아요. 그저 아이의 생활을 관심있게 지켜봐주고, 그리고 함께 무엇인가 같이 한다는 것으로도 아이와 엄마가 행복해지는 것 같습니다. 백맘님께서도 이미 훌륭한 어머니이시라고 생각됩니다.^^

      2008.10.15 16:54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08.10.15 19:58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인기짱이셨던 유과장님이셨군요..제가 몰라뵈어서 죄송해요.너무 좋은 행사라 감사의 말씀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한국의 좋은 엄마들이 백맘 코칭을 통해서 유행처럼 번져나가지 않을까 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행사에 많이 기획해주시리라 믿고요. 저도 열심히 참여하도록 하겠습니다.

      2008.10.15 20:46 신고
  3.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승객1님, 이 글 너무 감동적이예요!
    그리고 대단하세요!
    공동 일기를 쓰신 승객1님의 자식에 대한 깊은 사랑과,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쑥쑥 컸을 형아의 마음이 느껴져요!

    2008.11.19 20:09 신고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5년의 시간이 형아와 저에게 멋진 대화를 가져다 주었어요. 그리고 공동일기는 문집으로 만들어져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책으로 형아의 책장에 꽂혀 있답니다.

      상우님도 아마도 많은 일기를 썼을 거 같아요. 어머님께 일기를 학년별로 모아서 문집으로 만들어 달라고 해보세요. 세상에 단 하나의 상우님의 책이 될거에요. 아마도 상우님의 후손(?)에게도 길이 길이 남겨질.. 귀한 상우님 어린시절의 역사가 될거에요.^^

      2008.11.19 23:00 신고

6학년에 접어들면서 아들과의 관계가 전보다 조금씩 삐걱거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엄마와 자주 싸우는 원인이 자신은 남자이고, 엄마는 여자라서 엄마가 자기를 이해 못하기 때문이라고 몰아 부치고는 쌩~하니 자신의 방문을 닫아 버립니다.

 

갑자기 아들의 입에서 튀어 나온 성 차이라는 말에 놀랍기도 하고, 또 엄마의 말에 억지를 쓰는 아들에게 화도 나고 배신감도 느껴집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아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려고 했고, 아들을 위하여 항상 정보의 레이더를 놓지 않았고, 설득이든, 감언이설이든, 아들의 동의를 구하려고 노력했기에,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훌륭하다고 자랑스러워했던 아들이었는데 영광스러웠던 과거는 슬픈 추억으로 다가서나 봅니다

 

솟아오르는 화를 꾹꾹 누르며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어떻게 다른 거야?

남자는 여자를 보호해야 하는 거에요.

그럼 너는 엄마를 보호해야 하는 거네. 그런데 요즘 엄마는 보호받는 거 같지 않은데?

그건 엄마가 먼저 화를 내기 때문이잖아요.

엄마가 화를 먼저 낸다는 것은 너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다른 것 같은데.. 그렇다면 엄마가 화를 참으면 너도 참을 수 있을 거 같아?

아마도요…”

 

아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사춘기에 접어들었습니다남자와 여자를 구분하여 생각하고, 자신이 남자라는 사실을 인식해가고 이야기를 좋아하고 많이 하던 이전의 시간들에 비해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방문을 닫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외모에도 부쩍 관심이 많아지고, 속옷은 트렁크로, 겉옷은 라운드티보다는 어른들처럼 Y셔츠 모양의 남방과 재킷을, 신발도 이전의 간편한 찍찍이 운동화에서 스니커즈나 랜드로버 등의 보다 남성답고 멋스러운(?) 것들을 고집합니다.

 

자신의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을 혼란스러워 하면서 제게도 억지를 부리고, 스스로 좌충우돌해가는 아들을 보면 대견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됩니다. 아들의 억지에, 나태함에, 부정에 얼마나 인내할 수 있는 엄마가 될 것인지에 사실 자신이 없습니다. 이전까지 한석봉의 어머니와 같은 카리스마형의 엄마로 아들에게 인식되었던 제가 함께 더불어 인생을 지켜봐 주는 이성적이고도 참을성 있는 파트너로서의 엄마가 되기란 요즘 같아선 정말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하여 한 발씩 앞으로가는 아들에게, 이제는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주는 친절한 엄마가 아니라 아들이 상처를 아파할 줄 알고, 상처가 치유되면서 견고해지는 자신의 강인함을 깨달아 가는 것을 인내롭게 기다려야 할 시기라는 것을 느낍니다. 아들의 억지와 불합리에도 조용히 지켜봐주고, 거울과 같은 존재가 되기 위해서 저도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함을 절감합니다. 아들이 남자라서 여자인 엄마가 이해하지 못한다는 우리의 오해가 풀리고, 서로를 신뢰할수 있는 시기를 더 빨리 당기기 위해서라도...
 

아들의 사춘기가 아들에게는 성숙이, 제게는 인내가 순간순간 함께 하는 시기이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계속된 경기 침체의 여파로 새로운 꿈과 도전으로 시작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오랜사회 생활에서 처음 경험하는 실패라는 생각에서 얼마간 침울해 있었습니다. 엄마의 의기소침함을 느꼈던지 아들도 내심 걱정하는 눈치였습니다. 그간 아들은 작은 벤처이긴 했지만 대표였던 엄마를 은근히 자랑했기에 더 걱정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들의 각 과목의 기말평가와 성취도 평가 시험이 있었기에 마냥 침울해할 수도 없었습니다. 마음의 우울함을 떨쳐버리고자 아들의 공부를 돕고 집안일에 매진했습니다.

 

그간 아들은 학교에서 오면 태권도와 영어, 수학 학원을 시간에 맞춰 다니긴 했지만 밖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일일이 학습과정을 신경 써주지 못했습니다. 다만 학교에서 보는 단원 평가 시험이나 학원에서의 월말평가의 결과로 수업 태도를 짐작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게임이니 MP3, 게임기 등의 각종 디지털 기기들의 유혹이 주변에 널려 있기에 열 세살 아이에게 자기 관리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들도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다 간혹 학원 시간을 놓치곤 했고 숙제를 깜박 잊곤 해서 학원에서 남아 보충을 했던 것을 할머니의 고백을 통해 들었습니다. 사실 그간 아들은 할머니에게 자신의 비밀을 지켜달라고 애원을 했었고, 학원으로 전화해 가끔 늦어지는 이유를 물어보지 않은 이상 아들의 비밀은 묻혀져 있었습니다.

 

집에 머물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매일 새로운 식사와 간식을 만들어 주자 아이는 식욕이 향상되었고 키도 부쩍 커졌습니다. 자투리 시간에도 TV나 컴퓨터에 매달리지 않고, 충분히 쉬거나 책을 보도록  했더니 자신이 놓쳤던 공부며 숙제를 스스로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대신 주말에는 3시간 정도 컴퓨터나 게임기 혹은 mp3 등 디지털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친구들과 밖에서 놀 수 있는 시간을 주어 주말의 해방감을 맛보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성취도 평가가 있기 전 3주일 부터는 매일 시간표를 짜서 무리하지 않게 공부를 조금씩이라도 할 수 있도록 했고, 주말에 공부하는 시간을 조금 더 늘렸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매일 공부만 한다고 화를 냈지만 무리하지 않게 시작하니까 조금씩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공부할 때 오답의 경우는 함께 답과 이유를 찾아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열심히 노력한 아들은 3과목 100점과 1과목에서 2개 틀리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좋은 점수를 받게 되어 아들은 한껏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감이 생겼고 엄마 덕분이라고 공을 엄마에게 돌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아들과의 행복한 시간이 두 달 지날 즈음 잘 아는 선배로부터 함께 일을 해보자는 제의가 왔습니다. 전에 일했던 분야보다 생명력이 길고, 그리고 또 관심 있었던 교육 분야의 일이라 새로운 도전이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선배를 만나 해야 할 일들을 들었습니다. 참 재미있는 분야이고 비전이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염려스러웠던 것은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고민하다가 아들에게 말을 했습니다.

 

엄마가 하고 싶은 일이 생겼어. 그런데 일해야 하는 시간이 많아서 전에 다니던 회사보다 일찍 오지 못할 거 같아. 그래서 성철이가 이젠 알아서 공부해야 할 거 같아. 그런데 사실 엄마는 걱정이 된단다. 너는 엄마가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 엄마, 제게 생각할 시간을 하루만 주세요.

 

다음날 아들이 말을 꺼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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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일을 다시 시작하면 우리 집에는 돈이 많이 생기겠지요? 그런데 저는 엄마가 일찍 들어오는 회사에 나가셨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프리랜서로 일하시면 안 되요? 돈은 조금만 벌어도 괜찮아요. 엄마랑 함께 공부하고 싶어요. 아직 저는 혼자서 공부하는데 자신이 없어요. 혼자 있으면 컴퓨터도 하고 싶고 만화도 보고 싶고.. 중학생이 될 때까지 엄마랑 함께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익히고 싶어요. 엄마, 돈보다 시간을 주시면 안 되요?

 

전에는 엄마가 회사를 나가는 것이 더 좋고 돈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고 했던 아들에게서 다른 말을 들으니 의외였습니다. 아직도 아들은 갖고 싶은 디지털기기가 많고, 사고 싶은 것들이 많고, 엄마의 잔소리에서 해방되고 싶었음에도 이제는 당장의 즐거움보다는 미래를 위해 자신이 무엇을 참아내고 준비해야 할 것은 깨우친 모양입니다.

 

다음날 선배를 만나서 아들의 이야기를 하고 정중히 사과를 했습니다. 아들의 바램이 어쩌면 행운을 가져다 주었을까요? 선배는 아들의 이야기를 공감하면서 회사에서 함께 일하지 않더라도 프리랜서로 일하기를 권유했고,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더 다양한 일에 참여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조금씩 성장해가며 자신의 가치를 알아가는 아들을 통해서 남보다 많은 재산이나 높은 명예보다는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갈 아이에게 바른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돈보다는 애정 어린 관심과 사랑이 아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자 교육이었던 것입니다. 좌절의 순간이나 탐욕의 길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아들은 제겐 희망이자 축복입니다.

 

아들아, 고맙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사랑한다

  1.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BlogIcon 호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잠시 잠수타셨던 기간동안 이런일이 있었군요~ 궁금했었습니다. 한동안 안보이셔서 말이죠!
    글쳐.. 철이 말마따나 아이에겐 돈보다 시간이겠죠~ 엄마와의 시간^^
    글타고 또 돈을 안벌수는 없고(ㅜㅜ)

    미친듯이 내리던 비가 그쳤어여~ 하늘은 곧 맑~~~~간 얼굴을 내밀겠죠~
    울 승객님 가정도(맘도/울 철이도) 곧 맑~~~~간 하늘빛이 되리라 믿슘다^^
    화이팅요~☆ 잇힝.. (컴블.. 완전 추카.. ^^;)

    2008.07.27 11:16 신고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 역시 호박님이 버선발로 맞아 주시니 기운이 쌩쌩 납니다! 자랑스러운 아들을 만들려면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어야겠지요~ 욜심히~ 노력하겠슴돠~ 항상 감사해요!

      2008.07.30 11:44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08.07.28 03:28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고 죄송.. 뭐가 불편한게 아니라요..제가 사용법을 잘 몰라서 그런거 같습니다. 저도 온라인에 촛불도 팍팍 커고,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치고 싶은데 제대로 방법을 모르는거 같아요. 알려주삼~^^

      2008.07.28 13:25 신고
  3. Favicon of https://janghp.tistory.com BlogIcon 지킬박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견스러운 아이로군요.

    2008.07.30 09:33 신고
  4. Favicon of http://basilica.co.kr BlogIcon 바실리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녀갑니다.
    몇번 왔었는데 오늘에서야 블로그 주인이 누구인지 알았네요..^^
    반갑습니다. 종종 들리지요...

    2008.08.06 00:36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링크나우에서 초대도 해주시고요..^^ 늘 좋은 정보 그리고 말씀 감사하게 접하고 있습니다.

      2008.08.08 01:49
  5. Favicon of http://me2day.net/calcutta BlogIcon Meryl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뵙고 싶어요~ 엄마와 사회인으로서의 역할을 함께 하는 것은 정말 힘든거 같아요.
    그래도 언니~ 힘내세요! 아시죠? 자유를 선택하면~ 또다른 즐거움이 생기거든요^^
    언니의 선택을 존중하지만~ 아쉽습니다.
    못난 후배를 키워주셔야 하는 사명감은 그래도 계속 되어야 합니다~~~

    2008.09.20 21:22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정말 오랫만이네. 여전히 활기찬 모습이 너무 좋으네. 멋진 계절인데.. 후배님께서도 멋진 계절을 이미 계획하셨겠지? 얼굴 도장찍고... 와인도 해야 하는데...^^

      2008.09.21 17:02

2주전 수학학력 평가시험이 있었습니다. 그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이러한 류의 시험은 미리 공지를 해주어서 때가 되면 보겠지 하며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6학년이 되더니 공부에 조금 소홀해진 듯한 아들은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주는 공지 사항이 자신에게 불리하면 일부로 빠뜨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살피면 알 수도 있었는데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챙기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의 가방을 살펴보던 중 기간이 하루 지난 수학학력 평가시험 신청서를 발견하고 아들에게 묻자 학교 시험이 아니라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말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뻔하겠지만

 

된 잔소리를 퍼붓고 해당 기관에 전화를 했더니 다행이 다음날까지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들은 신청을 하고 예상 문제집을 받아왔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것보다는 난이도가 높아 시험 보기 전 2주일간 아들은 저녁이면 책상 앞에 붙잡혀 예상 문제를 반복해서 풀어야 했습니다.

 

드디어 시험날이 되어 아들과 함께 처음으로 시험 고사장에 갔습니다. 아들도 혼자 신청해서 보는 시험인지라 조금은 긴장이 된 모양이었습니다. 비가 왔던 일요일이었음에도 시험이 치러지는 학교 안에는 응시생과 학부모들, 그리고 학원의 지원 선생님들과 차량 등으로 빽빽하게 붐볐습니다..

 

세상에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부모들이 이런 시험에 관심이 높을 줄이야. 50분전에 도착해서 아직 고사장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열리지 않아 비를 피해 기다려야 했습니다. 체육관 건물 1층 기둥 사이 사이에 공간이 비어 있어서 많은 학생들과 부모들이 비를 피하고 있었습니다. 몇몇 엄마들은 함께 신청해서인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시험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들은 그들의 대화 속에서 나는 참 정보가 없는 무관심한 엄마였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화하던 엄마들은 다양한 시험의 일정과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과정, 그리고 좋은 점수를 배출하는 학원, 능력 있는 선생님들, 각종 영재학교나 영재교육원에 대한 노하우, 강남 엄마들은 유치원 때부터 어떻게 하는지 등등너무도 자세하게도 다양한 교육 정보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다.

 

엄마들의 대화를 정리해보면 가능한 한 정보를 신속히 얻어야 하고, 정보에 따르는 과목의 등록 비용이 만만찮고, 아이들도 그 수준을 맞추어 따라가려면 엄청나게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 시대의 영재는 아빠의 경제력과 엄마의 정보력, 아이의 경쟁력에 결정 된다는 것이 우스개 소리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주중에는 직장에 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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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때문에 그나마 시간이 나는 주말에 학원과 학교의 교과 과정을 중심으로 아이의 학습과정을 살펴보고 몇 가지 문제집으로 복습할 수 있도록 했고, 아이의 사고력과 논리력을 길러주려고 책을 함께 읽으면서 토론했던 나의 노력이 의미가 없는 것 같아 힘이 빠졌습니다. 아빠의 빵빵한 경제력도, 모든 정보를 술술 꿰는 엄마의 대단한 정보력도 없고, 아들도 자신이 천재라고 절대 말할 수 없기에 아들이 영재가 되기는 정말 힘들 것 같습니다.

 

시간이 되어 고사장으로 향하는 아들의 손을 꼭 쥐어주고 최선을 다하라고 어깨를 두드려 주었지만 고사장을 나서는 발걸음은 그 날의 궂은 날씨처럼 무거웠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거라 생각했고, 아이에게 꼭 일등이 되어야 한다고는 강요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기능적인 지식형 인간이 아닌 자신과 타인에게 당당하고 따뜻한 사람이었으면 했는데 어느새 아들도 친구들과 다르게 공부하고 있다는 것에 은근히 걱정을 합니다. 아들은 영재가 되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런 아들의 염려를 무조건 괜찮다고 툭툭 털지 못하는 엄마의 마음이란

 

그럼에도 대화 속 엄마들이 말했던 영재의 등식은 틀린 답이라는 외침이 가슴 속에서 울렁거립니다. 처음으로 아들을 데리고 산 속에 들어가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6학년이 되더니 아들은 뽀얀 아이적 모습에서 손과 발, 그리고 뼈대가 부쩍 커지면서 여린 모습보다는 뻣뻣한 남자로 변해감을 느낍니다. 그런 아들에게 최근에 공포의 대상(?)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여드름.

 

아들은 피부가 하얀 편이라 사람들로부터 간혹 피부 미남이란 소리를 들어서 왕자병에 사로 잡히곤 합니다. 게다가 어렸을 적부터 만화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아서 2학년 때는 테니스의 왕자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매일 다른 두건을 쓰고 다녀서 주변에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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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들의 머리가 직모라서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사방을 향하고 있어 퍼머를 해서 아침에그나마 정리가 되게 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머리를 길게 길러서 태왕사신기의 담덕처럼 묵고 다니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작정을 하고 기르고 있는 머리라 길어질수록 정말 지저분하고 볼품이 없습니다. 매번 볼 때마다 온 가족이 나서서 제발 머리 자르거나 머리띠를 하라고 잔소리를 해도 담덕 처럼 머리를 휘날릴 날만을 기다리는 아들은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결국 아들은 머리띠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여드름 때문. 아들에게 여드름이 생기는 이유와 더불어 그를 방지하려면 얼굴을 잘 씻고, 얼굴에 이물질이 닿지 않도록 해야 하고, 평상시 여드름의 주요 원인은 머리카락 때문이라고 겁을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남자용 머리띠를 착용하고, 평소에 잘 씻지도 않았는데 자주 머리도 감고, 샤워도 하면서 나름 자신의 피부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게으름이 아직 배어 있는지라 침대에서 책을 읽다가 잠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할머니께서 씻고 자라고 타일러도 꿈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비법을 하나 가르쳐 드렸습니다.

 

너 안 씻고 자면 아침에 여드름이 바로 수두룩해진다!”

 

아들은 깜짝 놀라 바로 목욕탕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한 10분 이상 씻고 나옵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다양한 상황과 마주하게 되는데 최근 사춘기에 돌입한 아들로 인해 매일 놀라운 일들이 연속됩니다. 그리고 아들은 전보다 관심을 갖는 것들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어릴 적에는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기는 했지만 주로 엄마의 가이드라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 어른과 아이의 중간 단계에 들어서면서 갈등의 시간이 잦아집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모가 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절감합니다.

 

이전 까지는 옳지 못한 것을 바로 지적하는 엄한 엄마의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보다 가까운 친구이자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으로 아들과 마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신의 신체 변화와 더불어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아들에게는 이해되지 않을 것들이 많을 테니까요.

 

오늘은 여드름 치료제에서 여드름 피부용 스킨과 비누를 선물하면서 아들의 또 다른 변화를 살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외모지상주의가 다가 아님을 아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아들아 나도 너의 사춘기가 정말 공포스럽구나!

  1. Favicon of http://basilica.co.kr BlogIcon 바실리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시절 생각이 나게 하는 글 입니다.
    저 역시 여드름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잘 생긴 아들 씩씩하고 건강하게 키우시길....

    2008.04.30 12:49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남자들은 그리 큰 고민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들을 통해 심각한 고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다만.. 그렇게 느끼게 하는 것이 외모지상주의로 치닫는 사회현상이 아닌가해서 고민이 되네요.

      그냥 나무라기 보다는 아들을 제대로 설득해야하는데.. 잘될지 걱정입니다. 저 또한 감정이 먼저 나가는 엄마이다보니..^^

      2008.04.30 13:58
  2.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BlogIcon 호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꺄악~~~~~~~~~~~~~~ 왜 승객님이 아들래미한테 꼼짝 못하나 했더니.. 꺄울^^
    너무 훈남에 카리스마가 좔좔좔~ 흐르잖아요! 이거^^

    사진상으론 여드름이 잘안보이는뎅.. 흐흐흐~ 오똑한코랑 빠알간 입술좀 보라지^^ 멋져부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말엔 승객님표 돈까스로 아들래미한테 사랑 듬뿍 받으세효^^ 잇힝~

    2008.05.02 12:18 신고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앞머리를 들춰내면 한 두개씩 나기 시작하고요..
      코잔등에도 하나씩...
      저 모습이 카리스마가 아니라 절 꼬나보는 모습이지요..

      사춘기. 신경을 안쓸수도..쓸수도..저도 뒤죽박죽입니다..헐~

      2008.05.02 17:23
  3. Favicon of https://janghp.tistory.com BlogIcon 지킬박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빠르군요. 우리 큰놈은 중1인데 아직...

    2008.05.03 16:13 신고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아들은 사고가 조금 독특(제게는 별로 달갑지 않은 개성)해서 유난스러운것 같습니다. 그걸 즐기는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요새는 개성을 충분히 살려줘야 한다고 기를 죽여서는 안된다고 주변에서 만류하는 편이라 일단은 지켜보고 있는 중이랍니다.

      한데..사춘기..요새 세상이 하수상하니..걱정이 많이 됩니다..-.-

      2008.05.07 11:10 신고

아이가 어릴 때는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어렵지 않게 해결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아이의 성장과 함께 보고 느끼는 세상은 일반적인 사고의 영역을 넘나들기 때문에 간혹 그 궁금증을 해결해주는데 난감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만큼 아이의 생각주머니가 자라고 있다는 증거로 기특하고 대견한 일이다. 하지만 그때부터 어른들은 긴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비유로 적절하게 설명해주었기에 아들에게나는 막힘없는 놀라운 지식의 소유자로 항상 존경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3학년 이후부터 아들은 일반 상식을 넘어서는 전문 지식과 세상에 대한 궁금증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난감한 상황이 되면 나는 솔직하게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하고, 같이 검색을 해보거나 사전을 찾곤 했다. 그러나 그 진실 앞에 눈치 빠른 아들은 엄마가 더 이상 지존이 아니라는 사실을 느껴가며, 경외심 또한 줄어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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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엄마에 대한 경계가 약해지면서 최근에는 나를 경쟁의 상대로 까지 격하(?)’시키는 것 같다. 과학잡지와 논술 잡지의 독파, 그리고 독서량이 늘면서 아들은 허를 찌르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간혹 자신의 의견과 다르거나 혹은 내가 실수를 할 경우에는 가차없이 오류를 낱낱이 짚어낸다. 결국 아들과의 논쟁에서 밀리는 불상사(?)가 있기도 한다. 잘못된 대답을 할 경우는 회심의 미소를 띄운 채 아니 엄마도 모르는 게 있단 말이지~~”하며, 엄마의 자존심에 폭탄을 던지곤 한다. 마치 그렇게 엄마에게 당한 굴욕을 돌려주기라도 하듯

 

그 동안 아들에게 책을 사주거나 잡지가 도착하면 나도 함께 읽으면서 아이와 공감대를 만들려고 했고, 궁금한 것에 대해서는 비교적 논리적으로 설명해주고, 토론을 이끌어 내는 등 나름  지존의 자리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사실 요즘엔 어린이를 위한 책들이 정말 잘 만들어져서 어른들이라 해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함께 책 읽는 습관은 아이와 엄마를 신뢰로 잇는 가장 강력한 매듭이다.

 

하지만 최근에 일이 많아져 읽고 싶은 책도 읽을 시간이 부족해 아들의 책을 함께 읽는 시간이나토론은 엄두도 못 내고 아들의 궁금증은 미결로 남아 있곤 했다. 그렇다 보니 아들의 기대치에서 나는 점차 멀어졌고 결국은 아들에게 만만한 지식인으로 전락한 것이다.

 

에고.. 밖에서는 조직과 비즈니스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느라 정신 없는 데 이제는 집안에서도 아들과 자존심 싸움을 견뎌내야 하는 이 팽팽한 긴장감의 엄습... 이 무슨워킹맘의 팔자란 말인가..
  1. Favicon of https://janghp.tistory.com BlogIcon 지킬박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들과 제대로 놀아 주려면 회사에서 힘을 비축해 두었다가 퇴근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맘은 놀아 주고 싶은데 눈꺼풀은 천근만근, 온몸은 찌뿌둥. 어렵지요.
    워킹맘이시니 더 하시겠지요. 집에 돌아 가면 집안일까지 기다리고 있을텐데.
    건투를 빌어 봅니다.

    2008.03.11 09:10 신고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댓글이 없어졌네요. 지난 번에 달았는데. 갑자기 없어지는 경우가 있나요..

      말씀대로 워킹맘의 길은 정말 쉽지 않은것 같아요.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한도에서 최선을 다해보려고 합니다. 아들이 나이가 들면서 좌충우돌하는 경우가 많아지는데 그만큼 자신의 세계가 커졌다고 생각해야겠지요.

      말씀대로 건강하고 건전한 워킹맘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08.03.14 15:15 신고

친구들이나 주변의 학부모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고민 중의 하나가 아이들의 컴퓨터 게임 중독에 대한 것이었다. 나도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아들에게 어렸을 적부터 컴퓨터 게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통제를 해왔다. 컴퓨터가 있는 서재는 사용하지 않을 때는 잠가놓고, 게임기도 내가 관리하면서 주로 주말에 2시간 정도 사용을 허락하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아이의 자발적인 통제력을 키우기 위해 컴퓨터 사용 시간을 정해 놓고 스스로 관리하도록 주의를 주었고, 그 실천의 여부는 퇴근 이후에 어머니의 증언(?)과 매일 해야 할 숙제의 완성도로 점검해왔다. 그러나 나의 야무진 꿈(?)은 할머니와 손자의 부정한 결탁(?)으로 물거품이 되었다. 아들은 밥을 제대로 먹지 않은 터라 식사 때마다 할머니의 애를 태웠기에 할머니는 한 끼의 식사와 손자의 컴퓨터게임 한 시간을 거래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둘만의 비밀스러운 약속은 한동안 유지되었다. 어느 날 나의 갑작스런 조퇴로 이 모든 사실이 폭로되기 전까지는

 

그 이후로 컴퓨터가 있는 서재는 잠기게 되었고 아들의 컴퓨터 게임은 주말 2시간으로 제한되었다. 그리고 나는 PC방에 대해서는 마치 불법의 온상이라도 되는 것처럼 아이에게 가까이 가서는 절대 안 되는 장소로 각인을 시켜 왔고, 명절 때나 찜질 방에 갔을 때 형들과 함께 가는 조건으로 1시간 정도의 출입을 허락을 했을 뿐이었다. 그렇게 아들에게는 PC방은 이룰 수도 없고, 이뤄서도 안 되는 꿈이자 금기 사항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히는 법. 시멘트 바닥의 갈라진 틈 사이로도 질긴 생명의 뿌리를 뻗는 잡초마냥 겨울 방학 동안 엄마의 강력한 통제 속에 있던 아들은 또다시 비밀스런 꿈을 꾸었다. 돈에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던 아들은 매주 용돈을 꼬박 꼬박 챙겼다. 그다지 많은 액수가 아니어서 대수롭게 생각지 않았고 이제서야 경제적인 사고가 트이나 보다 내심 기분도 좋았다. 용돈을 주자마자 단번에 친구와 함께 간식거리를 사먹던 아들은 몇 주 동안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비밀 창고에 저축을 하는 것이었다. 설날의 세배 돈 중에서 만원만 자신이 맘대로 쓰게 해달라고 해서 흔쾌히 받아줬다.

 

이번 겨울 방학 동안 컴퓨터와 게임기 사용 금지의 벌을 받은 아들에게 나는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사촌들의 집을 방문하거나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뛰어 놀도록 했다. 오후엔 친구들과 간식을 함께 먹도록 해서 컴퓨터와 게임기에 대한 생각을 잊는 습관을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2월의 어느 토요일. 그 날은 조금 날씨가 싸늘하고 바람이 불었던 탓에 친구들이 밖에서 놀려고 하지 않았다. 오후에 접어들자 아들은 내게 연민을 일으키는 눈 빛으로 엄마 심심해를 연발 외쳐댔다. 그리고는 책도 읽고, 학원 숙제를 열심히 하는 듯한 모습으로 나의 감성을 자극했다. 조금은 안쓰러웠던 마음에 나는 추우니까 친구의 집에 가서 놀거나 집에 와서 놀라고 했더니 아들은 함박웃음을 띄며, 갑작스런 뽀뽀와 함께 추워도 밖에서 노는 것이 좋다며, 2시간만 놀다 오겠다며 신나라하고 나가는 것이었다. 엄마는 뒤통수에도 눈이 달린 탓일까.. 왠지 모를 미심쩍음이 느껴졌지만 그대로 넘겼다.

 

한 시간 쯤이 지나 잠시 밖에 나갈 일이 있었는데 코 끝을 에이는 칼바람과 추위로 아들과 친구들이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한 참 뛰다보면 추위도 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2시간 정도가 흘렀을 경우엔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로 이보다 덜 추운 날에도 아들은 춥다고 친구들과 바로 돌아오곤 했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돌아오겠다는 2시간이 지났는데도 아들에게는 소식이 없다. 걱정이 앞선 마음에 평소에 놀던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는데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아뿔싸.. 2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생각은 한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 통의 전화, 만나기로 한 친구가 공부를 해서, 자기는 다른 곳에서 놀았다며, 지금 바로 집으로 오겠다는 아들의 목소리.

 

아들은 무엇인가 찔리는 것이 있던지 조용하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거실에 서있는 아들을 조용히 응시하면서 입을 열었다.

 

나는 네가 어디 갔는지 알 것 같아”,

엄마를 그 동안 속이고 PC방에 다니니까 기분이 좋더냐?”

네게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는 것인데, 컴퓨터 게임 하나 못 참으면 이제 배울 필요가 없을 것 같구나

그렇게 컴퓨터 게임이 좋으면 여기 돈이 있으니 가서 하고 싶은 대로 해!!”

 

단호한 나의 말과 준비된 돈을 보고 아들은 이네 곧 무릎을 꿇고 엄마, 죄송해요. 다시는 안그럴께요, 이번에 처음 가 본거에요, 제발 용서해주세요눈물을 뚝뚝 흘리며, 용서를 구했다. 그리고 반성문과 더불어 자신의 행동에 대한 벌로 작문 연습을 겸한 매일의 일기쓰기와 영어 작문, 공손함을 생활에서 실천하겠다는 각서로 아들의 첫 실수를 용서했다.

 

아이를 기르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습관들이기 인 것 같다. 사실 어린 아이들은 옳고 이성적인 판단을 쉽게 하지 못한다.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유혹에 쉽게 넘어가고, 거짓에 대한 책임이나 양심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다만 아이가 무엇인가 잘못을 하였을 경우에는 왜 잘못인지는 알려줘야 하고, 그것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바로 잡아주고 생활의 습관으로 만들어 지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리라.

 

그럼에도 아이들은 이상하게도 거짓과 부정한 것을 가르쳐 주지 않아도 너무도 쉽게, 그리고 잘 응용하곤 한다. 그 천사 같은 미소 속에 걸러지지 않은 부정이 공존하지만 오로지 쏟아 붓기만 하는 어버이 사랑은 사실을 눈치챘음에도 눈감아주게 된다. 나 또한 그런 엄마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대개의 부모들은 내 아이들은 남과 다르다는 막연하고도 맹목적인 믿음을 간직하고 있기에 자신의 기대와 빗나갈 때 감정이 격해지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아들의 첫 PC방 출입으로 아들과 나를 신뢰로 묶어놨던 금단의 열매를 따버린 아들 녀석이 너무 밉기만 하다.

 

나는 끊임없이 아들에게 향하는 세상의 다양한 유혹과 싸워야 하는 끝없는 전쟁이 시작되었음을 온몸으로 느낀다. 뒤통수에 눈을 달아도 더 이상 소용이 없을 이 머나먼 여정에 필요한 필살기(?)는 무엇일까?
  1. Favicon of https://janghp.tistory.com BlogIcon 지킬박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몇 학년인지 모르지만 엄마 말에 눈물을 뚝뚝 흘린다니 아직은 어린 모양입니다.
    좀 더 크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할 지도 모릅니다. 그것도 다 커 나가는 과정일 수도.

    2008.03.04 13:11 신고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제 6학년이 되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이제는 반복되는 거짓말에 익숙해져야겠지요..ㅠ.ㅠ..

      2008.03.04 14:31

내가 당당한 워킹 맘이 되는데 가장 큰 지지자는 내 어머니시다. 내게는 위로 언니 셋에 오빠가 하나 있는데 어머니께서는 언니들과 내게 결혼을 한 여자라도 당당한 사회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덕분에 언니들과 나는 어머니의 보육 지원에 힘입어 어려움없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었다.

 

내리사랑이라고 하던가,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막내였던 내 아이를 유난히 예뻐하셨고 아이는 거의 내 아버지의 등과 배에서 자랐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셨고, 어머니께서는 배우자를 잃은 큰 고통이 있었음에도 아이를 여전히 귀하게 키워주셨다.

 

그런 어머니께서는 화초도 어여쁘게 가꾸시는 분이시다. 사계절 내내 집 안팎에는 난이며, 계절마다 다양한 꽃들이 피었다 지곤 한다. 옥상에는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상치, 아욱, , 배추, 고추, 열무 등이 제 철을 맞아 식탁에 오르기 위해 자라곤 한다. 아직 추운 계절임에도 지금은 노랗고 고운 수선화와 발그레한 주홍빛의 군자란이 거실의 한 쪽을 소박하게 장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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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부터 날씬하고 화사한 노란 빛의 수선화가 하나씩 피어나자 집에 놀러 온 큰 언니가 그 예쁜 모습에 감탄해 하자 어머니께서는 우리 성철이도 저렇게 날씬한 수선화처럼 예뻤는데앞으로도 저 수선화의 모습을 갖도록 훌륭하게 키워야 하는데…”라고 하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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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을 마치고 돌아온 아이에게 성철아, 할머니께서는 너를 굉장히 사랑하시나 봐, 성철이가 수선화처럼 예쁘다고 생각하신단다라고 전하는 언니의 말을 들으니 그 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를 돌봐주시는 어머니께 서운하게 해드렸던 것들에 대한 죄스러움이 한꺼번에 몰려와 가슴이 콩닥거렸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서도, 20년의 사회 생활을 한 어엿한 사회인이었음에도 나는 여전히 어머니께 철부지 막내로 머물고 싶었던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나는 내 사회생활을 방패 삼아 어머니께 금전적인 것으로 감사함을 정당화하려 했던 것 같다.

 

어머니께서는 당신이 가꾸시는 화초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면서 아이의 하루 생활을 나에게 말씀해주고 싶으셨을 것이다. 얼마나 당신께서 손자로 인해 기쁘게 웃으셨는지, 아이가 얼마나 의젓한 행동을 했는지도 이야기 하고 싶으셨을 것이다.

 

그러셨을 터인데 나는 간혹 아이와 어머니의 세대차이를 이해하기 보다는 내 이성에 따른 판단기준에서 어머니께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신다고 서운해 했고, 그렇게 어머니 가슴을 아프게 했을 것이다.

 

매일 새벽, 우리 가족의 평화와 내 아이의 훌륭한 성장을 위해 성모님 앞에서 촛불을 켜시고 기도를 하시는 나의 어머니.

 

언제나 부족한 딸이지만 태어나서 지금까지 절 사랑하시고, 제 아이는 더욱 사랑하시는 것을 여전히 머리로만 알고 있는 절 용서해주세요. 그리고 염치없지만 그래도 변함없이 사랑해주세요. 당신의 사랑은 내 삶의 꺼지지 않는 에너지원입니다. 제가 당당할 수 있는 것도 모두 어머니로 인한 것입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조금씩 더 어머님 가슴에 가까이 가는 막내가 될께요. 어머니께서 제게 주시는 사랑을 제 아이에게도 전할께요.

 

나의 영원한 후원자이자 지지자인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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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댓글입니다

    2008.02.25 23:12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08.03.03 10:55

20년 사회생활 중 아이를 위해 실무를 벗어나 프리랜서 생활을 했던 2년은 나와 아들에게 특별한 시간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내게는 무척 짧은 시간이었는데 아이에게는 무척이나 길고 긴 훈련의 시기였던 것 같다.

 

그 전에는 내가 회사에서 집에 돌아오기 전까지 나의 귀가 시간은 불규칙하고 늦는 경우가 많아 그 긴 시간은 모두 아들의 것이었다. 할머니가 계셨지만 통제자의 역할보다는 안하무인 무법자를 옹호하는 편이었을 것이니 갑작스런 엄마의 사직은 아들에게는 자유가 박탈되는 시작이었을 것이다.

 

나는 매달 마지막 날에 다음달의 일일 시간표를 아들과 함께 짰다. 아들이 기존의 생활 패턴에서 갑자기 바뀌면 부감을 느낄 수 있기에 조금씩 다르게, 점진적으로 엄마의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해갔다. 다행히 아들은 나와의 대화 시간이 늘어가면서 점차 자기가 어떠한 생활 태도를 가져야 할지 알아갔다. 그리고 산만한 태도도 많이 줄어들고 끈기와 집중력도 조금씩 향상되어 갔다.

 

학교에 들어가면서 유치원에서보다 시간이 좀더 많아진 아들에게 고민이 생겼다. 나는 학원 교육을 통한 학습 지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생각해 학원을 보내지 않았다. 대신 운동을 위한 태권도와 예술적인 감각을 익혀 보라고 피아노 학원만을 보냈다. 모자라는 공부는 집에서 저녁시간에 숙제와 복습을 함께 하면서 보충했다. 아들은 다른 친구들은 학원에서도 만나서 친한 거 같다며 자기도 보습학원을 보내달라고 졸랐다. 나는 대신에 주말에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간단한 점심도 먹고 친구들과 자유로운 컴퓨터 게임과 TV 시청, 그리고 밖에서 나가 놀 수 있도록 해서 친구들과의 친밀감을 유지하도록 해주었다. 그러나 주말에 이틀 정도 3-4시간의 자유가 주어졌다 해도 아들은 내내 자유로운 컴퓨터게임과 TV 시청을 할 수 없었던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2년이 다되어갈 무렵 내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자기가 외국인 미디어 회사에 있는데 새로운 조직을 구성하는데 함께 참여하길 바란다며 삼고초려를 해왔다. 2년간 프리랜서로 일을 했지만 친구가 제의한 일은 그 동안 내가 해왔던 일과 관련이 있으면서 온라인 미디어 기반의 일이었기에 친구의 제의는 잠재해 있던 내 도전 의식을 일깨웠다. 2달 정도의 고민과 가족들의 배려로 나는 다시 본격적인 조직생활에 다시 들어가게 되었다.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될 아들에게도 걱정이 되었지만 엄마의 새로운 사회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대견하게도 아들은 엄마, 이젠 나도 2학년이잖아. 그리고 엄마가 그 동안 날 많이 훈련시켜서, 이젠 나도 혼자서 공부 잘하니까, 엄마는 걱정하지 말아. 날 믿어!”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못미더웠던 나는 출근하기 전까지 아들에게 당부하고, 약속하는 등 굳은 다짐을 받아냈다.

 

출근 첫날,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올 무렵 집으로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어머니께서는 박장대소를 하셨다. 이유인즉, 학교에서 오자 마자 아들이 가방을 거실에 놓으면서 ! 만세! 해방이다! 해방!”이라고 기쁨에 겨워 외치면서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갈 찰나에 내게 전화가 온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해방의 기쁨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게 한 것에 대해 조금은 미안했지만 이제는 가까이 살펴 볼 수 없기에 원격 조정 모드로 들어가야 하는 나는 어쩔 수 없는 워킹맘이 된 것이다.

 

아들아, 너의 해방이 나의 해방이기도 해! 하지만 이 구속이 훗날 널 진실로 해방시킬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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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면서 시작한 나는 사회생활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어도 지속을 해왔기에 휴직이나 중단이란 생각하지도, 할 수도 없었던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야말로 잘나가는 15년 차에 있던 순간에 그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다.

 

아들이 7살이 되던 해에 유치원에서 재롱잔치가 있었다. 나는 새 학년이 되고 유치원에서는 최고 학년인 아들이 밖에서는 어떻게 생활하는지 보고 싶어 기쁜 마음으로 참석했다. 아들은 집에서는 얌전하고 착한 편으로 어렸을 적에 남의 집에 갔을 때도 집에 와야 할 시간이면 그 집의 텔레비전까지 끄고 오는 꼼꼼한 아이였다. 모든 부모는 고슴도치이듯 나 또한 아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에 아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기대하고 행사장을 들어섰다.

 

그러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아들은 가장 먼저 발표를 했는데 비교적 또박또박 잘해 박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발표가 끝나고 다른 친구들이 발표할 때는 옆의 친구들과 장난도 치고, 떠들고,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함께 참석한 엄마들이 처음 발표할 때는 어머, 참 똑똑하다고 칭찬했지만 곧 저 애는 뉘 집 아들이야?” “어휴 정신 없어..”, “저 애 엄마 너무 힘들겠다라고 수근수근 거리는 것이었다.

 

엄마들의 비난 섞인 수근거림 속에서 장난꾸러기 아들에 대한 부끄러움 보다 내가 그 때까지 아이를 잘 몰랐다는 것에 부끄럽고, 아들을 향한 미안한 마음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행사가 끝나고 선생님을 뵙고 아이의 생활태도에 들었다.

 

성철이는 책을 많이 읽어서 발표도 잘하고 이야기도 잘하는 편인데 좀 산만한 것 같아요. 그리고 고집도 세고요, 대체로 엄마가 일하시는 아이들이 좀 그런 편이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돌아오는 내내 아이를 꼼꼼하게 살피는 것보다는 회사 일에 더 우선 순위를 두었던 나를 반성했다. 아이는 유치원에 다녀오면 할머니와 함께 하지만 분명 할머니께 떼를 써서 텔레비전도 보고, 컴퓨터도 했을 것이며, 책을 볼 때는 분명 텔레비전 앞에서 보았기에 집중력을 습관들일 틈이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제대로 지적 받거나 교정받지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출장으로 인해 일주일 이상 비웠을 경우엔 더욱 더 심했을 테고..

 

그 전까지 외부의 일에 나 자신의 위치를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었고 아직 학교를 가지 않는 아이인지라 그다지 아이의 감성에 대해서 집중하지는 않았다. 그냥 별 탈없이 잘 지내는 아이로 믿었다. 아이에게 지식을 넣어주는 엄마였을지는 몰라도 가슴을 온전하기 주지 못한 엄마였다.

 

행사 후 2주일간 나는 진정한 엄마의 역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 가족들과 의논을 거쳐 진심으로 아들과 교류하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결심하였다. 지금까지 쌓아온 꿈을 접는 것이라고 하는 회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3개월 후 사직서를 과감히 제출하였다.

 

그 뒤 2년간 나는 아들에겐 밀착형 엄마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지인들의 도움으로 집에서 일을 해가면서 좀 자유로운 프리랜서 엄마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나는 아이의 생각을 함께 나누려고 했고, 공부도 함께 하고, 도서관도 함께 가고, 여행도 가면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과 추억을 만들려고 애썼다. 아이도 처음에 엄마가 매일 회사 가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돌아오면 반겨주는 엄마가 있어서인지 차츰 안정감을 찾아갔다. 학교에 입학해서도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친구들도 잘 사귀고, 자신의 생각보다는 남을 고려하는 태도를 가지게 되었다. 2년은 나와 아들을 변화시킨 가장 소중하고 귀한 시기였다. 비록 당시에는 나의 꿈을 접어야 했던 고통스러운 결단이 있었음에도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자랑스러운 결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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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feeling-diary.tistory.com BlogIcon 비트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식을 생각하는 훌륭한 부모의 마음이 느껴지는군요. 비록 꿈에는 한걸음 멀어졌지만 그 보다 아드님의 올바른 인성의 토대가 되는 아주 훌륭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멋진 어머니십니다.+_+b

    2008.02.14 16:53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대부분 어머님들은 모두 같은 마음일 겁니다. 자식이 자신보다 더 낫기를 바라는 마음.그래서 자꾸 채워주고 싶은 마음, 그게 마음처럼 쉽게 현실화되지 못할지언정 그렇게 마음을 갖게되는 것 같습니다.

      2008.02.15 01:45 신고
  2. 엄마~ㅜ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쓴분의 따뜻한 마음이 여기까지 전해져 참 훈훈합니다!!
    저희 어머니도 직장을 다니시면서 워킹맘(?)을 하셨는데요
    솔직히 어렸을때는 학교나 저한테 많은 신경을 못써주는데 서운하기도
    했는데 점차 자라면서 느끼는건데 어머니가 너무너무 존경스럽습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당당하게 인정받으면서 가정에서는 너무나도
    현명하고 따뜻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무한한 존경을 느낍니다
    글을 읽다보니 느끼는점이 있어서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2008.02.14 17:46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부족하기만 워킹맘입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저자신과 아이에게 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08.02.15 01: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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