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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일하는 엄마'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08.02.14 해방의 그날, 그러나…
  2. 2008.02.13 꿈을 접다 (4)

20년 사회생활 중 아이를 위해 실무를 벗어나 프리랜서 생활을 했던 2년은 나와 아들에게 특별한 시간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내게는 무척 짧은 시간이었는데 아이에게는 무척이나 길고 긴 훈련의 시기였던 것 같다.

 

그 전에는 내가 회사에서 집에 돌아오기 전까지 나의 귀가 시간은 불규칙하고 늦는 경우가 많아 그 긴 시간은 모두 아들의 것이었다. 할머니가 계셨지만 통제자의 역할보다는 안하무인 무법자를 옹호하는 편이었을 것이니 갑작스런 엄마의 사직은 아들에게는 자유가 박탈되는 시작이었을 것이다.

 

나는 매달 마지막 날에 다음달의 일일 시간표를 아들과 함께 짰다. 아들이 기존의 생활 패턴에서 갑자기 바뀌면 부감을 느낄 수 있기에 조금씩 다르게, 점진적으로 엄마의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해갔다. 다행히 아들은 나와의 대화 시간이 늘어가면서 점차 자기가 어떠한 생활 태도를 가져야 할지 알아갔다. 그리고 산만한 태도도 많이 줄어들고 끈기와 집중력도 조금씩 향상되어 갔다.

 

학교에 들어가면서 유치원에서보다 시간이 좀더 많아진 아들에게 고민이 생겼다. 나는 학원 교육을 통한 학습 지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생각해 학원을 보내지 않았다. 대신 운동을 위한 태권도와 예술적인 감각을 익혀 보라고 피아노 학원만을 보냈다. 모자라는 공부는 집에서 저녁시간에 숙제와 복습을 함께 하면서 보충했다. 아들은 다른 친구들은 학원에서도 만나서 친한 거 같다며 자기도 보습학원을 보내달라고 졸랐다. 나는 대신에 주말에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간단한 점심도 먹고 친구들과 자유로운 컴퓨터 게임과 TV 시청, 그리고 밖에서 나가 놀 수 있도록 해서 친구들과의 친밀감을 유지하도록 해주었다. 그러나 주말에 이틀 정도 3-4시간의 자유가 주어졌다 해도 아들은 내내 자유로운 컴퓨터게임과 TV 시청을 할 수 없었던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2년이 다되어갈 무렵 내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자기가 외국인 미디어 회사에 있는데 새로운 조직을 구성하는데 함께 참여하길 바란다며 삼고초려를 해왔다. 2년간 프리랜서로 일을 했지만 친구가 제의한 일은 그 동안 내가 해왔던 일과 관련이 있으면서 온라인 미디어 기반의 일이었기에 친구의 제의는 잠재해 있던 내 도전 의식을 일깨웠다. 2달 정도의 고민과 가족들의 배려로 나는 다시 본격적인 조직생활에 다시 들어가게 되었다.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될 아들에게도 걱정이 되었지만 엄마의 새로운 사회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대견하게도 아들은 엄마, 이젠 나도 2학년이잖아. 그리고 엄마가 그 동안 날 많이 훈련시켜서, 이젠 나도 혼자서 공부 잘하니까, 엄마는 걱정하지 말아. 날 믿어!”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못미더웠던 나는 출근하기 전까지 아들에게 당부하고, 약속하는 등 굳은 다짐을 받아냈다.

 

출근 첫날,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올 무렵 집으로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어머니께서는 박장대소를 하셨다. 이유인즉, 학교에서 오자 마자 아들이 가방을 거실에 놓으면서 ! 만세! 해방이다! 해방!”이라고 기쁨에 겨워 외치면서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갈 찰나에 내게 전화가 온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해방의 기쁨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게 한 것에 대해 조금은 미안했지만 이제는 가까이 살펴 볼 수 없기에 원격 조정 모드로 들어가야 하는 나는 어쩔 수 없는 워킹맘이 된 것이다.

 

아들아, 너의 해방이 나의 해방이기도 해! 하지만 이 구속이 훗날 널 진실로 해방시킬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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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면서 시작한 나는 사회생활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어도 지속을 해왔기에 휴직이나 중단이란 생각하지도, 할 수도 없었던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야말로 잘나가는 15년 차에 있던 순간에 그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다.

 

아들이 7살이 되던 해에 유치원에서 재롱잔치가 있었다. 나는 새 학년이 되고 유치원에서는 최고 학년인 아들이 밖에서는 어떻게 생활하는지 보고 싶어 기쁜 마음으로 참석했다. 아들은 집에서는 얌전하고 착한 편으로 어렸을 적에 남의 집에 갔을 때도 집에 와야 할 시간이면 그 집의 텔레비전까지 끄고 오는 꼼꼼한 아이였다. 모든 부모는 고슴도치이듯 나 또한 아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에 아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기대하고 행사장을 들어섰다.

 

그러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아들은 가장 먼저 발표를 했는데 비교적 또박또박 잘해 박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발표가 끝나고 다른 친구들이 발표할 때는 옆의 친구들과 장난도 치고, 떠들고,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함께 참석한 엄마들이 처음 발표할 때는 어머, 참 똑똑하다고 칭찬했지만 곧 저 애는 뉘 집 아들이야?” “어휴 정신 없어..”, “저 애 엄마 너무 힘들겠다라고 수근수근 거리는 것이었다.

 

엄마들의 비난 섞인 수근거림 속에서 장난꾸러기 아들에 대한 부끄러움 보다 내가 그 때까지 아이를 잘 몰랐다는 것에 부끄럽고, 아들을 향한 미안한 마음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행사가 끝나고 선생님을 뵙고 아이의 생활태도에 들었다.

 

성철이는 책을 많이 읽어서 발표도 잘하고 이야기도 잘하는 편인데 좀 산만한 것 같아요. 그리고 고집도 세고요, 대체로 엄마가 일하시는 아이들이 좀 그런 편이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돌아오는 내내 아이를 꼼꼼하게 살피는 것보다는 회사 일에 더 우선 순위를 두었던 나를 반성했다. 아이는 유치원에 다녀오면 할머니와 함께 하지만 분명 할머니께 떼를 써서 텔레비전도 보고, 컴퓨터도 했을 것이며, 책을 볼 때는 분명 텔레비전 앞에서 보았기에 집중력을 습관들일 틈이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제대로 지적 받거나 교정받지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출장으로 인해 일주일 이상 비웠을 경우엔 더욱 더 심했을 테고..

 

그 전까지 외부의 일에 나 자신의 위치를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었고 아직 학교를 가지 않는 아이인지라 그다지 아이의 감성에 대해서 집중하지는 않았다. 그냥 별 탈없이 잘 지내는 아이로 믿었다. 아이에게 지식을 넣어주는 엄마였을지는 몰라도 가슴을 온전하기 주지 못한 엄마였다.

 

행사 후 2주일간 나는 진정한 엄마의 역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 가족들과 의논을 거쳐 진심으로 아들과 교류하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결심하였다. 지금까지 쌓아온 꿈을 접는 것이라고 하는 회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3개월 후 사직서를 과감히 제출하였다.

 

그 뒤 2년간 나는 아들에겐 밀착형 엄마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지인들의 도움으로 집에서 일을 해가면서 좀 자유로운 프리랜서 엄마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나는 아이의 생각을 함께 나누려고 했고, 공부도 함께 하고, 도서관도 함께 가고, 여행도 가면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과 추억을 만들려고 애썼다. 아이도 처음에 엄마가 매일 회사 가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돌아오면 반겨주는 엄마가 있어서인지 차츰 안정감을 찾아갔다. 학교에 입학해서도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친구들도 잘 사귀고, 자신의 생각보다는 남을 고려하는 태도를 가지게 되었다. 2년은 나와 아들을 변화시킨 가장 소중하고 귀한 시기였다. 비록 당시에는 나의 꿈을 접어야 했던 고통스러운 결단이 있었음에도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자랑스러운 결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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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feeling-diary.tistory.com BlogIcon 비트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식을 생각하는 훌륭한 부모의 마음이 느껴지는군요. 비록 꿈에는 한걸음 멀어졌지만 그 보다 아드님의 올바른 인성의 토대가 되는 아주 훌륭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멋진 어머니십니다.+_+b

    2008.02.14 16:53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대부분 어머님들은 모두 같은 마음일 겁니다. 자식이 자신보다 더 낫기를 바라는 마음.그래서 자꾸 채워주고 싶은 마음, 그게 마음처럼 쉽게 현실화되지 못할지언정 그렇게 마음을 갖게되는 것 같습니다.

      2008.02.15 01:45 신고
  2. 엄마~ㅜ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쓴분의 따뜻한 마음이 여기까지 전해져 참 훈훈합니다!!
    저희 어머니도 직장을 다니시면서 워킹맘(?)을 하셨는데요
    솔직히 어렸을때는 학교나 저한테 많은 신경을 못써주는데 서운하기도
    했는데 점차 자라면서 느끼는건데 어머니가 너무너무 존경스럽습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당당하게 인정받으면서 가정에서는 너무나도
    현명하고 따뜻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무한한 존경을 느낍니다
    글을 읽다보니 느끼는점이 있어서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2008.02.14 17:46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부족하기만 워킹맘입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저자신과 아이에게 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08.02.15 01: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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