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자신감'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3.16 자식을 이기는 엄마 (5)
  2. 2008.03.24 “제발 알림장 좀 봐주세요” (2)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까지는 아들에게 저는 전지전능한 존재였습니다. 아들이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바로 대답해주었고, 교과 공부에 대한 궁금증도 될 수 있으면 아들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비유를 들어서 차근차근 설명해주거나 인터넷에서 함께 자료를 찾아 주면서 정보의 효율적인 활용법도 알려주었습니다.

 

그러나 고학년이 되면서 아들은 난이도가 높은 질문을 해왔고, 조금씩 저는 당혹스러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엄마의 불안함을 아들은 간파를 했는지 무불통지 엄마의 자만심이 무너지는 것에 은근히 재미를 느끼는 듯합니다.

 

아들과 설전이 벌어진 후에는 알쏭달쏭한 과학 문제들이며, 세상에서 가장 긴 단어가 뭐냐고 묻거나 자신이 현재 배우고 있지도 않는 난해한 수학 문제를 가져와서 풀어보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문제 풀이에 고전하는 저를 보면서 아들은 만족한 미소를 짓습니다. 그렇게 저는 아들의 고약한 경쟁상대가 되고 있었습니다.

 

최근 어느 날 의기양양한 아들이 제게 게임을 제안해왔습니다. 세 번 게임을 해서 점수를 많이 딴 사람에게 자장면을 사주자는 것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나라이름, 두 번째는 과학자나 수학자, 세 번째는 영어 단어 끝말잇기 게임이 있었습니다.

 

사실 아들은 제안을 하기 전 두 시간 전에 방에서 무엇인가 열중한 터라 자신감이 넘쳐흘렀습니다. 그러나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시간이 경과하자 아들의 데이터는 바닥이 났습니다. 결국 두 번째 까지도 아들은 저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씰룩 거리는 표정의 아들이 제게 마지막 게임은 3점으로 하자고 합니다. 자신이 막판 뒤집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흔쾌히 동의하고 우리는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최근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아들은 마지막 게임은 자신이 있던 모양이었습니다. 아들과 저는 꽤 긴 시간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영어 끝말잇기를 해갔습니다. 한 시간 가까이 가자 아들도 저도 지친 상태였지만 결국 마지막도 제가 이겼습니다. 당당했던 아들은 무슨 엄마가 자식에게 한 번도 안지는 거에요? 자식을 이기는 엄마는 이 세상에 우리 엄마 밖에 없을 거야!”고 쏘아 붙이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시간이 조금 흐른 후 아들과 마주했습니다.

아들아, 엄마는 너의 경쟁 상대가 아니란다.”

 

그렇죠, 그런데 엄마랑 게임을 하든지, 문제 풀기를 하든지 제가 항상 졌잖아요. 그래서 저도 엄마보다 잘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 당연히 아직 어린 너는 지식적인 측면에서는 지금은 엄마를 이길 수 없어. 그런데 중요한 것은 너와 엄마는 경쟁하는 사이가 아니라는 것이지. 엄마는 네가 지식을 쌓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게임을 하는 것이지 너를 이기려는 것이 아니야. 너도 게임을 하면서 몰랐던 단어의 뜻을 다시 알게 되잖아. 게임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이기는 만족감이 아니라 이기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실패를 왜 했는지를 느끼는 것이란다. 엄마가 너보다 단어나 산이나 강, 도시 이름을 많이 아는 것은 너보다 더 많이 공부했고, 책도 많이 읽었기 때문이야. 네가 엄마 나이가 되면 엄마보다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고, 네가 노력을 더 한다면 머지 않아 엄마를 이길 수도 있어. 그러니까 너는 엄마가 어떻게 그 많은 단어들을 알 수 있을까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엄마가 일부러 너에게 져주면 진심으로 이긴 기쁨을 가질 수 있을 거 같아?”

 

엄마를 이기면 다른 친구들과의 게임에서도 잘 할 수 있을 같아서 엄마를 이기고 싶어요

 

게임에서 이기려면 준비 없이 안 되는 것은 알지? 그럼 앞으로 엄마와의 게임에서 좀더 발전적인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

 

발전적인 방법이요? 다른 게임을 하자는 건가요?”

 

아니, 너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말이야예를 들면 a로 시작하거나 b로 시작하는 단어 등등 알파벳을 차례로 해보는 것이라든지, 숙어 맞추기, 문학가 이름이나 위인이름, 문화재나 역사적 장소 등으로 하면 너에게 훨씬 유리하고, 또 도움도 될 것 같은데…”

 

좋아요. 그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엄마는 자장면이 아니라 피자 값 나갈 각오하셔야 해요!”

 

아들의 모습에서 저의 모습이 반사되는 것을 느낄 때마다 당혹스럽습니다. 저도 어렸을 적에 형제들과 게임 하기를 좋아했고, 이기지 못하면 분함을 삭히지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아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만 타고난 승부 근성은 아들이라 해도 수그러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엄마를 잘 이해해주고, 탓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하려는 아들에게 고맙고, 미안합니다.

 

아들아!! 피자 값으로 얼마를 써도 좋단다!! 제발 나를 이겨다오!!

 

그럼에도 저는 오늘부터 아들 몰래 영어 단어며 숙어를 외울 것입니다.^^


  1. Favicon of http://me2day.net/calcutta BlogIcon Meryl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식과 게임을 해서 지지 않는 엄마! 정말 잼있었어요.
    피자값 각오하라는 아들의 말도 너무 비장하네요...

    덕분에 하루 15분에 대한 생각을 한번 더 해보기로 했습니다. 전 너무 게을러요~ 반성...

    2009.03.17 17:53
  2.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글을 읽으니 저도 게임하고 싶은 의욕이 막 솟아나요!
    게임에 이기려고 형아도 공부하고, 승객님도 공부하고 얼마나 멋진 모습인가요!
    저도 엄마를 졸라 당장 게임하자고 해야겠어요.^^

    2009.03.20 16:47 신고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외로 이런 게임이 공부 의욕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저도 깨달았습니다. 공부한다는 부담감을 가지지 않고 놀이하듯 하는 공부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게임은 게임이므로 너무 과열하다보면 다시 또 하고 싶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지요.^^

      2009.03.20 16:54 신고

새 학년이 되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서는 학부모 간담회를 가진다. 학교에서는 교육 방침의 전달과 학부모님의 학교 행사 참여를 위한 프로그램을 설명하기 위하여, 학부모는 자신의 아이를 교육할 선생님과 아이들이 어떻게 새로운 학년을 적응해 나가는지 알기 위해서 이 행사는 학교와 부모의 필요를 만족시킨다고 볼 수 있다. 워킹맘인 나는 사실 학교를 자주 갈 수 없는 상황이지만 아이가 학교에 입학한 후 학부모 간담회는 꼭 참석하려고 노력했으며, 올해도 어김없이 참석을 했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첫날 아들은 몹시도 흥분이 되어 있었다. 유치원부터 5학년 때까지 담임 선생님이 여선생님이셨는데 처음으로 남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평소에 아들은 태권도 관장님이나 사범님을 몹시도 따랐는데 학교에서도 남자 선생님을 만나니 신이 난 모양이었다. 그 동안 여선생님도 참 좋으신 분들이었지만 색다른 분위기를 느끼는 아들로 인해 선생님에 대한 궁금증이 다른 때보다 높았고, 간담회 참석의 주요한 이유이기도 했다.

 

아이들의 교실과 환경을 둘러보려고 조금 일찍 교실에 도착했을 때, 인자한 모습의 선생님께서 벌써 기다리고 계셨다. 아들의 이름을 말하자 선생님께서는 아들의 자리를 안내해주시고는 수업시간에 진행했던 아이들의 자기소개서를 먼저 읽어보라고 주셨다. 자기에 대한 여러 질문을 솔직하게 써내려간 아이의 자기소개서를 보면서 새삼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선생님께서는 아이가 생각하는 가정과 자신에 대한 것들을 부모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신 모양이다. 실제 내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아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게 되었다.

 

공식적인 간담회 행사가 끝나고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하실지 간결한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셔서 자세히 설명해 주시고, 마지막으로는 몇 가지 당부도 하셨다. 부모들에게 부담을 주는 당부가 아니라 아이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가져 달라는 것이 주제인 내용들이었다.

 

그 중에서 특히 강조하셨던 것은 알림장을 부모님이 꼭 봐달라는 것이었다. 사실 알림장을 부모가 봐야 하는 당연한 것이지만 무심코 지나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알림장 속에 우리 아이의 학교 생활이...

알림장은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일일 기록이다. 매일 어떤 공부를 하는지 준비물의 기록을 통해서 알 수 있고, 어떤 행사를 하는지, 학교에서 중요시 하는 것은 무엇이고, 최근의 화두가 무엇인지도 잘 나타나있다. 그리고 선생님께 부탁드리고 싶은 말이나 혹은 아이에 대한 특이사항도 알림장을 통해서 전할 수 있다. 알림장은 그야말로 학교와 가정을 잇는 가장 기본적인 메신저인 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중요하게 생각지 않고, 또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의 알림장을 잘 보지 않게 된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자주 알림장을 보게 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관심에서 점점 멀어지게 된다.

 

아마도 아이들의 눈에는 알림장에서 멀어지는 부모들이 바쁜 사람들로 여겨질 것이다. 나 또한 종종 엄마는 바쁘니까 네가 혼자 할 수 있지라며 합리화시켜왔다. 그 시간에 아이들은 마음의 여유와 남에 대한 배려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 채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은 관심을 주는 만큼 생각이 자라고 마음이 넓어진다고 하시며, 알림장을 보면서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학교생활과 더불어 아이에 대해 좀더 세심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간곡하게 당부하셨다.

 

사실 알림장이 얼마나 교육에 영향을 미칠까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 같은 경우 알림장을 통해 아들의 자립심을 키우는 팁을 얻기도 했다.

 

남자아이들은 대체로 준비물을 잘 잊는 편이라 알림장을 보고 확인하지 않으면 그날 그날의 수업진행은 아들에게도 어려워진다. 아들이 저학년 때는 매일 알림장을 보고 준비물을 챙겨주었는데 이 때문에 아들은 준비물에 대한 긴장감이 없었고 내가 깜박 잊은 경우는 나를 오히려 나무라는 것이었다. 마냥 혼내는 것보다는 자신이 준비하는 습관을 만들어주어야겠다 생각하고, 아들에게 엄마가 이제부터 알림장을 매일 볼 수 없으니 알아서 준비물을 챙기라고 했다. 며칠 못 본 척했더니 아들은 알아서 준비물을 챙기고 잠자기 전에는 알림장을 다시 한번 보곤 한다. 이제 아들은 학교에서 부모님께 알려야 하는 사항을 적절하게 전달하고 자신의 준비물을 스스로 준비하는 자립심이 생겼다.

 

그리고 부모들이 알림장을 살펴보고 아이들과 대화를 하게 되면 아이들 또한 부모가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신뢰하게 된다. 간혹 아들에게 알림장에 보니까 어떠 어떠한 일이 있었던데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보면 아이는 엄마가 그냥 지나친 줄 알았는데 이미 알고 있을 때 오히려 놀라기도 하고 엄마를 다시 한 번 살피곤 한다. 이렇게 알림장만 잘 활용해도 부모와 아이들간의 어색하고도 불편한 대화를 줄여가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그래서 모든 부모들은 반드시 알림장을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1. Favicon of http://keosigi.tistory.com BlogIcon 은파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습니다.
    저의 아내도 전업 주부인 관계로 아이들의 문제 만큼은 확실히 챙기는 편입니다.
    그 덕붕닝지 특별히 학원을 다니지도 않는데 큰 아이나 작은 아이나 학교 생활을 잘 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맞벌이를 하지 않는다는 책임(?)감으로 아이들 교육은 스스로 시키고 있습니다.
    참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애처롭기도 하고.... 그저 고마울 따름 이지요.

    아이들의 알림장은 교사와 학생의 약속 이면서도 교사와 학부모간의 소통의 구실도
    충분히 한다고 봅니다. 아주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이죠.
    잘 읽었습니다... 바쁜 관계로 는게사 인사를 드려 죄송 합니다.
    고맙습니다.

    2008.03.24 21:01 신고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멋진 아들에 훌륭한 어머니, 무엇보다 가정을 아끼는 아빠의 사랑이 가득한 은파리님의 가정에 항상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2008.03.24 22:49

1 
BLOG main image
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파라다이스란 없다. 9번 버스도 없다. 그러나 인간이 소중한 꿈을 열망하고 진지하게 실행해 나아갈 때, 우리는 파라다이스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by 승객1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60)
이야기가 있는 정거장 (10)
책이 보이는 풍경 (2)
창에 쓰는 워킹맘 일기 (33)
우리들의 파라다이스 (15)
공지사항 (0)

달력

«   2019/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달린 댓글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