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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장난꾸러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6.03 골키퍼가 있다고 골을 못 넣나? (3)
  2. 2008.02.13 꿈을 접다 (4)

5학년 까지도 여자친구에 대해서 물어보면 관심도 없고 시큰둥하던 아들에게서 한달 전쯤 여자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뭔지 모를 서운함이 가슴에서 저며왔지만 어쨌든 신기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다른 반 친구인데 아들이 자기를 좋아하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결국 짝사랑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아들의 짝사랑은 유치원 때 친구였고 그 당시에는 오히려 그 친구가 아들을 더 좋아했었습니다. 당시 재롱잔치에서 본 그녀의 엄마가 제게 살짝 귀띔해 주었습니다. 집에 오면 아들의 이야기만 했었다고. 아들에게 그 때의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일말의 희망을 찾은 듯 정말이냐고 되묻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많은 사람 앞에서 개그맨 흉내도 잘 내고, 발표도 당당하게 했던 아들은 의외로 사귀자는 말을 못하겠다고 합니다. 만약 그 친구가 거절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는 눈치였습니다. 엄마로서 도와주고 싶어서 토요일에 집에 데리고 오면 맛있는 점심을 해주겠다고 약속해주고, 또 앞으로 다가올 생일에 초대를 하라고도 했고, 정말 좋으면 당당하게 사귀자고 말해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웬일인지 아들은 용기를 내지는 못하고 등 하교 길이나 학교, 태권도장에서 서로 엇갈린 수업 시간대에 스쳐가면서 마음만 태우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태권도장에서 심사가 있는 날이었는데 그 여자 친구가 아들에게 말을 건넸다고 자랑을 했습니다. 아들이 학원에 간 사이에 태권도장에 전화해서 이런 저런 생활을 묻고 아들의 짝사랑에 대해서 은근히 사범님께 물어 봤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애에게는 이미 남자친구가 있다는 비보를 들었습니다. 사범님께서도 서로 태권도하는 시간이 달라 아들이 아직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그애의 남자친구는 아들과도 친구 사이입니다.

 

저녁에 학원에서 돌아온 아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고민하다가 저녁을 먹으며 아들의 생각을 알아보았습니다.

 

있지.. 혹시 그 애 남자 친구 있지 않을까?

글쎄요. 그런데 아마 없을걸요?

만약, 그 애가 남자 친구가 있다면 어떻게 할거니?

.. 그럼 할 수 없지요. 남자 친구를 인정해야죠

그럼 포기할 거니?

아뇨. 아마도 겉으로는 , 남자 친구가 있구나라고 하겠지만 속으로는 골키퍼 있다고 골을 못 넣는 건 아니야라고 생각할거에요. 그리고는 제가 더 멋있는 사람이 되어야죠

맞아. 정말 좋아하는 사람 있다면 네 진심을 당당하게 말하는 것도 좋은 일이야. 용자만이 미인을 얻는다고 했거든. 그런데 상대방이 싫다고 하면 깨끗하게 포기해야 해. 왜냐하면 좋아하는 마음이 서로 같아야 기쁜 거니까.

그건 저도 알아요. 정말 저를 싫어하면 남자 친구가 될 수 없죠

그런데 엄마도 네가 노력해서 멋진 사람이 된다면 어쩌면 그 애가 너를 좋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하늘은 노력하는 자에게 기회를 주거든.

걱정 마세요. 노력을 해볼 거에요. 뭐든 자신 있게,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하셨잖아요.

 

지금까지 아들은 엄마에게 수다스럽고, 떼를 쓰고, 장난꾸러기로만 생각했는데 어느새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기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 가는 남자가 되어 갑니다. 이제부터는 엄마의 간섭이나 귀띔이 아니라 자신의 경기를 뛰고 있는 아들의 의지와 노력이 견고해지도록 마음으로 힘찬 응원을 보내야겠습니다. 아들이 어쩌면 가슴 아픈 짝사랑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그 아픔이 아들에게는 성숙이라는 멋진 열매를 가져다 줄거라 믿어 봅니다.

 

오늘 밤은 아들의 사랑이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하느님께 간절하게 빌어 봅니다.

 

 

  1.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BlogIcon 호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짜슥.. ㅋㅋㅋㅋㅋㅋㅋ
    대견해요.. 옆에있음 머리라도 스윽스윽~ 쓰다듬어 줄텐데.. ^^

    낼이 철이 생일이죠? 만약 낼 깜빡하면(바빠서) 호박이모가 미리 추카했노라~ 전해주세효^^
    그리구 철이모친님두 철이낳으라 수고하셨쎄여~
    미역국 공평하게 나눠 드세요^^ ㅋㅋㅋㅋㅋ

    2008.06.05 18:26 신고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전에는 집에서 준비를 했었는데 요즘 엄마가 바쁜 걸 이해하는지 외식!을 하고 싶다고 해서.. 친구들이 좋아하는 핏자와 치킨이 가능한 곳으로 자리를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지난 해까지는 차별없이 친구를 좋아해야 한다며 반친구들 다 초대하던 철부지가 이제는 엄마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서인지.. 소수정예 10명으로 압축했다고합니다.^^
      내일은(아니 벌써 오늘이군요..) 무척 바쁠거 같습니다. 낮에는 아들 친구들과 저녁에는 온가족들과..
      성철이가 호박 누님(꼭 누님이라고 하네엽..^^)께 감사하다고 하고요~ 항상 저희 엄니께 멋진 음식 조언을 부탁한다 전합니다~ 끄응...

      2008.06.06 02:16
  2.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BlogIcon 호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짜슥.. ㅋㅋㅋㅋㅋㅋㅋ
    대견해요.. 옆에있음 머리라도 스윽스윽~ 쓰다듬어 줄텐데.. ^^

    낼이 철이 생일이죠? 만약 낼 깜빡하면(바빠서) 호박이모가 미리 추카했노라~ 전해주세효^^
    그리구 철이모친님두 철이낳으라 수고하셨쎄여~
    미역국 공평하게 나눠 드세요^^ ㅋㅋㅋㅋㅋ

    2008.06.05 18:26 신고

대학을 졸업하면서 시작한 나는 사회생활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어도 지속을 해왔기에 휴직이나 중단이란 생각하지도, 할 수도 없었던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야말로 잘나가는 15년 차에 있던 순간에 그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다.

 

아들이 7살이 되던 해에 유치원에서 재롱잔치가 있었다. 나는 새 학년이 되고 유치원에서는 최고 학년인 아들이 밖에서는 어떻게 생활하는지 보고 싶어 기쁜 마음으로 참석했다. 아들은 집에서는 얌전하고 착한 편으로 어렸을 적에 남의 집에 갔을 때도 집에 와야 할 시간이면 그 집의 텔레비전까지 끄고 오는 꼼꼼한 아이였다. 모든 부모는 고슴도치이듯 나 또한 아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에 아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기대하고 행사장을 들어섰다.

 

그러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아들은 가장 먼저 발표를 했는데 비교적 또박또박 잘해 박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발표가 끝나고 다른 친구들이 발표할 때는 옆의 친구들과 장난도 치고, 떠들고,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함께 참석한 엄마들이 처음 발표할 때는 어머, 참 똑똑하다고 칭찬했지만 곧 저 애는 뉘 집 아들이야?” “어휴 정신 없어..”, “저 애 엄마 너무 힘들겠다라고 수근수근 거리는 것이었다.

 

엄마들의 비난 섞인 수근거림 속에서 장난꾸러기 아들에 대한 부끄러움 보다 내가 그 때까지 아이를 잘 몰랐다는 것에 부끄럽고, 아들을 향한 미안한 마음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행사가 끝나고 선생님을 뵙고 아이의 생활태도에 들었다.

 

성철이는 책을 많이 읽어서 발표도 잘하고 이야기도 잘하는 편인데 좀 산만한 것 같아요. 그리고 고집도 세고요, 대체로 엄마가 일하시는 아이들이 좀 그런 편이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돌아오는 내내 아이를 꼼꼼하게 살피는 것보다는 회사 일에 더 우선 순위를 두었던 나를 반성했다. 아이는 유치원에 다녀오면 할머니와 함께 하지만 분명 할머니께 떼를 써서 텔레비전도 보고, 컴퓨터도 했을 것이며, 책을 볼 때는 분명 텔레비전 앞에서 보았기에 집중력을 습관들일 틈이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제대로 지적 받거나 교정받지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출장으로 인해 일주일 이상 비웠을 경우엔 더욱 더 심했을 테고..

 

그 전까지 외부의 일에 나 자신의 위치를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었고 아직 학교를 가지 않는 아이인지라 그다지 아이의 감성에 대해서 집중하지는 않았다. 그냥 별 탈없이 잘 지내는 아이로 믿었다. 아이에게 지식을 넣어주는 엄마였을지는 몰라도 가슴을 온전하기 주지 못한 엄마였다.

 

행사 후 2주일간 나는 진정한 엄마의 역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 가족들과 의논을 거쳐 진심으로 아들과 교류하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결심하였다. 지금까지 쌓아온 꿈을 접는 것이라고 하는 회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3개월 후 사직서를 과감히 제출하였다.

 

그 뒤 2년간 나는 아들에겐 밀착형 엄마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지인들의 도움으로 집에서 일을 해가면서 좀 자유로운 프리랜서 엄마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나는 아이의 생각을 함께 나누려고 했고, 공부도 함께 하고, 도서관도 함께 가고, 여행도 가면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과 추억을 만들려고 애썼다. 아이도 처음에 엄마가 매일 회사 가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돌아오면 반겨주는 엄마가 있어서인지 차츰 안정감을 찾아갔다. 학교에 입학해서도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친구들도 잘 사귀고, 자신의 생각보다는 남을 고려하는 태도를 가지게 되었다. 2년은 나와 아들을 변화시킨 가장 소중하고 귀한 시기였다. 비록 당시에는 나의 꿈을 접어야 했던 고통스러운 결단이 있었음에도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자랑스러운 결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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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feeling-diary.tistory.com BlogIcon 비트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식을 생각하는 훌륭한 부모의 마음이 느껴지는군요. 비록 꿈에는 한걸음 멀어졌지만 그 보다 아드님의 올바른 인성의 토대가 되는 아주 훌륭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멋진 어머니십니다.+_+b

    2008.02.14 16:53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대부분 어머님들은 모두 같은 마음일 겁니다. 자식이 자신보다 더 낫기를 바라는 마음.그래서 자꾸 채워주고 싶은 마음, 그게 마음처럼 쉽게 현실화되지 못할지언정 그렇게 마음을 갖게되는 것 같습니다.

      2008.02.15 01:45 신고
  2. 엄마~ㅜ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쓴분의 따뜻한 마음이 여기까지 전해져 참 훈훈합니다!!
    저희 어머니도 직장을 다니시면서 워킹맘(?)을 하셨는데요
    솔직히 어렸을때는 학교나 저한테 많은 신경을 못써주는데 서운하기도
    했는데 점차 자라면서 느끼는건데 어머니가 너무너무 존경스럽습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당당하게 인정받으면서 가정에서는 너무나도
    현명하고 따뜻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무한한 존경을 느낍니다
    글을 읽다보니 느끼는점이 있어서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2008.02.14 17:46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부족하기만 워킹맘입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저자신과 아이에게 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08.02.15 01: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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