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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초등생'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3.16 자식을 이기는 엄마 (5)
  2. 2008.09.30 초등교육은 90%가 엄마 몫이다 (2)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까지는 아들에게 저는 전지전능한 존재였습니다. 아들이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바로 대답해주었고, 교과 공부에 대한 궁금증도 될 수 있으면 아들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비유를 들어서 차근차근 설명해주거나 인터넷에서 함께 자료를 찾아 주면서 정보의 효율적인 활용법도 알려주었습니다.

 

그러나 고학년이 되면서 아들은 난이도가 높은 질문을 해왔고, 조금씩 저는 당혹스러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엄마의 불안함을 아들은 간파를 했는지 무불통지 엄마의 자만심이 무너지는 것에 은근히 재미를 느끼는 듯합니다.

 

아들과 설전이 벌어진 후에는 알쏭달쏭한 과학 문제들이며, 세상에서 가장 긴 단어가 뭐냐고 묻거나 자신이 현재 배우고 있지도 않는 난해한 수학 문제를 가져와서 풀어보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문제 풀이에 고전하는 저를 보면서 아들은 만족한 미소를 짓습니다. 그렇게 저는 아들의 고약한 경쟁상대가 되고 있었습니다.

 

최근 어느 날 의기양양한 아들이 제게 게임을 제안해왔습니다. 세 번 게임을 해서 점수를 많이 딴 사람에게 자장면을 사주자는 것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나라이름, 두 번째는 과학자나 수학자, 세 번째는 영어 단어 끝말잇기 게임이 있었습니다.

 

사실 아들은 제안을 하기 전 두 시간 전에 방에서 무엇인가 열중한 터라 자신감이 넘쳐흘렀습니다. 그러나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시간이 경과하자 아들의 데이터는 바닥이 났습니다. 결국 두 번째 까지도 아들은 저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씰룩 거리는 표정의 아들이 제게 마지막 게임은 3점으로 하자고 합니다. 자신이 막판 뒤집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흔쾌히 동의하고 우리는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최근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아들은 마지막 게임은 자신이 있던 모양이었습니다. 아들과 저는 꽤 긴 시간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영어 끝말잇기를 해갔습니다. 한 시간 가까이 가자 아들도 저도 지친 상태였지만 결국 마지막도 제가 이겼습니다. 당당했던 아들은 무슨 엄마가 자식에게 한 번도 안지는 거에요? 자식을 이기는 엄마는 이 세상에 우리 엄마 밖에 없을 거야!”고 쏘아 붙이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시간이 조금 흐른 후 아들과 마주했습니다.

아들아, 엄마는 너의 경쟁 상대가 아니란다.”

 

그렇죠, 그런데 엄마랑 게임을 하든지, 문제 풀기를 하든지 제가 항상 졌잖아요. 그래서 저도 엄마보다 잘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 당연히 아직 어린 너는 지식적인 측면에서는 지금은 엄마를 이길 수 없어. 그런데 중요한 것은 너와 엄마는 경쟁하는 사이가 아니라는 것이지. 엄마는 네가 지식을 쌓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게임을 하는 것이지 너를 이기려는 것이 아니야. 너도 게임을 하면서 몰랐던 단어의 뜻을 다시 알게 되잖아. 게임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이기는 만족감이 아니라 이기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실패를 왜 했는지를 느끼는 것이란다. 엄마가 너보다 단어나 산이나 강, 도시 이름을 많이 아는 것은 너보다 더 많이 공부했고, 책도 많이 읽었기 때문이야. 네가 엄마 나이가 되면 엄마보다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고, 네가 노력을 더 한다면 머지 않아 엄마를 이길 수도 있어. 그러니까 너는 엄마가 어떻게 그 많은 단어들을 알 수 있을까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엄마가 일부러 너에게 져주면 진심으로 이긴 기쁨을 가질 수 있을 거 같아?”

 

엄마를 이기면 다른 친구들과의 게임에서도 잘 할 수 있을 같아서 엄마를 이기고 싶어요

 

게임에서 이기려면 준비 없이 안 되는 것은 알지? 그럼 앞으로 엄마와의 게임에서 좀더 발전적인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

 

발전적인 방법이요? 다른 게임을 하자는 건가요?”

 

아니, 너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말이야예를 들면 a로 시작하거나 b로 시작하는 단어 등등 알파벳을 차례로 해보는 것이라든지, 숙어 맞추기, 문학가 이름이나 위인이름, 문화재나 역사적 장소 등으로 하면 너에게 훨씬 유리하고, 또 도움도 될 것 같은데…”

 

좋아요. 그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엄마는 자장면이 아니라 피자 값 나갈 각오하셔야 해요!”

 

아들의 모습에서 저의 모습이 반사되는 것을 느낄 때마다 당혹스럽습니다. 저도 어렸을 적에 형제들과 게임 하기를 좋아했고, 이기지 못하면 분함을 삭히지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아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만 타고난 승부 근성은 아들이라 해도 수그러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엄마를 잘 이해해주고, 탓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하려는 아들에게 고맙고, 미안합니다.

 

아들아!! 피자 값으로 얼마를 써도 좋단다!! 제발 나를 이겨다오!!

 

그럼에도 저는 오늘부터 아들 몰래 영어 단어며 숙어를 외울 것입니다.^^


  1. Favicon of http://me2day.net/calcutta BlogIcon Meryl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식과 게임을 해서 지지 않는 엄마! 정말 잼있었어요.
    피자값 각오하라는 아들의 말도 너무 비장하네요...

    덕분에 하루 15분에 대한 생각을 한번 더 해보기로 했습니다. 전 너무 게을러요~ 반성...

    2009.03.17 17:53
  2.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글을 읽으니 저도 게임하고 싶은 의욕이 막 솟아나요!
    게임에 이기려고 형아도 공부하고, 승객님도 공부하고 얼마나 멋진 모습인가요!
    저도 엄마를 졸라 당장 게임하자고 해야겠어요.^^

    2009.03.20 16:47 신고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외로 이런 게임이 공부 의욕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저도 깨달았습니다. 공부한다는 부담감을 가지지 않고 놀이하듯 하는 공부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게임은 게임이므로 너무 과열하다보면 다시 또 하고 싶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지요.^^

      2009.03.20 16:54 신고

교육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즈음이면 초긴장 상태가 됩니다. 아이의 기초 실력이 길러지는 초등교육이 시작되다 보니 전보다 더 열성적으로 촉각을 세우고, 학습지며, 학원이며 아이 교육에 관한 정보를 찾아 다니게 됩니다.

 

물론 예전 보다 많은 교육정보들이 있고, 교육기관도 다양하고 많아 엄마들에게 선택의 폭은 넓어졌습니다. 이미 유치원 과정에서 선행을 마친 아이들과 엄마들은 더 나은 학습지, 학원이나 선생님을 찾아 실력을 향상시키려고 합니다. 그러나 세월이 아무리 첨단 기술에 의존해 무엇이든 편리하게 이용하고, 해낼 수 있는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인간이 가장 먼저 만나는 선생님은 엄마입니다.

 

세상의 훌륭한 사람들, 성공한 사람들의 어린 시절 교육에 가장 영향을 끼쳤던 사람은 엄마였다는 것을 우리는 많은 일화를 통해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엄마의 몫은 아이의 교육에 중요합니다. 그래서 아이의 초등 교육을 외부에 의존하는 것도 좋겠지만 엄마가 아이의 공부에 함께 하는 것이 가장 효과 높은 방법이라고 합니다. 물론 엄마의 교수법에 따라 다르겠지만 엄마와 아이가 신뢰를 바탕으로 교육하게 되면 아이의 자신감은 훨씬 높아진다고 합니다. 아이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인 가정에서 엄마로부터 칭찬과 격려를 받기 때문이기에 가정을 넘어선 세계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됩니다. 특별히 전문 교육학을 전공한 엄마가 아니라도 엄마가 아이를 믿어주고 관심을 가지고 교육한다면 아이는 자신의 세상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아이로 자라날 것입니다.

 

요즘에는 엄마들이 스스로 교육에 참여하려는 추세로 시중에는 다양한 엄마 코칭법에 관련한 서적이나 교육의 기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은 77명의 공부짱을 키우고 있는 보통 엄마들의 생생한 노하우가 담긴 초등교육 90%는 엄마 몫이다입니다. 이 책에는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발전시켜 나가는 엄마들의 관심과 애정어린 뒷받침들이 들어 있습니다. 책 읽기와 일기쓰기를 재미있고 유쾌하게 하는 요령, 자기 주도적인 학습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우등생이 되는 지름길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사소한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임을 터득하였습니다.

 

자신의 재능과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현명한 아이는 모든 엄마들의 소망일 것입니다. 유명 학원과 선생님께 의존하여 똑똑한 우등생을 유지시켜 주는 것도 엄마의 능력이겠지만 엄마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통해 보다 크게 세상을 바라보고 그 속에 자신의 해야 할 일을 찾아 낼 줄 아는 그 멋진 아이를 우리 아이로 만드는 멋진 코치로서의 엄마가 되어 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1. Favicon of https://danzi.tistory.com BlogIcon 용봉골샌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읽고 트랙백 하나 걸고 갑니다. 그냥가기 그래서 올블릿 클릭해 드렸어요 ^^

    2008.12.01 22: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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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란 없다. 9번 버스도 없다. 그러나 인간이 소중한 꿈을 열망하고 진지하게 실행해 나아갈 때, 우리는 파라다이스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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