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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추억'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10.21 추억을 만드는 선생님 (1)
  2. 2008.12.03 엄마 친구는 초등학교 4학년 (4)
  3. 2008.12.02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2)

중3이 되면서 아들은 그야말로 ‘학창시절의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그것도 담임선생님, 학급 친구들과 함께.

아들의 담임선생님께서는 한 달에 한 번씩 쉬는 토요일에 학급 이벤트를 마련하신다. 경복궁과 인사길 체험, 북한산 체험, 대학교 방문, 1박 2일의 야영체험 등. 아이들은 한 달에 두 번만 쉬는 금쪽(?)같은 휴일을 반납하는 억울함도 있겠지만 체험을 다녀온 아들은 항상 새로운 경험으로 들뜨곤 했다.
...
사실 선생님도 바쁘신 데 그런 시간을 마련하는 것에 대한 감사함보다는 중3들을 조금 번거롭게 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어쨌든 지난 중간 고사가 끝나는 날 아들은 친구들과 함께 천마산으로 1박 2일의 여행을 떠났다.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식사도 만들고, 또 밤을 새면서 자기들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일요일 늦은 오후에 돌아온 아들은 밤을 꼬박 지낸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의 시간을 보낸 것 같다고 여러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행복은 성적순이라는 암묵적인 지향점을 향해 우정보다는 경쟁에 더 익숙한 학교 생활이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주시는 선생님 덕분에 아들은 멋진 중학 시절의 추억을 갖게 된 것 같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1. Favicon of https://tood-re.tistory.com BlogIcon 먹튀 검증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갑니다

    2018.07.25 17:47 신고

간혹 아들과 좋은 글이 있는 블로그를 방문하곤 합니다. 아들과 자주 가는 블로그 중의 하나가 '상우일기' 입니다. 올 해 초 우연히 '뉴욕에서 의사하기'라는 고수민 선생님의 블로그에서 알게 된 초등학교 4학년생인 상우군의 일기 블로그입니다.

 

처음엔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아니, 무슨 초등학생이 왜 이렇게 글을 잘 쓰지?

아마도 엄마나 아빠가 써주는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떤 사람이 주목 받고 싶어서 초등학생으로 가장한 것 같기도 해?

라며 별별 의문의 꼬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방문하면서 진실로 4학년생만이 표현할 수 있는 순수함과 가장되지 않은 살아있는 감성을 그대로 느낍니다.

 

결코 어른들은 흉내 낼 수 없는 생생하고 재미난 다양한 표현들로 가득해 읽는 이들을 흐뭇하게 합니다. 자신이 달리기를 잘 못하는 것과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표현 속에서 자신을 부정하기 보다는 긍정적인 사고를 통해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야무진 다짐과 책읽기도 좋지만 노래와 그림, 춤추는 것에 저절로 흥겨움을 느끼고, 햇살의 따스함과 찬란함을 온 몸으로 체험하는 글을 통해 어느 틈엔가 불혹의 40대는 사라지고 호기심 많은 10대만이 살아있는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합니다.

 

그렇다 보니 자주 상우일기를 찾게 되고 댓글을 달아주고, 또 댓글에 답글이 달리면 좋아라하는 저를 보며 아들은 이상하다고 생각되었나 봅니다.

 

엄마, 상우 블로그에 너무 자주 가는 거 아니에요? 엄마는 어른인데 어른 블로그보다 상우블로그에 더 자주 가고, 다른 데서도 답글 달아주시는데 상우가 달아주면 왜 그렇게 좋아하세요?


, 상우일기 블로그에 가면 엄마가 기분이 참 좋아져. 그리고 상우는 엄마의 블로그 친구거든


? 아니 엄마. 상우는 초등학교 4학년인데 어떻게 엄마랑 친구해요?


. 친구란 꼭 같은 나이만 하는 게 아니야. 서로 말을 놓고 친한 사람만이 친구가 아니라 서로 믿어주고, 걱정해주고 마음속에 기억될 수 있다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단다.  엄마의 마음 속에는 상우가 기억되어 있고, 아마도 상우의 마음 속에도 엄마가 기억되어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거든. 물론 엄마가 어찌 보면 성철이보다 어린 상우에게는 엄마나 이모 같은 사람이겠지만 블로그를 통해 교류를 갖게 되니까 친구처럼 가까워진 거야. 성철이도 상우보다 형이지만 친구가 될 수 있고, 또 학원에 너를 데려다 주시는 운전기사 아저씨도 너와 친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해주시고 너가 늦으면 걱정도 해주시고성철이도 아저씨  좋아하잖아. 성철이와 아저씨가 서로 마음속에 기억하고 있다면 참 멋지고 행복한 일일 것 같아. 친구가 많으면 행복해지는 것처럼…”


저보다 어린 상우랑 친구한다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은 일이라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세상의 많은 사람들과 친구할 수 있다면 신날 거 같아요. 저도 좋은 친구를 많이 만들거에요!

 

아들에게 친구란 정의에 혼란을 주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아들도 나름대로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에 대해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세상은 뜻하지 않는 곳에서 깨달음을 얻기도 하지만 예기치 않은 수많은 사건들이 우리를 자주 당혹스럽게 합니다. 하지만 간간이 주어지는 짤막한 기쁨들은 더불어 살아갈 때, 그리고 친구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아들은 머지 않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아들과 저에게 친구의 정의를 새롭게 키워주고 잔잔한 대화를 선물해준 나의 초등학교 4학년 친구, 상우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1. Favicon of http://blog.daum.net/ligase BlogIcon Ring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친구를 두셨군요.
    두분의 우정^^이 영원하길 기원해 드리겠습니다.
    건강하세요.

    2008.12.03 12:14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신기하고도 놀라운 경험입니다. 블로그를 통해서 시간을 초월하여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제게도 행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08.12.03 20:58 신고
  2.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백을 보고 깜짝 놀라 들어왔어요. 뭐라 감사에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오히려, 승객1님이 제 블로그에 찾아와주시고 좋은 댓글도 많이 달아주셔서, 희망과 용기를 항상 선물 받은 느낌이었거든요.^^
    이렇게 좋은 글을 써주시니, 제가 쓰고 있는 글과 마음가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저를 친구로 삼아주신만큼 더 참되고 좋은 글을 쓰는 상우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2008.12.03 20:32 신고

사람의 인연이란 때로는 예상하지 못했던 선물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 그녀.

 

오늘은 그녀를 만났습니다. 그녀와의 만남은 항상 설렘입니다. 약속 장소에 가기 위해 횡단보도에 서있는 저를 보면서 그녀는 저만치에서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를 만나러 오듯 그녀 특유의 함박 웃음과 함께 쏜살같이 달려왔습니다.


엄마 만나러 온 유치원생같네!

그럼요. 언니를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너무 해요. 이렇게 오랜만에 얼굴 보여주다니!!

 

그녀를 만나게 된 것은 3년 전 어느 토론 모임에서였습니다. IT 관련된 모임이라 대부분 남성들 중심으로 모이는 것을 고려한 여성 쿼터제가 실시되었기에 간간이 보이는 여성들 중에서 그녀는 반짝이는 눈과 적극적임, 해박한 지식을 겸비한 멋진 여성으로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명함을 교환하면서 제게 선뜻 언니라고 호칭해서 의아했습니다. 이사님, 주간님 등의 직책에 대한 호칭으로 익숙한 제게는 어색하게 들렸습니다. 그러나 20분간 주어졌던 그녀의 또랑또랑한 발표와 다른 사람의 발표 주제에 대해 예리하게 질문하는 그녀에게 저는 매료되었습니다. 모임이 끝나고 2주일이 지나 그녀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전화를 했습니다. 같은 분야에서 일을 했기에 자연스러운 만남이 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그녀는 연배가 높고 그녀가 잘 알고 있는 회사에서 일하는 제가 보자고 해서 의문과 함께 긴장도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만남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았던 것처럼 너무도 익숙했고, 서로에게 끌렸습니다.

 

그녀는 저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이 노력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자신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사람, 더불어 사는 것의 중요함을 실천해 가는 사람,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 그리고 여행을 사랑하고 산을 경외할 줄 아는 사람, 유쾌하고 상쾌한 사람이 바로 그녀였습니다.

 

그런 그녀가 저를 온전히 믿어주는 것은 제게는 행운이자 자랑거리입니다. 우리는 많은 시간을 부대끼지는 않았지만 그녀도 저도 무엇인가 교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간혹 그녀가 보고 싶으면 전화를 겁니다. 그러면 그녀는 제 전화를 기다리고만 있던 사람처럼 그리움이 넘쳐나는 반가움을 전해줍니다. 그리고 밉지 않은 응석도 부립니다.

 

최근 몇 가지 일로 조금 어려운 시기를 지내고 있는 제게 그녀의 에너지가 필요했습니다. 문득 집으로 가는 전철역에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녀도 간절한 무엇을 가지고 있었던지 우리는 만나기로 했습니다.

 

오늘 그녀로 인해 행복한 몇 시간을 보냈고 그녀도 기쁜 시간을 가졌음을 압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서로를 향하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들 자신에게 향하는 것이었고, 그 속에서 각자의 무거움들을 털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정면에서 마주하는 부담스러움이 아닌 호들갑스럽지 않는 편안함으로 저를 바라봅니다. 그녀는 제게 마음 속 내밀한 곳에 꼭꼭 숨겨놓고 문득문득 꺼내고 싶은 재미난 추억과 같은 선물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후배에게서 편안함과 배움을 선물 받는 행복이 제게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그녀도 저로 인해 행복한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1. Favicon of http://me2day.net/calcutta BlogIcon Meryl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쥐구멍을 찾고 싶습니다..
    부족한 제게 언니는 늘 선물과 같은 분입니다.
    정말! 왜 인제 만났는지... 억울할 정도로 한눈에 반했거든요~
    언제나 가슴속의 정직함과 넉넉함으로 푸근하게 반겨주셔서 제게 이런 기막힌 행운이 올줄 몰랐습니다. 다음에도 담뿍~ 반가이 맞이해드리겠사오니~! 힘내세요.....

    2008.12.0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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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파라다이스란 없다. 9번 버스도 없다. 그러나 인간이 소중한 꿈을 열망하고 진지하게 실행해 나아갈 때, 우리는 파라다이스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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