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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카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0.04 캐나다에서 배운 고스톱
  2. 2008.05.15 ‘스승의 날’을 위한 최고의 선물 (2)

아들은 지난 여름방학 동안 예전에 영어 공부를 가르쳐주셨던 캐나다 선생님께 다녀왔습니다. 함께 배웠던 친구들 몇 명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캐나다 여행은 선생님도 뵙고, 또 선생님께 영어도 배우고, 선생님과 절친한 이웃들과 홈스테이를 하면서 캐나다 생활을 체험할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아들은 처음 영어를 배웠던 선생님이라 기억도 많이 나고 보고 싶다며, 1학기 내내 저를 졸랐습니다. 여타의 단기 어학 연수와는 다르게 영어를 공부하러 간다는 목적보다는 그리운 선생님을 다시 뵙고, 여행을 통해 친구들과 우정도 다지고, 선생님의 이웃과 함께 외국의 새로운 문화 체험을 통해 아들의 시야가 넓어질 거라는 생각에 1달의 체험학습을 보냈습니다.


아들이 홈스테이를 했던 곳은 학교 교장 선생님 댁이었습니다
. 이미 대학교에 간 큰 아이들도 있고, 또한 아들 또래의 사내 아이도 있는 전형적인 캐나다의 화목한 가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처음에 아들은 장 시간 여행에 긴장도 되고, 그 곳의 일교차가 심해서 감기에 걸리기도 했고, 홈스테이를 함께 한 친구와 약간의 마찰도 있어서 며칠간 고생을 했습니다.

 

장기간 여행에서 공동 생활을 할 경우 생활습관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지내기 때문에 마찰이 생기게 마련인데 아들 또한 친구들과 처음엔 불편함을 서로 드러냈던 모양입니다. 아들의 첫 전화에서는 감기로 인한 피곤함과 친구들과 사이가 좋지 못함을 호소했습니다. 많이 안타까웠지만 친구들이 미워서 그런 것이 아니라 서로 생활이 맞지 않는 것이고, 여행에서는 집에서와는 다르므로 조금씩 양보하게 되면 불편함이 없어지므로, 아들에게 먼저 다가가라고 격려해주었습니다. 잘 지낼 거라 생각했는데 걱정스러운 전화가 오니 저도 며칠간 좌불안석이었습니다.

 

4일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아들에게서 사뭇 밝은 목소리의 전화가 왔습니다. 건강이 좋아져서인지 잘 지내고 있고 재미있다며, 처음 전화에서 엄마를 걱정시켜드려 죄송하다는 의젓한 사과도 했습니다. 4일간의 걱정이 가시며 안도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아들은 의외의 말을 덧붙였습니다.

 

엄마, 나 고스톱 쳐도 되요?

고스톱? 그게 무슨 말이야? 캐나다에 화투가 있어?

친구가 가져왔는데요. 다른 애들은 다 아는데 저만 몰라요. 친구가 저에게 알려준대요.

고스톱은 일종의 도박이라서 조금 걱정이 되는 구나

걱정하지 마세요. 내기 같은 것은 안 할거에요. 그리고 친구들은 아는데 저만 모르니까 미안하고, 친구들과도 더 친해지고 싶어요.

그래 그럼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렴. 너무 오랜 시간 하지 않도록 주의 하고~

 

선생님께서도 아이들을 보낼 때 디지털기기를 일체 보내지 말라고 당부하셔서 게임기며, 하다 못해 전자사전도 보내지 않았는데 기발한 아이가 화투와 카드를 가지고 갔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캐나다 사람들은 대체로 8면 모두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아이들은 시차 적응도 잘 안되고, 한국에서는 11시경에나 잠들었기에 8시 이후 잠 못드는 시간에 뭔가 게임의 도구가 필요했을 법합니다.

 

집에서는 명절에 손님들이 많이 모여도 고스톱이나 카드를 한 적이 없어서 아들은 고스톱을 전혀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리 권할 만한 놀이가 아니었기에 저도 아들에게는 가까이 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그 금기의 놀이가 어쩌면 아들의 향수병을 해결하고, 친구와의 우정을 돈독히 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무엇인가 제지를 당하면 반대의 성향을 띠게 마련이므로 하지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게 마련입니다. 사실 아들에게 선뜻 허락을 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혹시나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 아들에게서는 친구들로 인한 갈등 같은 문제는 거의 없었습니다
. 고스톱이 새로운 우정의 끈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홈스테이 생활도 적극적으로 해서 홈스테이 가족의 학교에 가서 청소도 하고, 홈스테이 맘의 컴퓨터 문서일도, 가정 일도 열심히 도와주고, 모든 지시사항을 대표로 홈스테이 맘에게 전달받아 친구들에게 잘 전달해주어 칭찬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모든 변화가 고스톱으로 인한 것만은 아니겠지만 무엇보다 함께 생활하는 친구들과 잘지내게 되었다는 것은 제겐 가장 안심이 되는 소식이었습니다.

 

한 달의 긴(?) 시간이 지나고 아들은 건강하게 돌아왔습니다. 그간 고생을 한 약간의 흔적이 있는 듯 얼굴은 검어지고, 좀더 말라보였습니다. 그러나 얼굴 표정은 훨씬 어른스러워졌습니다. 캐나다에서 있었던 일을 한 시간 정도 쉼 없이 이야기 한 아들은 고스톱 덕분에 친구들과 친해진 이야기도 덧붙입니다. 어쨌든 고스톱이 아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자 관계를 개선시키는 도구였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아들이 집에 들어서자 마자 던지는 첫 마디에 모든 가족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엄마, 우리 고스톱 한 판 칠까?

 

멀리 캐나다에서 겪은 가장 값진(?) 체험이 이거였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어쩌면 고스톱이 아들과 저, 그리고 우리 가족 사이를 새롭게 연결해 가는 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저 놀이로만, 분위기 개선의 도구로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고도의 방법도 연구를 해봐야 한다는 걱정도 함께


어제 아들은 저녁을 일찍 먹더니 책상에 앉아서 열심히 낑낑거리며 무엇을 쓰고 있었습니다. 살펴보니 선생님께 드릴 편지였습니다. 스승의 날이 바로 오늘 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매년 학년 초가 되거나 혹은 5 15일 스승의 날이 되면 부모들은 은근한 긴장감이 생깁니다. 자녀의 교육을 맡긴 입장이다 보니 저마다 혹시라도 우리 아이가 조금이라도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다른 부모들의 눈치도 살피고, 주변에 은근 슬쩍 물어보기도 합니다. 14일이면 스승의 날 특선 코너가 꽃집과 백화점에 마련되어 붐비곤 합니다.

 

저도 그런 부모 중의 한 사람이었기에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주변 학부모들의 이런 조언을 받고 백화점 상품권을 준비해서 책 속에 카드와 함께 포장해서 선생님께 선물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상품권은 선생님께서 직접 쓰신 편지와 함께 아들에게 다시 보내져 왔습니다.

 

어머님, 저를 생각해서 좋은 선물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부모님들께 부담을 드리는 교사가 아니라 아이들 각자의 개성을 그대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상품권을 돌려드리게 되어 공연히 어머님께서도 불편한 마음을 드리게 되는 것을 알지만 보내주신 선물에 담긴 어머님의 마음은 그대로 받겠습니다. 어머님께서 제게 보내주시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교사가 되겠습니다. 다만 제가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은 감사한 마음으로 받고, 그 감동을 아이들에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지켜봐 주십시오.”

 

그 편지를 받는 순간 참으로 죄송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아들의 교육을 맡고 계신 선생님께 마음을 드리기 보다는 금전의 힘을 빌어 그 감사한 사명감을 오히려 오염을 시켰다는 죄책감까지 생겼습니다. 선생님께 진정으로 필요한 선물은 부모들의 믿음이었던 것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스승의 날이 될 무렵에는 아들과 함께 카드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카드를 만들면서 선생님에 대한 아들의 생각을 나눌 수 있었고, 부모이지만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아들에게 알려주어 아들도 함께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을 더 많이 갖게 되는 시간들 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올 해는 어쩐 일인지 아들은 함께 카드를 만들기 보다는 혼자서 선생님께 편지를 쓰겠다고 하며, 제게는 따로 감사의 편지를 쓰라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선생님 외에도 5학년 때의 선생님께도 편지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그 선생님께서도 현재 학교에 계시기 때문이지요. 아들이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믿음이 해가 바뀌면서 더 견고해진 것 같아 대견합니다.

 

최근에는 스승의 날이 선생님들께는 오히려 부담스러운 날이라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스승의 날이면 어김없이 쏟아지는 관심과 질타로 오히려 선생님들은 위축된다고 합니다.

 

물론 사회에는 교육적 사명감과는 동떨어진 몇 몇의 교사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사명감으로 오늘도 교단에서 아이들의 눈망울을 빛내고 계십니다. 교권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이 시대에 우리 인생의 주요한 정신적 지주가 되시는 선생님께 최고의 선물 믿음으로 모든 선생님을 기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항상 자랑스럽고 보람에 가득한 선생님의 가르침 속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BlogIcon 호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고보니.. 승객님.. 제가요...............................................................
    왕팬(?) 아드님의 이름을 몰라요(--^) 왕팬이라고 우겨봄! ㅋㅋㅋㅋㅋㅋㅋㅋ

    살짝 귀뜸좀 해주세요.. 아드님 이름^^
    편지 내용도 살짝 궁금한데요.. 히히히^^

    두모자.. 신나는 휴일보내세욘~~~!

    2008.05.18 03:33 신고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성철이랍니다. 어제는 삼겹살과 김치찌개 파티를 했는데 엄마 솜씨가 아닌 재료 덕분이라고 타박합니다. 호박님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고 합니다....ㅠ.ㅠ

      2008.05.18 17: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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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파라다이스란 없다. 9번 버스도 없다. 그러나 인간이 소중한 꿈을 열망하고 진지하게 실행해 나아갈 때, 우리는 파라다이스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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