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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프리랜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7.23 돈보다 시간을 주세요 (10)
  2. 2008.02.13 꿈을 접다 (4)

계속된 경기 침체의 여파로 새로운 꿈과 도전으로 시작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오랜사회 생활에서 처음 경험하는 실패라는 생각에서 얼마간 침울해 있었습니다. 엄마의 의기소침함을 느꼈던지 아들도 내심 걱정하는 눈치였습니다. 그간 아들은 작은 벤처이긴 했지만 대표였던 엄마를 은근히 자랑했기에 더 걱정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들의 각 과목의 기말평가와 성취도 평가 시험이 있었기에 마냥 침울해할 수도 없었습니다. 마음의 우울함을 떨쳐버리고자 아들의 공부를 돕고 집안일에 매진했습니다.

 

그간 아들은 학교에서 오면 태권도와 영어, 수학 학원을 시간에 맞춰 다니긴 했지만 밖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일일이 학습과정을 신경 써주지 못했습니다. 다만 학교에서 보는 단원 평가 시험이나 학원에서의 월말평가의 결과로 수업 태도를 짐작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게임이니 MP3, 게임기 등의 각종 디지털 기기들의 유혹이 주변에 널려 있기에 열 세살 아이에게 자기 관리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들도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다 간혹 학원 시간을 놓치곤 했고 숙제를 깜박 잊곤 해서 학원에서 남아 보충을 했던 것을 할머니의 고백을 통해 들었습니다. 사실 그간 아들은 할머니에게 자신의 비밀을 지켜달라고 애원을 했었고, 학원으로 전화해 가끔 늦어지는 이유를 물어보지 않은 이상 아들의 비밀은 묻혀져 있었습니다.

 

집에 머물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매일 새로운 식사와 간식을 만들어 주자 아이는 식욕이 향상되었고 키도 부쩍 커졌습니다. 자투리 시간에도 TV나 컴퓨터에 매달리지 않고, 충분히 쉬거나 책을 보도록  했더니 자신이 놓쳤던 공부며 숙제를 스스로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대신 주말에는 3시간 정도 컴퓨터나 게임기 혹은 mp3 등 디지털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친구들과 밖에서 놀 수 있는 시간을 주어 주말의 해방감을 맛보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성취도 평가가 있기 전 3주일 부터는 매일 시간표를 짜서 무리하지 않게 공부를 조금씩이라도 할 수 있도록 했고, 주말에 공부하는 시간을 조금 더 늘렸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매일 공부만 한다고 화를 냈지만 무리하지 않게 시작하니까 조금씩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공부할 때 오답의 경우는 함께 답과 이유를 찾아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열심히 노력한 아들은 3과목 100점과 1과목에서 2개 틀리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좋은 점수를 받게 되어 아들은 한껏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감이 생겼고 엄마 덕분이라고 공을 엄마에게 돌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아들과의 행복한 시간이 두 달 지날 즈음 잘 아는 선배로부터 함께 일을 해보자는 제의가 왔습니다. 전에 일했던 분야보다 생명력이 길고, 그리고 또 관심 있었던 교육 분야의 일이라 새로운 도전이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선배를 만나 해야 할 일들을 들었습니다. 참 재미있는 분야이고 비전이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염려스러웠던 것은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고민하다가 아들에게 말을 했습니다.

 

엄마가 하고 싶은 일이 생겼어. 그런데 일해야 하는 시간이 많아서 전에 다니던 회사보다 일찍 오지 못할 거 같아. 그래서 성철이가 이젠 알아서 공부해야 할 거 같아. 그런데 사실 엄마는 걱정이 된단다. 너는 엄마가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 엄마, 제게 생각할 시간을 하루만 주세요.

 

다음날 아들이 말을 꺼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엄마가 일을 다시 시작하면 우리 집에는 돈이 많이 생기겠지요? 그런데 저는 엄마가 일찍 들어오는 회사에 나가셨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프리랜서로 일하시면 안 되요? 돈은 조금만 벌어도 괜찮아요. 엄마랑 함께 공부하고 싶어요. 아직 저는 혼자서 공부하는데 자신이 없어요. 혼자 있으면 컴퓨터도 하고 싶고 만화도 보고 싶고.. 중학생이 될 때까지 엄마랑 함께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익히고 싶어요. 엄마, 돈보다 시간을 주시면 안 되요?

 

전에는 엄마가 회사를 나가는 것이 더 좋고 돈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고 했던 아들에게서 다른 말을 들으니 의외였습니다. 아직도 아들은 갖고 싶은 디지털기기가 많고, 사고 싶은 것들이 많고, 엄마의 잔소리에서 해방되고 싶었음에도 이제는 당장의 즐거움보다는 미래를 위해 자신이 무엇을 참아내고 준비해야 할 것은 깨우친 모양입니다.

 

다음날 선배를 만나서 아들의 이야기를 하고 정중히 사과를 했습니다. 아들의 바램이 어쩌면 행운을 가져다 주었을까요? 선배는 아들의 이야기를 공감하면서 회사에서 함께 일하지 않더라도 프리랜서로 일하기를 권유했고,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더 다양한 일에 참여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조금씩 성장해가며 자신의 가치를 알아가는 아들을 통해서 남보다 많은 재산이나 높은 명예보다는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갈 아이에게 바른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돈보다는 애정 어린 관심과 사랑이 아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자 교육이었던 것입니다. 좌절의 순간이나 탐욕의 길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아들은 제겐 희망이자 축복입니다.

 

아들아, 고맙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사랑한다

  1.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BlogIcon 호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잠시 잠수타셨던 기간동안 이런일이 있었군요~ 궁금했었습니다. 한동안 안보이셔서 말이죠!
    글쳐.. 철이 말마따나 아이에겐 돈보다 시간이겠죠~ 엄마와의 시간^^
    글타고 또 돈을 안벌수는 없고(ㅜㅜ)

    미친듯이 내리던 비가 그쳤어여~ 하늘은 곧 맑~~~~간 얼굴을 내밀겠죠~
    울 승객님 가정도(맘도/울 철이도) 곧 맑~~~~간 하늘빛이 되리라 믿슘다^^
    화이팅요~☆ 잇힝.. (컴블.. 완전 추카.. ^^;)

    2008.07.27 11:16 신고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 역시 호박님이 버선발로 맞아 주시니 기운이 쌩쌩 납니다! 자랑스러운 아들을 만들려면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어야겠지요~ 욜심히~ 노력하겠슴돠~ 항상 감사해요!

      2008.07.30 11:44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08.07.28 03:28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고 죄송.. 뭐가 불편한게 아니라요..제가 사용법을 잘 몰라서 그런거 같습니다. 저도 온라인에 촛불도 팍팍 커고,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치고 싶은데 제대로 방법을 모르는거 같아요. 알려주삼~^^

      2008.07.28 13:25 신고
  3. Favicon of https://janghp.tistory.com BlogIcon 지킬박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견스러운 아이로군요.

    2008.07.30 09:33 신고
  4. Favicon of http://basilica.co.kr BlogIcon 바실리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녀갑니다.
    몇번 왔었는데 오늘에서야 블로그 주인이 누구인지 알았네요..^^
    반갑습니다. 종종 들리지요...

    2008.08.06 00:36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링크나우에서 초대도 해주시고요..^^ 늘 좋은 정보 그리고 말씀 감사하게 접하고 있습니다.

      2008.08.08 01:49
  5. Favicon of http://me2day.net/calcutta BlogIcon Meryl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뵙고 싶어요~ 엄마와 사회인으로서의 역할을 함께 하는 것은 정말 힘든거 같아요.
    그래도 언니~ 힘내세요! 아시죠? 자유를 선택하면~ 또다른 즐거움이 생기거든요^^
    언니의 선택을 존중하지만~ 아쉽습니다.
    못난 후배를 키워주셔야 하는 사명감은 그래도 계속 되어야 합니다~~~

    2008.09.20 21:22
    •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정말 오랫만이네. 여전히 활기찬 모습이 너무 좋으네. 멋진 계절인데.. 후배님께서도 멋진 계절을 이미 계획하셨겠지? 얼굴 도장찍고... 와인도 해야 하는데...^^

      2008.09.21 17:02

대학을 졸업하면서 시작한 나는 사회생활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어도 지속을 해왔기에 휴직이나 중단이란 생각하지도, 할 수도 없었던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야말로 잘나가는 15년 차에 있던 순간에 그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다.

 

아들이 7살이 되던 해에 유치원에서 재롱잔치가 있었다. 나는 새 학년이 되고 유치원에서는 최고 학년인 아들이 밖에서는 어떻게 생활하는지 보고 싶어 기쁜 마음으로 참석했다. 아들은 집에서는 얌전하고 착한 편으로 어렸을 적에 남의 집에 갔을 때도 집에 와야 할 시간이면 그 집의 텔레비전까지 끄고 오는 꼼꼼한 아이였다. 모든 부모는 고슴도치이듯 나 또한 아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에 아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기대하고 행사장을 들어섰다.

 

그러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아들은 가장 먼저 발표를 했는데 비교적 또박또박 잘해 박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발표가 끝나고 다른 친구들이 발표할 때는 옆의 친구들과 장난도 치고, 떠들고,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함께 참석한 엄마들이 처음 발표할 때는 어머, 참 똑똑하다고 칭찬했지만 곧 저 애는 뉘 집 아들이야?” “어휴 정신 없어..”, “저 애 엄마 너무 힘들겠다라고 수근수근 거리는 것이었다.

 

엄마들의 비난 섞인 수근거림 속에서 장난꾸러기 아들에 대한 부끄러움 보다 내가 그 때까지 아이를 잘 몰랐다는 것에 부끄럽고, 아들을 향한 미안한 마음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행사가 끝나고 선생님을 뵙고 아이의 생활태도에 들었다.

 

성철이는 책을 많이 읽어서 발표도 잘하고 이야기도 잘하는 편인데 좀 산만한 것 같아요. 그리고 고집도 세고요, 대체로 엄마가 일하시는 아이들이 좀 그런 편이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돌아오는 내내 아이를 꼼꼼하게 살피는 것보다는 회사 일에 더 우선 순위를 두었던 나를 반성했다. 아이는 유치원에 다녀오면 할머니와 함께 하지만 분명 할머니께 떼를 써서 텔레비전도 보고, 컴퓨터도 했을 것이며, 책을 볼 때는 분명 텔레비전 앞에서 보았기에 집중력을 습관들일 틈이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제대로 지적 받거나 교정받지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출장으로 인해 일주일 이상 비웠을 경우엔 더욱 더 심했을 테고..

 

그 전까지 외부의 일에 나 자신의 위치를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었고 아직 학교를 가지 않는 아이인지라 그다지 아이의 감성에 대해서 집중하지는 않았다. 그냥 별 탈없이 잘 지내는 아이로 믿었다. 아이에게 지식을 넣어주는 엄마였을지는 몰라도 가슴을 온전하기 주지 못한 엄마였다.

 

행사 후 2주일간 나는 진정한 엄마의 역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 가족들과 의논을 거쳐 진심으로 아들과 교류하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결심하였다. 지금까지 쌓아온 꿈을 접는 것이라고 하는 회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3개월 후 사직서를 과감히 제출하였다.

 

그 뒤 2년간 나는 아들에겐 밀착형 엄마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지인들의 도움으로 집에서 일을 해가면서 좀 자유로운 프리랜서 엄마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나는 아이의 생각을 함께 나누려고 했고, 공부도 함께 하고, 도서관도 함께 가고, 여행도 가면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과 추억을 만들려고 애썼다. 아이도 처음에 엄마가 매일 회사 가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돌아오면 반겨주는 엄마가 있어서인지 차츰 안정감을 찾아갔다. 학교에 입학해서도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친구들도 잘 사귀고, 자신의 생각보다는 남을 고려하는 태도를 가지게 되었다. 2년은 나와 아들을 변화시킨 가장 소중하고 귀한 시기였다. 비록 당시에는 나의 꿈을 접어야 했던 고통스러운 결단이 있었음에도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자랑스러운 결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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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feeling-diary.tistory.com BlogIcon 비트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식을 생각하는 훌륭한 부모의 마음이 느껴지는군요. 비록 꿈에는 한걸음 멀어졌지만 그 보다 아드님의 올바른 인성의 토대가 되는 아주 훌륭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멋진 어머니십니다.+_+b

    2008.02.14 16:53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대부분 어머님들은 모두 같은 마음일 겁니다. 자식이 자신보다 더 낫기를 바라는 마음.그래서 자꾸 채워주고 싶은 마음, 그게 마음처럼 쉽게 현실화되지 못할지언정 그렇게 마음을 갖게되는 것 같습니다.

      2008.02.15 01:45 신고
  2. 엄마~ㅜ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쓴분의 따뜻한 마음이 여기까지 전해져 참 훈훈합니다!!
    저희 어머니도 직장을 다니시면서 워킹맘(?)을 하셨는데요
    솔직히 어렸을때는 학교나 저한테 많은 신경을 못써주는데 서운하기도
    했는데 점차 자라면서 느끼는건데 어머니가 너무너무 존경스럽습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당당하게 인정받으면서 가정에서는 너무나도
    현명하고 따뜻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무한한 존경을 느낍니다
    글을 읽다보니 느끼는점이 있어서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2008.02.14 17:46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부족하기만 워킹맘입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저자신과 아이에게 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08.02.15 01: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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