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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행 9번버스

'하느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1.13 천재를 싫어하는 이유 (2)
  2. 2008.10.20 언니, 다시 일어서요 (2)

TV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가 남긴 강마에 증후군은 아들에게도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배우 김명민이 너무도 잘 소화해낸 마에스트로 강건우의 독특한 캐릭터와 그의 행동을 흉내내기도 하면서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웃음을 주곤 합니다.

 

그리고 클래식에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아들은 베토벤 바이러스를 통해 익숙한 테마음악이나 혹은 드라마 속의 음악들에 관심을 가지고 MP3에 다운로드하여 듣기도 하고, 모짜르트니 드보르작이니 차이코프스키니 다른 클래식 음악가들과 음악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는 등 태왕사신기 이후 아들에게 가장 영향을 미친 드라마였습니다.

 

열심히 강마에 특유의 목소리를 흉내내고 좋아라 하던 아들이 묻습니다.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강마에도 천재가 아니었나요?

글쎄,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서 강마에는 훌륭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어쩌면 천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왜 강마에는 천재들을 싫어했을까요?

천재들을 싫어했다기 보다는 사람들이 천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천재는 쉽게 만나기도 어렵고 찾기도 어렵지. 그래서 천재가 나타났다 하면 다른 사람들이 오랜 시간 노력해서 얻어낸 실력과 결과보다는 짧은 시간에 이루어낸 천재성을 인정해주곤 하잖아. 아마도 강마에는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이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천재를 싫어했던 것 같아. 자신이 천재로 평가받는 것도 싫어했을 것 같고.


그럼 천재와 노력하는 사람들이 경쟁하면 누가 이길까요?

글쎄, 그건 확실하게 알 수는 없을 것 같아. 천재라 해도 노력하지 않으면 그 천재성이 사라진다고 생각해. 반면에 노력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부족한 것들을 잘 알고 있고, 더 잘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지. 그래서 길게 보면 결국에는 노력파가 천재를 이길 확률이 높지 않을까? 그런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제 생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천재를 이기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아인쉬타인 같은 경우는 누구도 생각지 못한 것을 연구해냈고, 위대한 음악가나 과학자, 화가들도 보면 대부분 천재였잖아요. 천재는 조금만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것들을 알아내잖아요. 그리고 유근이를 봐도 대단하구요.

물론 위대한 사람들 몇 몇은 천재였지. 그런데 천재라 해도 자신의 분야에서 더 많은 것들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그 천재성이 빛나는 게 아닐까. 물론 유근이도 정말 대단한 아이지. 그런데 우리가 좀더 생각해볼게 있는 거 같구나. 천재가 어떤 일을 해내게 되면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그런데 천재가 아님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희망을 주는 사람도 많아. 예를 들어 헬렌 켈러의 경우는 눈도 귀도 안보이는 장애인으로 어찌보면 존재감없이 죽어가는 사람이었을 텐데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고 세계의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주었잖아. 그외에도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든가, 네 손가락으로 멋지게 피아노를 연주하는 희야, 그리고 70세의 나이에 대학에 입학하신 어떤 할머니의 이야기는 천재의 이야기보다 더 감동적이잖아. 그것은 평범한 사람, 아니 그보다 더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노력을 통해서 남들이 못하는 것을 이루내었다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주기 때문이지.


그럼 엄마는 천재보다 노력파가 낫다고 생각하세요?

음 굳이 따지자면 엄마는 노력하는 사람이 더 위대한 것 같아. 천재는 이미 정해진 운명을 타고 났다면 노력파는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졌으니까.


사실 전 제가 천재였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저도 제 자신의 한계를 넘게 되면 천재 같은 기분이 들 것 같아요

물론이지. 사람의 능력은 무한하고 하느님은 자신의 모습으로 인간을 창조하셨으니 인간의 내면 속에 어쩌면 신처럼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그 무엇이 존재할 것 같구나. 그걸 찾아보면 넌 진짜 천재가 될 거야!

 

사람들에게서 주목 받는 것을 좋아하는 아들이기에 어쩌면 독특한 캐릭터의 강마에에 끌렸고, 그런 그가 위대한 천재들을 싫어하는 것에 의문을 가졌나 봅니다. 아직까지 자신에 대해 자신감이 너무도 충만한 아들에게 간혹 현실을 직시하라고 조언을 주기는 하지만 저의 뾰족한 언어들이 어쩌면 아들의 무한한 가능성과 상상력을 꺾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습니다.
  1. Favicon of http://blog.daum.net/ligase BlogIcon ring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드님이 참 행복하실 듯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스승님을 바로 옆에 두고 있군요.
    두분 모두 행복하시길 기원해 드리겠습니다.

    2009.01.20 03:25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현명한 어머니가 백명의 스승과 필적한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그러려면 아직 너무너무 멀었습니다. 다만 노력하려는데 저의 노력과 아들의 기대치가 같은 높이에 있는 것 같지 않아서 고민도 많습니다.

      2009.01.21 01:11 신고

언니, 미안해요,

지난 번 치료가 잘 끝나서 또다시 언니에게 다시 아픔이 찾아올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그렇게 언니에게 무심해서 정말 미안해요.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우리 가족 모두가 큰 충격과 슬픔에 쌓였던 시간이 어느새 10년이 지나서 우리에게 다시 또 슬픔은 찾아오지 않을 거라 믿었어요.

 

그런데 지난 해 언니의 갑작스러운 입원과 수술은 우리 가족에게 다시 찾아온 큰 슬픔이었어요. 다행히도 언니는 수술을 잘 견디어 냈고, 결과도 좋았고, 그래서 온 가족 여행도 함께 갈 수 있었어요. 그렇게 한 동안 우리는 행복한 가족들이었어요.

 

그리고 지리적으로 떨어진 언니였기에 건강이 회복되고 나서는 서로의 일상으로 바빴고, 그저 건강을 되찾아가는 거라고만 믿었어요.

 

가끔은 다른 언니들과 성격이 다른 언니를 두고 흉도 보고, 매사에 절약하고 아끼는 언니에게 왜 그리 궁상스럽게 사냐고 거침없이 핀잔을 뱉었던 나쁜 동생이었어요. 그래도 막내라고 그냥 웃어 넘겼던 언니였지요.

 

그런데 다시 재발이 되다니 믿어지지 않아요. 이겨내기 위해서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운동했고, 기도와 봉사도 게을리하지 않았고, 누구보다 많은 것을 나누려고 했고, 건강한 사고를 가졌고, 우리 형제 중에 가장 착한 심성을 가진 언니에게 왜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났는지

 

언니가 괜찮다고 했을 때 정말 괜찮은지 더 살폈어야 했는데.. 그냥 넘긴 무심한 동생이었어요. 우겨서라도 더 맛있는 것과 더 좋고 예쁜 것을 권하고, 제가 가진 것들을 기꺼이 언니와 나누었어야 하는데 너무 이기적이고, 냉정한 동생이었어요.

 

언니,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언니가 다시 아프니까, 언니에게 못한 일만 떠올라서 자꾸 눈물이 나요. 아플 때 잘하는 것보다 건강할 때 더 감사하고 잘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면서 가슴으로는 못했어요. 그렇게 못난 동생이기만 해서 정말 미안해요.

 

언니, 절대로 절망하지 말아요.

언제나 언니는 강한 사람이었고, 선한 사람이었고, 바른 사람이었어요. 그건 하느님께서도 잘 아실 거에요. 그래서 언제나 언니를 지켜주실 거에요. 어쩌면 우리 가족 모두에게 다시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기회일거라 생각이 들어요.

 

언니, 그러니까 힘내요. 절대로 언니를 포기하지 말아요. 언니 같은 선한 사람은 아직 세상에서 더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주어야 해요. 절대 절망할 단계가 아니라고 한 의사선생님 말씀처럼 언니의 의지가 제일 중요해요. 어렸을 적부터 보아온 언니는 성실함과 바름의 상징이었어요. 그래서 그런 언니가 부러워서, 그렇지 못한 제 자신이 부끄러워서 언니에게 심술을 부렸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항상 제 마음 속에서는 언니의 그 강직함이 좋았어요.

 

언니, 언니답게 다시 용기 있게 일어나서 그 강함을 다시 보여주세요. 매일 아침 가장 따뜻하고 맛있는 식사를 주었던 두 아들과 언제나 언니가 100% 지지를 보냈던 형부, 누구보다 언니와 잘 통했던 엄마, 그리고 우리 네 자매가 모이면 세상의 어떤 가족이 부럽지 않았던 언니들과 저는 언니가 반드시 해낼 거라 믿어요.

 

노란 들국화 향기속에 하얀 얼굴로 수줍게 웃던 언니의 오랜 전 모습이 떠올라요. 이 가을이 지나면 그 해맑은 미소를 언니가 되찾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시 가족 여행을 떠나서 더 많은 시간을 언니와 대화하고, 언니 손을 잡고 매년 들국화 길을 걸어봤으면 좋겠어요. 그런 행복함을 언니는 제게, 그리고 가족 모두에게 선물해 줄거라 믿어요. 우리 가족 모두는 언니를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하고 기도합니다.

 

언니, 용기를 가지고 다시 꼭 일어서요.

사랑해요. 언니.

 

 

                언니의 건강 회복을 간절하게 기도하는 못난 동생이

 


  1.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승객1님,
    처음에는 승객1님 이야기인줄 알고 가슴이 철렁했어요.
    승객1님의 언니께서 빨리 회복하시기를 저도 마음을 담아 기도할께요!
    힘내세요!

    2008.11.17 20:12 신고
    • Favicon of https://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마워요. 언니도 많이 힘을 내고 있답니다. 다행히도 치료를 받는 결과가 좋아지고 있어서 가족 모두들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우님의 따스한 마음에 감사해요.

      2008.11.18 02: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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